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DMF 등록 비중 급감… 등록 건수 47%는 '인도' 차지
생산단가, 국산 원료 지원 미정 등 필수 개선 과제 해결해야

제약업계 안팎으로 '원료의약품 자급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작 최근 3년간 국내업체가 등록한 원료의약품 비중은 10%선마저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등록 원료의약품에서 인도산 비중은 10%포인트(P)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완제약은 국내산, 원료는 수입산 현상'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6일 히트뉴스가 최근 3년간 등록 혹은 갱신돼 새로 이름을 올린 식품의약품안전처 내 DMF(Drug Master Fileㆍ원료의약품 등록 제도) 목록을 확인해 분석해 보니, 2021~2023년 전체 등록 건수 내 국내 제약사 혹은 국내에서 원료의약품(API) 합성을 해 등록 혹은 갱신한 의약품의 비중이 점차 줄어 지난해에는 10%선이 깨진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2021년 전체 등록 건수는 1019건이었으며, 이 중 국내 원료 등록 건수는 총 109건으로 전체 등록 품목의 약 10.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에는 635건 중 81건으로 12.8%를 기록하며 소폭 성장했지만, 2023년에는 487건 중 국내 등록 건수가 48건에 지나지 않아 9.9%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를 뒤집어서 설명하면 국내에서 제조되는 약 중 해외의 원료를 활용해 만든 제품이 90%를 초과하는 상황이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다만 수입 원료의약품의 경우 국내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의 상황이 조금은 엇갈렸다. 중국산 원료의약품은 전체 건수 중 2021년 217건, 2022년 157건, 2024년에는 110건으로 21.4%, 24.7%를 거쳐 2023년 22.6% 수준으로 답보하고 있다. 반면 인도산 원료의약품은 같은 기간 2021년 382건, 2022년에는 223건, 2023건에는 229건으로 불과 2년 만에 37.7%에서 47.0%까지 올랐다.

실제 등록 건수가 반드시 생산실적과 일치하지는 않는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제품 제조 및 출시를 위해 기존 원료 수급처 외 지역에서 원료 공급선을 늘리는 상황이 많음을 가정했을 때 국내 제약업계의 제품 중 약 절반이 인도산 원료를 사용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국내산 원료 등록의 경우 기본적인 처방에 쓰이는 약제의 원료가 아닌 단가가 높은 약제에 들어가는 성분이라는 데서 의의를 찾을 수는 있다. 하지만 이미 시장 내 국산 원료의약품의 점유율 하락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점은 업계 입장에서는 아쉬운 부분일 수밖에 없다. 이같은 원인으로 국산 원료의약품의 높은 생산단가와 원료 지원책 부족이 꼽힌다. 문제는 해외에서 수입하는 원료 역시 단가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벌어진 시타글립틴 복합제의 생산 차질 문제다. 위수탁 문제도 있지만 이들 업체가 판매를 망설인 까닭은 단가 문제였다. 시타글립틴 원료가 너무 비싸지면서 제네릭의약품 시장의 수축이 이어졌고, 그 결과가 오리지널의약품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말하는 국산 원료 지원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발간한 보고서에서 기고를 통해 국산 원료 사용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약가 가산과 수급 불안정 의약품을 대상으로 한 원가 보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12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산 원료의약품 사용 약제 지원 방안을 공개했지만, 아직 정확하게 그 시점이 언제가 될 것임을 못박지는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항생제 생산을 포기하는 제약사가 늘어나는 것을 비롯해 국내 제약사의 캐시카우인 제네릭의약품에 포함되는 원료의 자급화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앞으로도 어느 정도 이어질 의약품 공급 불안 현상을 가중시킬 가능성도 있다.

국산 원료에서 태어나는 의약품의 수가 10% 미만으로 줄어들면서 지금의 원료의약품 정책이 언제 그리고 어떻게 개선될지 그리고 그로 인한 업계의 반응은 어떻게 이어질지 관심있게 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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