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조병철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TCR기반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로 혁신 바이오텍 도약"
리드 파이프라인 'DN-101', 2026년 임상 1상 진입 목표
지난 1월 솔라스타·에이티넘 등서 230억 시리즈 A 투자 유치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는 국내 환자를 위해 헌신할 수 있는 신약 개발 과정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회사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모아 일종의 '깔때기(Funnel)' 같은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는 제대로 된 신약 개발을 통해 리제네론파마슈티컬스(Regeneron Pharmaceuticals),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 제넨텍(Genentech) 같은 혁신적인 기업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폐암 임상 전문가 조병철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는 최근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신약개발에 관한 향후 목표를 이같이 밝혔다. 조병철 대표는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인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의 임상연구책임자(PI)로 잘 알려진 인물로, 2020년 3월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이하 다안바이오)를 창업했다.

다안바이오는 폐암 치료에 대한 기존 방법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T세포 수용체(TCR)를 이용한 세포치료제 및 항체치료제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 대표는 "2008년 교수로 부임한 후 의사로서 신약 개발 관련 임상의 역할을 맡았다. 지난 15년 동안 '다안 암 연구실'을 이끌어 왔다"며 "가슴 한편에 신약 개발 바이오텍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2020년 초 다안바이오를 창업했고, 2022년 3월 50억원 규모의 시드(Seed) 투자를 유치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히트뉴스>는 TCR 기반의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 개발에 진심을 다하고 있는 조병철 대표를 만나 회사의 핵심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개발 계획과 향후 목표를 들어봤다.

조병철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 사진=남대열 기자
조병철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 / 사진=남대열 기자

 

"EGFR 돌연변이 폐암의 경우 면역세포치료제로 개발해야"

리드 파이프라인 'DN-101', 2026년 임상 1상 진입 목표

다안바이오는 T-면역세포 수용체인 TCR을 이용한 세포치료제 및 항체치료제를 기반으로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조 대표는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제 중 아스트라제네카의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의 치료 효과가 뛰어나다"면서도 "다만 대부분의 환자들에서 치료 후 1~2년 이내 내성이 생긴다. 내성이 생길 경우 효과가 미미한 세포독성항암제를 선택해야 하는 옵션만 남게 된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EGFR 돌연변이 폐암의 경우 면역관문억제제가 아닌 '면역세포치료제'로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EGFR 돌연변이 폐암을 치료할 때 반드시 세포치료제를 투여해야 한다"며 "EGFR 돌연변이 폐암 분야에서 반응의 지속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건 면역항암제 중에서도 면역세포치료제"라고 덧붙였다.

조 대표에 따르면 TCR을 이용한 치료제는 '세포 내' 존재하는 타깃(인간 전체 단백질체의 약 73%를 차지)을 포함, '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단백질까지 타깃으로 개발이 가능하다. 즉 100%의 인간 단백질체를 타깃으로 개발이 가능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기존의 항체치료제 및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로 접근할 수 없었던 수많은 세포 내 단백질들이 TCR을 이용한 치료제 개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게 조 대표의 설명이다.

다안바이오의 리드 파이프라인은 'DN-101(개발코드명)'로, 기존 폐암 치료제인 EGFR-TKI 표적치료제에 내성을 가진 환자를 대상으로 3차 치료요법으로 개발하고 있다. 조 대표는 DN-101의 작용기전(MoA)에 대해 "암에만 발현하는 종양 항원을 찾아내 인식한 후 T세포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TCR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며 "자가 T세포를 스스로 활성화할 수 있는 사이토카인(Cytokine)을 장착했다. 회사의 'TARGET', 'TRACE' 플랫폼을 활용해 T세포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같은 플랫폼으로 EGFR 돌연변이 폐암 치료를 성공하게 되면 향후 KRAS 돌연변이 폐암, 다른 종양에서도 우리 회사 플랫폼을 응용해 다양한 T세포 치료제를 만들 계획"이라며 "다안 암 연구실의 위탁 연구 및 자체 연구 인력을 활용해 세포주 및 마우스 모델에서 DN-101의 안전성 및 효과를 검증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 DN-101에 대한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L/O·공동 개발도 중요하지만… 자체 신약 상업화 꿈꿔"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연구실
다안바이오테라퓨틱스 연구실

"바이오텍을 운영하게 되면 당연히 글로벌 기술수출(L/O), 공동 개발, 임상 1상 및 2상 진입을 목표로 하겠지만, 다안바이오의 최종 목표는 길리어드, 리제네론, 제넨텍 같은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우선 국내 톱티어(Top-tier) 항암제 전문 바이오텍으로 성장하겠습니다."

조 대표는 "회사는 DN-101뿐만 아니라 이중항체 기반 T세포 인게이저인 'DN-201'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나서고 있다"며 "일부 파이프라인은 기술수출(L/O) 및 글로벌 기업과 공동 개발을 고려하고 있다. 다만 DN-101의 경우 반드시 임상 1상 및 2상을 마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L/O를 통해 마일스톤과 로열티 만으로 운영되는 회사의 모습보다는 자체적인 신약 상업화에 나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차별화된 TCR 기반의 항암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는 다안바이오는 지난 1월 시리즈 A 투자 라운드에서 2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으며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투자 라운드에는 △솔라스타벤처스(아주IB투자 미국법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파라투스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벤처스 △데일리파트너스 △케이비인베스트먼트 △솔리더스인베스트먼트 △흥국증권 △신한캐피탈 △퓨처플레이가 참여했다.

마지막으로 조 대표는 회사의 조직문화에 대해 "모든 직원들과 목표 지향성을 공유한다. 또 글로벌에서 경쟁 기업을 압도하려면 탄탄한 실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구성원 간 지속적인 디스커션Discussionㆍ토론)을 진행하고 있다"며 "다안바이오는 뚜렷한 성과를 내는 구성원을 상호 간 존중하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회사는 목표 지향성을 중요시 여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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