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오플로우, 인슐렛과 소송으로 메드트로닉과 인수합병 계약 종료
유한양행 "여러가지 투자 검토대상 중 하나 일뿐... 확정된 것 없어"

유한양행 사옥
유한양행 사옥

유한양행이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제작기업 이오플로우에 대한 지분 투자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는 작년 12월 11일 가진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유상증자 계획 여부를 묻는 주주들의 질문에 구체적 유증 계획 입장을 밝히지 않아 귀추가 주목된다.

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최근 이오플로 지분 투자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투자 규모는 300억원에서 5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보다 앞서 이오플로우는 하나증권, DB금융투자 등 다수의 기관투자자 및 소리에스비, 업잇 등을 대상으로 전환사채(제3회차)를 발행하고 170억원을 조달하는데 성공했다.

5일 이오플로우 주가(종가 기준)는 전일 대비 13.93% 상승한 6380원이었다. 이날 기준 회사의 시가총액은 1941억원 정도다. 투자업계에서 언급되는 유한양행의 300억~500억원 투자 검토 규모는 현재 이오플로우의 시가총액 기준으로 15%~25% 수준에 해당한다.

이오플로우는 웨어러블 약물 전달 솔루션을 공급하는 의료기기 제조회사다. 당뇨 의료기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기업으로, 대표 제품은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 '이오패치'다. 현재 웨어러블 인슐린 펌프를 1회용으로 상용화한 기업은 미국 인슐렛(Insulet)과 이오플로우뿐이다. 따라서 이오플로우는 1회용 웨어러블 인슐린 주입기 제품을 통해 사업을 영위해 왔다.

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의 투자가 확실시된다면 이오플로우는 새롭게 재도약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이오플로우는 여러 사건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어왔기 때문이다.

먼저 작년 10월 회사는 미국 매사추세츠지방법원으로부터 인슐렛에 대한 해외 지적재산권(IP) 침해 및 부정경쟁 소송 관련 가처분 신청이 인용됐다고 공시했다. 소송에 휘말리며 매매거래 정지 처분을 받았고, 이후 거래가 재개되자 한국투자증권은 주식담보대출을 연장하지 않아 담보로 잡고 있던 김재진 이오플로우 대표 주식 66만4097주를 장내 매각해 대출금 일부를 회수하기도 했다.

작년 12월에는 같은해 5월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 '메드트로닉(Medtronic)'과 체결한 인수합병(M&A) 계약이 종료됐다. 메드트로닉은 이오플로우의 31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김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1692억원을 매수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무산됐다. 앞서 언급된 인슐렛과의 소송이 계약 종료 원인 중 하나로 꼽혀서다. 또 김 대표는 같은 달 주식담보대출 상환을 위해 주식 200만주 장내 매도를 진행했다. 결국 김 대표의 지분율은 감소했고, 회사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들은 계속됐다.

이에 이오플로우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유한양행은 올해 1월 인벤티지랩과 당뇨 치료 장기 지속형 주사제에 대한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하는 등 당뇨병에 대한 관심도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무엇보다 사업 강화와 연구개발(R&D), 미래 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 전략적 투자(SI)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제약사로 꼽힌다. 결국 투자 여부에 있어서 관건은 유한양행의 이오플로우에 대한 지분 투자가 양사에게 시너지를 가져올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오플로우는 여러가지 투자 검토대상 중 하나 일 뿐 확정된 것은 없다"며 사업성이나 향후 이점 등에 대해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반면 안현덕 이오플로우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본인이 아는 한에서는 (유한양행과 지분 투자 관련 논의 등)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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