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기 정기주총 이모저모 | 부광약품

우기석 대표 선임, 신약 개발·경영 밸런스 맞추기 본격화
콘테라파마, 국내 대신 홍콩 등 해외 상장 선회
"지난해 3~4분기 구조조정 이후 현금 1300억 확보"
"OCI 통한 향후 추가 기준 투자 등도 검토"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가 영업실적을 보고하고 있다. / 사진=이우진 기자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가 영업실적을 보고하고 있다. / 사진=이우진 기자

부광약품이 '자체적으로 돈을 벌면서 연구개발을 조달'하기 위해 구조 변환을 추진한다. 근본적인 체질을 신약 개발과 경영 관리 사이 균형감이 높은, 기업 규모가 큰 회사보다는 작지만 강한 회사로 나가겠다는 것이다. 주주들이 걱정하는 한미사이언스 투자를 통한 부광약품 홀대론에 대해서는 '회사를 버리지 않겠다'고 밝혔다.

부광약품은 22일 오전 서울 본사에서 제64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지난해 영업보고와 함께 우기석 신임 대표 선임 등을 비롯한 안건을 논의했다. 먼저 이날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가 주주를 대상으로 한 영업보고에 따르면 신약 개발을 위해서 콘테라파마 등에 투자했던 돈이 영업이익 저하되면서 어느 정도 회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졌다. 3분기와 4분기 내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했지만, 이를 위해서는 7개월 이상의 재고 순환을 비롯해 꾸준히 바꿔야 할 부분을 다듬어야 한다.

또 기존 다양한 제품군 중 실제 수익성이 높은 품목군을 살리고 집중하는 식으로 기존 신약 개발과 경영의 균형감을 맞추겠다는 뜻이다. 이 가운데 중추신경계(CNS) 약물 영업 등을 통해 성과 자체를 끌어낼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부광약품의 경우 2023년 매출은 1251억원으로 전년 1903억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게다가 영업이익 역시 122억원에서 171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48억원에서 41억원 손실로 적자로 돌아선 상황인 만큼 이 역시 하나의 성장통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여기에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타사와의 협업과 함께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는 형태로 꾸준히 회사의 체질을 바꾼다는 계획이다.

주총에서 또 하나 나온 회사 측의 중점 추진 사항은 콘테라파마의 한국 상장을 취소하고, 향후 해외 시장으로 상장하도록 방향을 선회한다는 것이다. 국내 당국과의 문제, 한국인이 없는 내부 구성원 등을 감안했을 때 굳이 한국에 상장을 하기보다는 향후 가치를 더할 수 있는 해외 진출을 노려야하지 않겠냐는 설명이 이어졌다.

실제 10년간 회사 측 추산 약 1000억원이라는 자금이 들어간 콘테라파마는 파킨슨병 치료제 'JM-010(개발코드명)'의 임상 3상 규모가 크고, 임상 2상(130여명, 89명 결과 발표 예정) 대비 200명에 달하는 임상 참여자와 금액을 계산했을 때 해외 상장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다만 사모펀드(메디치인베스트먼트가 결성한 펀드)에서 투자를 받았을 당시 한국 상장이 조건이었지만, 상장이 어려운 만큼 올해 513억원을 상환을 한 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자본이 모이는 지역에서의 상장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실제 올해 나올 JM-010의 임상 2상 결과 등을 비롯해 도입 품목인' 라투다'의 국내 허가 예상 등 신약 개발 측면에서의 가시적인 성과를 가지고 의미 있는 매출을 만드는 데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가 주주총회 후 기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이우현 부광약품 대표가 주주총회 후 기자들에게 답하고 있다.

 

이우현 대표 "부광약품 버리지 않는다… 주주가치가 최우선"

주주총회 질문에서는 최근 한미그룹과의 관계와 부광약품의 미래를 위해 OCI가 무엇을 할지를 향한 질문이 이어졌다. 먼저 부광약품에 들어갈 돈이 한미그룹으로 들어가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우현 대표는 "2023년 구조조정과 재고자산 정리 등을 통해 1300억원 정도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사모펀드에 상환할 돈은 충분하다"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재무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재무적 문제는 좌시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 대표는 "차선책으로라도 콘테라파마 문제를 떼고 시작할 예정"이라며 "해외 상장을 11회 진행해 왔다. 그리고 한미그룹과도 아직 아무 것도 된 것이 없다. 한미사이언스의 주주총회와 공정거래위원회 승인 등 아직 진행해야 할 것이 많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에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다른 부분을 신경을 쓰지 않았나 싶다'는 이 대표는 "2022년부터의 경영 내실을 위해서는 영업 및 조직 관리가 필요하다"며 "(부광약품) 인수 이후 여러 감사에서 내부적으로 방만한 부분이 있었다. 이 차이를 상당히 줄였다. 향후 감시 감독을 이끌기 위해 업계 내에서 영업전문가인 우기석 대표 선임을 안건으로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후 이 대표는 ROE(기업이 자본을 이용해 얼마 만큼의 이익을 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 20% 수준인 회사가 제약업계 내에 없다는 상황에서 회사를 키우기보다는 이익률을 높이고 투자 효율도 제고하기 위해 덩치보다는 속을 키우겠다는 내용을 수 차례 밝혔다.

우기석 대표의 선임이 최근 몇 년 간 회사 내 수익성 저하와 효율성 저하를 해결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이라는 뜻을 던진 것이다. 실제 우기석 대표는 한미약품과 온라인팜 등에서 다양한 영업ㆍ마케팅 분야를 맡아 온 인물인 만큼 경영 분야에서는 어느 정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이어 유희원 대표에서 이우현 대표로 너무 급하게 경영 체계가 전환된 상황에서 또다시 새 대표를 선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도 "회사가 단단하게 재무장이 되지 않으면 어렵다. CNS나 당뇨, 간질환 등에 강한 부광약품의 포트폴리오를 살리기 위해 한미그룹 측에 영업 전문가를 부탁드렸다. 부광약품의 발전과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OCI그룹의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지난해 5월 설립된 이후 여건이 마땅치 않았던 만큼 한미그룹에 대한 투자와 더불어 부광약품의 추가 지분 투자도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그는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미약품 투자로 인해 부광을 포기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책임감이 있다. 부광약품을 버릴 생각이 없다. 17년동안 매분기 기업설명회를 직접 하면서 '잘못한 것을 먼저 말하고 혼나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며 "잘못한 것이 있으면 소상히 이야기하고 사죄를 하든지 하면서 작게 포장할 생각이 없었다. 다시는 (회사에)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우현 대표는 '이밖에 현재 JM-010 이외에 파이프라인을 강조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물론 항암제, 전립선 파이프라인도 있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안에 (콘테라파마에서) 좋은 결과가 나도록 하는 것이 최선인데, 신약 개발인데 실제 성공률은 5%가 되지 않는다"며 "현재 파이프라인 여부를 검토하고 있어서 어떤 것(신약 후보물질)이 좋은지를 연구진이 면밀히 검토하겠다. 향후 이를 검토해 상반기 중 기업설명회로 보고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주주총회에서는 우기석 온라인팜 대표와 이제영 OCI홀딩스 전략기획실 전무를 사내이사 선임 안건과 함께 전형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과 정길영 명지대학교 객원교수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회사 측은 우 대표가 그동안 한미약품 및 온라인팜에서 쌓은 노하우를 통해 현재 회사 경영 상황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봤다.

또 기존 감사위원회에서 보상위원회 및 ESG위원회 등을 추가하고,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맞추는 정관 변경을 비롯해 이사 보수한도 승인, 전형수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정길영 명지대학교 객원교수 감사 선임 건 등도 통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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