“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Jeuveau))와 기존 (엘러간의) 보톡스 경쟁자와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미국의) 의사들은 무작위 직접 비교임상(head to head) 데이터로 보톡스와 유사한 효능을 가지면서 더 낮은 가격을 가진 제품을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에볼루스(Evolus)는 제품을 런칭하기 전에 무작위 직접 비교임상 데이터를 내 놓을 것이다. 주보는 (엘러간의) 보톡스와 동일한 분자 무게를 가지고 있고, 이것은 (엘러간의 보톡스가) 더 새로운 대체물을 만들 수 있을 것임을 의미한다.”

미국의 의약전문지 피어스파마(FiercePharma)는 4일(현지시각 기준) ‘에볼루스의 보톡스 경쟁자는 여기에 있다. 앨러간의 판매는 떨어질 것인가?( Evolus' Botox competitor is here. Will it dent Allergan's sales?)라는 기사를 통해 이런 분석을 내놓았다. 기사는 지난 1일 미국에서 나보타 승인으로 엘러간의 주요 보톡스 제품 군의 매출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BC 캐피탈마켓의 랜달 스타니키(Randall Stanicky) 애널리스트는 두 차례의 설문조사를 통해 “주보를 받아들일 만한 큰 잠재력을 봤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그는 "첫 번째 설문조사에서 피부과의사와 성형외과 의사 43%가 자신의 환자에게 새로운 것(주보)을 투약(전환)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43%'라는 숫자는 지나치게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하고, “두 번째 조사에서 약 28%가 가격 할인을 기대하고 있고, 설문조사에 응한 절반은 대부분 현재의 제품을 유지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했다.

정리하면, 구체적인 수치는 차치하고 미국 시장에서 대웅제약의 나보타는 이미 엘러간 보톡스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영증권에서 내놓은 산업 보고서 ‘보툴리눔 톡신 산업’에 의하면 전 세계 보툴리눔톡신 제제 시장 규모는 약 3조원이다. 이중 미국 시장이 1조 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엘러간(Allergan)은 1989년 미국 FDA에서 보톡스를 허가 받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전 세계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해 사실상 독점 구조를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그동안 축적된 임상데이터가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는데 역할을 했다.

실제 보톡스는 20년에 걸쳐 70여개국에서 700만회 이상 시술되는 등 독보적인 시술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엘러간은 이를 토대로 의료진이 각종 사용 지침을 만들도록 전문지식과 노하우를 제공해 왔다. 또 엘러간은 의료 커뮤니티와 핵심 오피니언 리더를 중심으로 보톡스 시술에 대한 의학적 전문성을 만들어 미국에서 각 분야 보톡스 기술 권위자 풀(pool)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독점 구조가 깨질 날도 멀지 않은 듯 하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 기술이 상향 평준화 된 게 한 몫했다. 보툴리눔 톡신 제조 방법은 이미 1970년대 논문을 통해 공개됐다. 이런 흐름에 따라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의 제조 공정이 엘러간의 보툴리눔 톡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게 이번 나보타 FDA 승인을 통해서도 입증됐다.

엘러간 측 역시 위기를 감지하고 있는 분위기다. 앨러간의 브렌트 선더스(Brent Saunders)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분기 엘러간 컨퍼런스 콜에서 “(보톡스) 브랜드는 수년간 할인 제품과 경쟁해 왔지만 매우 잘 해 왔다며”고 언급하며, 경쟁 제품을 의식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랜달 스타니키(Randall Stanicky) 애널리스트는 “앨러간의 수석 의료 책임자, 수석 마케팅 책임자가 모두 시장(market)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에볼루스의 승인(주노)이 엘러간의 2019년 매출 가이드라인에 대해 최근 제공된 경영지도(management guidance)와 반대로 보수적인 시각이 나오는 다른 요인”이라고 했다.

이런 언급을 정리해 보면, 미국 내에서 나보타가 엘러간 제품과 무작위 직접 비교임상을 통해 우수성을 입증한다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분석이 가능해 보인다. 또 이번 FDA 승인으로 엘러간의 매출에 대해서 애널리스트가 보수적으로 평가할 정도로 나보타가 엘러간의 경쟁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걸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