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국내 바이오 기업을 위한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 세미나

지난 2년간 바이오 투자 시장 침체…최근 미국서 바이오 분야 투심 회복
투자자, '임상 PoC 데이터' 중요시 여겨…바이오텍, 엑시트 모델 생각해야

사진 왼쪽부터 카렌 추(Karen Chu) 히로 대표, 루카 구오(Luca Guo) 폰투스캐피탈 어소시에이트, 지 왕(Ji Wang) 오비메드 상무이사, 샤오 밍 탄(Shao Ming Tan) ABC임팩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알바 첸(Alva Chen) VMS그룹 이사, 웬 첸(Wen Chen) 용화캐피탈 파트너 / 사진=남대열 기자
사진 왼쪽부터 카렌 추(Karen Chu) 히로 대표, 루카 구오(Luca Guo) 폰투스캐피탈 어소시에이트, 지 왕(Ji Wang) 오비메드 상무이사, 샤오 밍 탄(Shao Ming Tan) ABC임팩트 최고투자책임자(CIO), 알바 첸(Alva Chen) VMS그룹 이사, 웬 첸(Wen Chen) 용화캐피탈 파트너 / 사진=남대열 기자

2022년부터 글로벌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이들 기업을 둘러싼 현재 상황, 생존 전략 및 투자 전략을 공유하는 담론의 장이 열렸다. 국내 바이오텍들이 글로벌 투자 유치를 받기 위한 전략도 소개됐다.

28일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과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히로(HiRO)가 공동 주최한 '국내 바이오 기업을 위한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 세미나'에서 미국ㆍ중국ㆍ홍콩 등 글로벌 벤처캐피탈(VC)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글로벌 바이오텍 투자 유치 환경 및 국내 바이오텍의 투자 유치 전략 등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카렌 추(Karen Chu) 히로(HiRO) 대표는 이번 패널 토의의 사회를 맡았고 △루카 구오(Luca Guo) 폰투스캐피탈(Fontus Capital) 어소시에이트 △지 왕(Ji Wang) 오비메드(OrbiMed) 상무이사 △샤오 밍 탄(Shao Ming Tan) ABC임팩트(ABC Impact) 최고투자책임자(CIO) △알바 첸(Alva Chen) VMS그룹(VMS Group) 이사 △웬 첸(Wen Chen) 용화캐피탈(Yonghua Capital) 파트너 등이 패널로 나섰다. 추엔 옌 렁(Chuen Yan Leung) 실버다트캐피탈(Silver Dart Capital) 공동창업자는 화상으로 패널 토의에 참석했다.

글로벌 바이오텍의 자금 조달 환경 및 전략을 비롯해 △벤처캐피탈(VC)과 사모펀드(PE) △자본의 효용성에 대한 VC의 시각 △한국 바이오텍들의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 등을 중심으로 패널들의 토의가 이뤄졌다. 패널 토의는 카렌 추 히로 대표의 질문을 패널들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지난 2년 간 글로벌에서 (바이오텍) 투자 유치가 굉장히 힘들었던 시기였다. 지난 2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또 올해 바이오텍 투자 유치에 있어 변화의 조짐이 보이나.

웬 첸 = 아시아 바이오ㆍ헬스케어 시장을 미국과 구분해서 살펴봐야 한다. 현재 미국 자본시장은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 관심이 회복되고 있다. 지난 몇 년 간 바이오 투자 시장이 굉장히 어려웠지만, 최근 CG온콜로지(CG Oncology)가 나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중국 및 홍콩 내 바이오텍들의 경우 펀딩 및 기업공개(IPO)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 바이오 시장 역시 굉장히 침체돼 있다고 생각한다.

알바 첸 = 바이오 분야에서 인수합병(M&A)의 경우 다양한 움직임이 있었다. 또 미국의 경우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외 지역의 아시아 시장도 살펴보고 있다. 아시아에 있는 여러 바이오텍들이 제품 기반의 거래에 나서고 있다. 제가 속한 VMS그룹도 (바이오 분야에서) 몇 개의 딜(Deal)을 체결했다.

샤오 밍 탄 = 지난 2021년 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열기가 정점을 찍은 이후 바이오텍들의 '밸류에이션(Valuation)'이 예년에 비해 하락했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정점 대비 50% 이상 줄어들었다. IPO의 경우 2021년 대비 80% 이상 감소했다. 다만 올해 초 딜이 많아지고, IPO에 나서는 기업들이 등장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현상이다.

지 왕 = 오비메드는 260억달러 규모의 펀드레이징이 가능한 회사다. 펀드의 대부분은 바이오텍 투자에 집행됐다. 최근 나스닥 바이오텍 인덱스가 20%가량 상승했다. 이 수치만 살펴봐도 바이오 투자 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시아에서도 이 같은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다국적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많은 기회를 엿보고 있다. 현재 저희는 글로벌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바이오텍 투자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바이오텍들은 글로벌 VC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VC들이 올해의 경우 과거 대비 (바이오텍) 투자 유치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나.

루카 구오 = 저희는 투자 규모가 예년에 비해 하락하고 있지만, 어느 정도 유지가 되고 있다. VC 관계자들이 후기 단계의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

추엔 옌 렁 = 지난 2년 간 글로벌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던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의 '금리 인상'이었다. 우선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기업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게 되고, 이로 인해 기업 운영비가 증가할 수밖에 없다. 고금리가 맞물린 시기에 미국에서 바이오텍 관련 투자 움직임이 많이 줄어들었다.

업계는 올해 바이오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PE)에 대해서도 말하고 싶다. PE의 경우 '현금흐름(Cash flow)'을 창출하는 비즈니스 모델에 투자하고 있다. 많은 PE들이 마진을 중요시 여기고 있다. 반면 VC들은 PE와 달리 '플랫폼 자산'을 가진 기업들에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초기 단계의 바이오텍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VC와 PE는 과거와 다른 방식으로 바이오텍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나.

지 왕 = 투자회사들이 사람을 대상으로 한 '개념 검증(PoC)' 데이터를 중요시 생각한다. 이 때문에 바이오텍들이 임상 단계에서 PoC를 확인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만약 바이오텍들이 투자회사에 더 많은 임상 데이터를 보여줄 수 있다면,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투자를 검토할 때 큰 도움이 된다.

지난 몇 년간 저분자화합물 기반의 신약 개발기업들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었다. 항체,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분야에 대한 투자 환경에 있어 아시아 시장은 다른 지역과는 다를 것 같다. 또 얼마나 많은 신약들이 인공지능(AI) 플랫폼을 통해서 창출될 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알바 첸 = 몇 년 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헬스케어 분야는 많은 투자자들의 관심 대상이었다. 당시 헬스케어 분야를 전문으로 투자하지 않는 기관들도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했다. VMS그룹은 지난해 다양한 투자 기회들을 모색했다. 저희는 혹한기를 견딜 수 있는 바이오텍에 투자를 진행하려고 시도해 왔다.

최소 48개월 이상을 버틸 수 있는 바이오텍들을 살펴봤다. 또 바이오텍들이 투자자들을 설득하려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엑시트(Exitㆍ투자금 회수) 방식도 고려하고 있기 때문에 바이오텍들도 엑시트 모델을 생각해야 한다.

샤오 밍 탄 = 글로벌에서 인구학적 변화가 생기고 있으며, 헬스케어 분야에서 혁신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이 분야에 AI가 더해지면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다. 한편 비즈니스 측면에서 봤을 때 PE의 경우 바이오텍이 독립할 수 있는 단계까지 지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바이오텍들도 우수한 경영팀을 갖춰야 한다. 또 바이오텍들이 여러 형태의 엑시트, 파트너십들도 고려해야 한다.

 

VC들은 바이오텍 투자 유치를 통해 어떤 기대를 하고 있나.

추엔 옌 렁 = 바이오텍들이 가장 큰 가치를 가져올 수 있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모색해야 한다. 바이오텍들에 있어 연구개발(R&D)이 중요하지만, R&D가 아닌 분야에서의 비용 집행에 있어 같은 단계의 기업들을 벤치마킹해야 한다.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는 바이오텍들의 경우 R&D가 아닌 분야의 경비를 줄이고 있다.

웬 첸 = 저희는 포트폴리오 기업들에 몇 가지 주의사항을 당부하고 있다. 특히 '집중과 실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지 왕 = 바이오텍들이 좀 더 빠른 임상시험계획(IND) 승인을 받거나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투자기관들이 기업에 확실히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투자사에서 바이오텍에 투자한 돈이 의미가 있는 활동으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참고로 여러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바이오텍의 경우 강력한 자금 조달 능력이 없다면 주로 임상 단계의 에셋(Asset)에 집중해야 한다.

알바 첸 = 포트폴리오사 투자에 있어 '자본 효용성'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 만약 (기업에) 1원을 투자한다면 2원의 효과를 볼 수 있어야 한다. 바이오텍들이 투자자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려면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투자자들은 최고의 에셋에 투자해 또 다른 변곡점이 오길 기대하고 있다.

 

한국 바이오텍에 조언을 해달라. 또 펀드레이징(자금 조달)에 있어 알려주고 싶은 팁이 있나.

루카 구오 = 제 경험상 특정 분야에서는 한국 바이오텍들의 경쟁 우위를 살펴볼 수 있었다. 한국 바이오텍들이 다른 경쟁 기업보다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데이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PoC 확립에 나서야 한다.

지 왕 = 오비메드는 한국 바이오텍들이 임상 연구를 빨리 진행하게 된다면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일들을 할 지 지켜보기로 했다.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데이터를 보여줘야 한다. 투자자들은 혁신신약(First-in-class), 계열 내 최고신약(Best-in-class)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 바이오텍들이 이러한 약들을 개발하려면 탄탄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해야 한다. 무엇보다 글로벌에서 경쟁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갖춰야 한다.

알바 첸 = 투자기관들은 바이오텍 투자를 검토할 때 작용기전(MoA) 같은 과학적인 부분을 평가한다. 한국 바이오텍들이 한국을 제외한 지역에서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 동안 한국의 바이오 분야에서 M&A가 진행됐으며, 3세대 EGFR-TKI 폐암 치료제(렉라자)도 한국 제약사에서 개발됐다. VMS그룹은 한국 바이오텍들과 어떻게 파트너십을 구축할 지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샤오 밍 탄 = 한국 바이오텍들이 글로벌 투자기관들로부터 투자를 받으려면 임상 데이터를 구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현재 수많은 한국 바이오텍들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한국 외 투자자들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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