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엔젤라' 허가 1년 만에 경쟁 제품 '소그로야' 등장
대원제약·라파스,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 치료제 'DW-1022' 임상1상 승인

지난주(3월 4~8일) 총 22개 품목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다. 전문의약품은 13개 품목, 일반의약품은 9개 품목이었다. 이 의약품들은 치매증후군, 제2형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골관절염, 성장호르몬 결핍, 알레르기성 천식 등 다양한 적응증으로 허가됐다.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주 1회 투여 성장호르몬 제제 '소그로야프리필드펜(성분 소마파시탄)'이 지난 6일 식약처에서 허가됐다. 화이자가 작년 1월 31일 같은 주기의 성장호르몬 제제 '엔젤라프리필드펜(성분 소마트로곤)'을 허가받은 지 약 1년 만이다.

소그로야는 △성장호르몬 결핍으로 인한 성장 부전이 있는 3세 이상 소아에서 내인성 성장호르몬 대체요법 △성장호르몬 결핍이 있는 성인에서 내인성 성장호르몬 대체요법 등을 적응증으로 5㎎/1.5㎖, 10㎎/1.5㎖, 15㎎/1.5㎖ 등 3개 용량이 허가됐다.

현재 국내 시장에 출시된 성장호르몬 제품은 '소마트로핀'을 주성분으로 하는 제제들이 대부분이다. 소마트로핀 성분 제품군을 살펴보면 △유트로핀(LG화학) △그로트로핀투(동아에스티) △싸이젠(한국머크) △노디트로핀노디플렉스(노보노디스크제약) △지노트로핀(한국화이자제약) △싸이트로핀(싸이젠코리아) △조맥톤(한국페링) △디클라제(LG화학) 등 8개가 출시돼 있다.

작년 9월부터 엔젤라가 국내 급여가 적용되며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 상위 매출 품목인 LG화학 '유트로핀'과 동아에스티 '그로트로핀투'의 매출 성장을 따라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 데이터에 따르면, 유트로핀은 작년 약 10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로트로핀투는 약 700억원의 매출을 거두면서 뒤를 이었다. 엔젤라의 매출은 1억원 내외로, 급여 시기를 고려해도 아직 시장을 점유하는데에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성장호르몬 결핍 소아의 치료가 길게는 10년 이상 필요한 만큼 제제 투약 순응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게 대두됨에 따라, 향후 1~2년 이내에는 엔젤라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 9월 엔젤라 급여 간담 당시 채현욱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 제제의 경우 환자가 정해진 투여 주기를 지키지 않거나, 임의로 중단할 경우 체내 성장호르몬 농도가 급격히 떨어진다"며 "이는 곧 정해진 기간 원하는 만큼의 키 성장을 유도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소마트로핀 제제의 경우, 환자가 주 6~7회를 맞아야 하지만, 일주일에 3번 이상 투여 시기를 놓치는 경우 키성장 속도가 현저히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된 바 있다"며 "경구제로 개발되면 가장 좋겠지만, 동일 제형인 주사제로 개발돼야 한다면 결국 치료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결국 투여 주기를 늘려 주사 횟수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주 임상시험계획은 총 19건이 승인됐다. 세부적으로 △1상 4건 △1/2상 2건 △1/2a상 1건 △2/3상 2건 △3상 1건 △생물학적 동등성 7건 △연구자 임상 2건 등이다. 이 임상시험들은 제2형 당뇨병, 비만,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 등 질환과 흑색종, 두경부암, 비소세포폐암 등 암종을 대상으로 승인됐다.

대원제약이 라파스와 공동 개발 중인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비만 치료제의 본격적인 임상이 시작됐다. 양사가 개발하고 있는 비만 치료제 후보물질인 'DW-1022(개발코드명)'의 1상 임상시험계획이 지난 4일 식약처로부터 승인됐다.

이 임상시험계획에 따르면, 이번 임상은 오는 12월까지 국내 건강한 성인 환자 30명 참여를 목표로 충북대병원에서 진행된다. 대조약은 노보노디스크가 개발한 비만 치료제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티드)'이며, 환자들은 3개 중재군으로 이중 눈가림, 무작위 배정돼 상대생체이용률을 평가받게 된다.

대원제약 측은 "임상 대상자들은 세마글루티드 3가지 용량을 단회 투여 받은 뒤, 단계적으로 용량을 증량하게 된다"며 "올해 안에 임상 결과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가 개발 중인 DW-1022는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티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형태의 패치제다. 세마글루티드 성분 오리지널 제품 보유 기업인 노보노디스크는 현재 경구용 제2형 당뇨병 치료제인 '리벨서스'와 프리필드펜 제형 '오젬픽', 그리고 프리필드펜 제형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을 보유하고 있다.

대원제약 관계자는 "세마글루티드를 포함한 GLP-1 계열의 성분들은 대부분 펩타이드이기 때문에 경구 투여시 생체 이용률이 매우 낮아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면서 "이에 주사제 형태로 개발이 되고는 있지만, 통증으로 인해 환자들의 복약 편의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DW-1022는 1㎜ 이하의 미세바늘을 활용함으로써 자가 주사의 번거로움과 통증을 없애 복약 편의성을 개선했고, 체내 전달률이 높아 주사제와 경구약 외에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마이크로니들의 첨단 부분에 약물을 집중시켜 값비싼 원료의약품의 낭비를 최소화했고, 기존의 주사제보다 상온 보관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어 제품의 유통 과정도 더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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