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엘코리아 이진아 대표, 태국 법인대표에서 한국으로 금의환향
"제품 성공적인 안착과 지속 성장가능한 조직문화 형성 힘쓰겠다"

바이엘코리아 최초 한국인 대표 이진아 사장 / 사진=바이엘코리아
바이엘코리아 최초 한국인 대표 이진아 사장 / 사진=바이엘코리아

내년이면 한국 진출 70주년을 맞는 기업, 파이프라인의 세대 교체,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가치 전달을 위해, 민첩한 조직을 형성하고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DSO(Dynamic shared ownership)' 운영 체제로의 변화까지 모두 '바이엘코리아'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앞둔 만큼, 올해가 바이엘코리아에 얼마나 중요한지는 두말 할 것이 없다. 이 중요한 시기를 이끌 수장으로 글로벌 본사는 작년 10월 이진아 대표를 선임했다. 그는 바이엘그룹 역사상 첫 한국인 대표이며, 바이엘코리아 대표이사직과 제약사업부 총괄직을 겸임하고 있다.

이 대표는 한국 신임 대표로 부임하기 전까지 태국법인 대표였고, 태국에 가기 전까지는 바이엘코리아에서 심혈관질환 사업부를 이끌며 국내 항응고제 시장의 저변 확대와 더불어 '자렐토'의 성장을 이뤄낸 주역이다. 그는 "회사는 현재 파이프라인의 세대 교체가 이뤄지는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새로운 제품들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쓰고 성장이 지속가능한 조직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진출 70년 앞둔 바이엘코리아와 첫 한국인 대표

앞서 언급한 것처럼 올해 바이엘이 한국에 진출한지 69년, 내년이면 70주년이다. 그러나 그 오랜 기간 동안 바이엘코리아에서 한국인 대표가 선임된 사례는 이 대표가 처음이다.

"모든 글로벌 기업들이 그러하듯 새로운 시장 진출 초기 단계에서 성장에 기여하기 위해서는 글로벌과 지역(Region), 그리고 현지(Local) 마켓과의 연결 고리가 중요하다 보니 먼저 글로벌에서 역량있는 리더들이 부임하게 됩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80% 정도가 현지인 대표(Local leadership)를 선임하고 있어요."

이 대표는 그룹에서 올해 한국인 대표를 선임한 이유를 2가지로 설명했다. 한국 시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통해 한국의 리더십과 역량을 보여줬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한국이 가진 훌륭한 연구개발(R&D) 환경이다. 즉, 제약산업에서 한국의 미래 성장 가능성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한국인 리더십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이 대표는 이 같은 한국의 위상 변화를 가까이서 체감하는 1인이다. 그녀가 10년 전, 바이엘코리아에 입사했을 때 당시 바이엘의 대표 품목인 자렐토와 아일리아는 신제품이었고 론칭 초기 단계였다. 해외에서는 이미 시장에 안착한 제품들이었지만, 한국에서는 출발이 쉽지는 않았다. 2015년에 '자렐토'와 '아일리아'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각 제품이 시장 넘버원(No.1)의 리더십 자리에 올랐다. 특히 아일리아는 작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주요 제품들의 세대 교체가 진행 중인 중요한 시기에 한국으로 돌아오게 돼 남다른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고 있어요. 지난 30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제약시장에 대한 전문성과 깊은 이해도, 그리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또 소통이 되는 리더가 되려고 해요. 원활한 소통이란 단순히 같은 언어를 쓰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포용'을 발휘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로 부임한 이후 직원들에게 '소통'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문화(Co-creation)'를 강조하고 있어요. 최근 직원들과 '커피챗' 세션을 시작했는데, 정기적으로 직원들과 만나 최대한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있어요. 앞으로 더 효율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그 안에서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시간을 늘려갈 예정입니다."

 

품목 세대교체 본격화… '케렌디아'와 '베르쿠보'에 거는 기대

바이엘은 심혈관, 안과, 항암, 여성건강 분야까지 폭 넓은 치료제 포트폴리오를 가진 곳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스피린'이 대표적인 유명 품목이고, 자렐토와 아일리아가 여전히 기업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의 특허가 끝나면서 바이엘은 품목의 세대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바이엘은 심혈관 질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 오랜 시간 노력을 기울여 왔어요. 그중 올해 특히 집중할 분야는 심장과 신장입니다. 작년에는 차별화된 기전의 만성 심부전 치료제인 '베르쿠보'가 보험 급여를 받으며 바이엘 심혈관 질환 치료제의 세대 교체에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고, 올해는 오랜 기간 미충족 수요가 있었던 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장병 치료 분야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케렌디아'가 급여를 받았습니다. 심장과 긴밀한 장기인 신장으로까지 영역을 확장하면서 복합 만성 질환 치료 분야에 집중할 예정이에요."

회사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품목은 케렌디아다. 대표적인 만성 질환인 당뇨병 중 2형 당뇨병 환자의 최대 40%가 만성 신장병을 동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의 경우 2형 당뇨병이 말기 신부전 원인 질환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또 당뇨병으로 인한 말기 신부전 발생률 1위가 바로 한국이지만, 안타깝게도 약 20년간 급여까지 받은 새로운 치료제는 없었다. 특히 제2형 당뇨병 동반 만성 신질환의 경우, 제2형 당뇨병 치료제는 복합제, 3제 요법과 같이 선택지가 많지만 케렌디아는 미충족 수요를 겨냥할 수 있는 신질환에 초점을 맞춰 쓸 수 있는 약이라는 것이 이 대표의 설명이다.

바이엘코리아는 케렌디아의 영업ㆍ마케팅을 위해 종근당과 손을 잡았다. 종근당과의 공동 판매 협업을 통해 내분비내과와 신장내과 모두 탄탄한 영업망을 구축했다. 제품력과 마케팅 역량을 총동원해 의료진과 환자들의 질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케렌디아의 접근성을 높임으로써 환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노력할 계획이다.

 

경영 체계 바꾸는 바이엘, 이 대표 색깔 담는다

바이엘은 이미 글로벌 트렌드가 되고 있는 새로운 운영 방식인 'DSO(Dynamic shared ownership)'를 지향하고 있다. 환자와 의료진을 위한 가치 전달을 위해 민첩한 조직을 만들어 상황에 더 잘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인데, 바이엘은 국가별로 다른 방향으로 시행하고 있다. 또 관료주의적인 패턴에서 벗어나자는 것 역시 글로벌이 집중하고 있는 부분이다. 본사 지향점에 맞춰 이 대표도 자신만의 색깔을 담아 조직 변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작년 바이엘 최고경영자(CEO)인 빌 앤더슨은 콘퍼런스를 통해 경영 체계를 바꾸는 것은 집을 짓는 것과 유사하며 국가별로 토양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니 똑같은 집을 지을 수 없다고 말했어요. 즉 관료주의 탈피, 승인 절차 간소화 등 큰 틀은 같지만, 세부 사항과 상황에 따른 결정은 각 국가의 상황에 맞게 진행하는 것이죠. 대표로 선임된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지금 임직원들이 일하기에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어떤 부분이 힘든지, 어떤 점이 개선돼야 할지에 초점을 맞춰 우선적으로 논의하고 매주 발표하고 있어요. 업무의 간소화, 프로세스나 시간 단축이 얼마나 가능할지도 얘기하죠. 전체적이고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이엘의 변화를 바라봐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 대표는 오픈 이노베이션은 물론 국내사와의 좋은 협업 기회가 열려 있다고도 말했다. "바이엘은 다양한 치료제 분야에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을 추구하고자 노력하고 있고, 이런 측면에서 앞으로도 오픈 이노베이션을 위한 기회는 열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예는 아니지만, 다른 회사와의 협업에 대한 부분도 긍정적으로 고려하고 있어요. 케렌디아의 경우도 이번에 국내 제약사와 좋은 파트너십을 맺었고, 이러한 하나의 블록들이 쌓여 결국 오픈 이노베이션까지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하고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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