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 '자스타프라잔'과 케이캡 제네릭 등 줄줄이 대기
HK이노엔-대웅제약, 새 파트너사 맞아 진검 승부 펼칠 듯

국산 신약인 HK이노엔 '케이캡(성분 테고프라잔)'과 대웅제약 '펙수클루(성분 펙수프라잔)'의 경쟁적 처방 확대로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P-CAB(Potassium-competitive acid blockerㆍ칼륨 경쟁적 위산 분비 억제제) 시장의 성장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 또다른 P-CAB 신약인 제일약품 '자스타프라잔'이 대기하고 있고 보노프라잔 후발약 개발도 이어지고 있으며, 케이캡 결정형 특허 회피 심판에서 승리한 제네릭들이 산 하나를 넘으면서 P-CAB 시장 성장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특허심판원은 삼천당제약 등이 청구한 케이캡 결정형 특허에 대한 소극적 권리범위 확인 심판에서 청구성립 심결을 내렸다. 수십 곳의 회사가 뛰어든 케이캡 특허 분쟁에서 제네릭 개발사 손을 들어준 것이다.

케이캡의 재심사기간(PMS) 만료일은 오는 7월 4일이다. 또 2031년 8월 25일 만료되는 물질 특허와 2036년 3월 12일까지인 결정형 특허가 있다. 특히 물질 특허의 경우 처음 만료일이 2026년 12월 6일이었으나, 2031년으로 연장됐다.

업계는 케이캡 결정형 특허 회피에 일단 성공한 만큼 관건은 물질 특허에 있다고 보고 있다. 물질 특허의 연장된 존속기간 효력범위를 회피할 경우 이전 물질 특허 만료 시점인 2026년 12월 6일 이후 제네릭을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을 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품목허가는 받았지만 제품을 출시하지 않은 다케다제약의 '보신티(성분 보노프라잔)'의 제네릭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보신티 제네릭은 특허 문제로 발매 가능 기간이 남은 상황이다.

가장 빠르게 처방 경쟁에 뛰어들 품목은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자스타프라잔이다. 현재 품목허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케이캡과 펙수클루 약가등재 선례가 있어 업계에선 급여등재 과정이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P-CAB 시장에 참전하는 이유는 성장 가능성 때문으로 풀이된다. 2019년 3월 출시된 케이캡은 매년 30~40%씩 성장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케이캡의 원외처방액은 2020년 771억원, 2021년 1107억원, 2022년 1321억원, 2023년 1582억원으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펙수클루의 성장 속도는 더 무섭다. 2022년 7월 발매된 펙수클루는 6개월차에 129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고, 11개월차에 300억원을 넘어섰다. 작년 1년간 처방액은 535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품목은 제품력은 물론, 영업력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절대 금액에서는 차이가 있지만, 종별 처방분포를 보면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유비스트 기준으로 종별 처방액 현황을 살펴보면, 케이캡은 의원(38%, 597억원)에서 가장 많이 처방됐다. 이어 종합병원(32%), 상급종합병원(21%), 병원(9%) 순으로 나타났다.

펙수클루 역시 의원(37%, 215억원)에서 처방액이 가장 많았다. 종합병원(32%)과 상급종합병원(24%), 병원(7%) 순으로 처방이 이뤄졌다. 펙수클루의 경우 펙수프라잔 4개 품목의 처방액을 합산했다.

HK이노엔과 종근당의 연합전선이 의원과 종합병원 등에서 고르게 활동했고, 대웅제약도 이에 못지 않은 영업력을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HK이노엔은 종근당의 손을 놓고 보령과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어제의 적인 종근당을 오늘의 동지로 받아들인다는 후문이다. 파트너사의 변경과 신규 제품의 진입 등 변화가 있는 P-CAB 시장이 올해는 얼마나 커질지 관심을 모은다.

의원 : 병상 수가 30개 미만으로 규모가 작고, 외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보는 의료기관.

병원 : 30개 이상 병상 또는 요양병상을 갖춘 의료기관.

종합병원 : 100개 이상 병상을 갖춘 병원으로, 병상수에 따른 진료과목을 갖추고 진료과목마다 전문의를 둔 의료기관.

상급종합병원 : 종합병원 중에서도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의료행위를 전문으로 하는 의료기관.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의료기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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