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YtoY 인터뷰] 보령 장두현 대표

2024년 매출 1조-영업이익 1천억 이상 달성 정조준
업계 넘버원 달성 원년, 일하는 방식-시스템 걸맞게 개선
영업-유통 실력 재검증 받고 증명할 수 있도록 드라이브
국내사 항암제 사업 1위, 전문조직-제조능력 등 성장 견인

히트뉴스는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문언론 출입기자단과 공동으로 주요 제약기업 CEO 인터뷰를 진행한다. 2023년 구상이 어떻게 실현됐는지 점검하고 새로운 2024년을 계획하는 'Year to Year' 인터뷰 형태로 꾸몄다. 보령 장두현 대표와의 인터뷰는 지난 5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진행됐다. 인터뷰 직전 배포된 보령 간담 자료의 타이틀 '항암제 주권 확립 나선다'가 눈길을 끌었다.

 복습  2023 보령 장두현 대표 인터뷰

① 우리는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이라고 불러요. 2020년 항암제 젬자, 2021년 조현병치료제 자이프렉사, 2022년 비소세포폐암치료제 알림타를 사왔어요. 시장이 있고 수익이 명확하게 보장되는 상품을 사오는 거니까 회사가 숫자 중심적 경영을 하는데 크게 도움이 됐어요. 더 큰 이익을 캡처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 제품을 M&A하는게 저희 목표이기도 해요. 그런 제품들을 계속해서 M&A할겁니다.

② 보령은 이 길 밖에 없어요. 3~5년내 규모 측면에서 대형제약사를 쫓아가야 하는데 같은 방식으로는 어렵잖아요. 카나브만 죽어라 파는게 아니라 이것도 팔고, 저것도 팔 수 있는, 선생님들과도 이 얘기도 하고 저 얘기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게 목표였어요. 라이선스를 들여오든, M&A를 하든, 제네릭이나 개량신약을 만들든 포트폴리오를 제대로 세팅하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③ 당뇨입니다. 당뇨시장에서 기선을 잡는게 우리 경영목표 중 하나에요. 올해에만 포시가, 자누비아 같은 약들 특허가 다 풀려요. 이거 포함해서 5년 동안 출시 가능한 당뇨 단일제, 복합제 등 15개 품목 모두를 준비해 놨어요. 2~3조 시장이 열리는 건데 10%만 잡아도 2000억입니다.

 

 리뷰  보령 장두현 대표 2023 인터뷰 다시보기 

 

보령 장두현 대표 (제공=보령)
보령 장두현 대표 (제공=보령)

보령은 2023년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8596억, 영업이익 682억을 달성했다고 잠정 공시했다. 2022년(7604억-566억)과 2021년(6272억-414억)의 성적표와 비교하면 연간 1000억 이상의 외형성장과 100억 이상의 이익성장을 달성한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보여준 그동안의 퍼포먼스를 고려하면 '과속'이라 불러도 과하지 않다. 장 대표가 2023년 초 기자간담에서 장담한 LBA 전략과 당뇨 제네릭 시장에서의 압승은 정해진 날짜에 돌아와 현금화됐다.

그간 인터뷰 스타일과 달리 다소 차분해진 장두현 대표는 "매출 1조 이상, 영업이익 1천억 이상을 에이밍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넘버원으로 가는 원년"으로 2024년을 규정한 그는 숫자 1을 화두로 보령에 드라이브를 거는 중이다. 일하는 방식, 시스템 등을 넘버원에 걸맞게 준비해 나가는 시작점으로 올해를 만들어간다는 포부이다.

케이캡을 HK이노엔과 공동으로 판매한다”는 것 외에 포트폴리오상 작년과 달라진 게 없다는 장 대표는 "보령의 영업, 유통 실력을 다시 한 번 재검증 받고 증명하는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에는 김봉석 혁신신약센터장(전무), 김기덕 Onco본부장(상무), 김영석 Onco부문장(전무) 등 항암제 영업마케팅 및 R&D 핵심인력이 총출동했다. 장 대표는 "온콜로지(Oncology) 쪽에서 저희가 앞으로 어떻게 포지셔닝하고 리더십을 가져가는지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자료제공=보령
자료제공=보령

 

 항암사업 키워드  ① 국내사 시장점유율 No.1

보령은 항암제 경쟁력을 토대로 '국내 제약사 중 항암제 시장점유율 1위'라는 사업적 성과를 일궈왔다. 국내 항암제 처방액 규모는 약 3조원대(아이큐비아 데이터, 2022.4Q~2023.3Q)로 이 중 다국적 제약사 제품이 76.4%를 차지할 정도로 해외의존도가 높다. 처방액 상위 10개 기업 중 국내사는 4위인 보령(2478억원)이 유일하다. 현재 보령은 항암제부터 항암보조 치료제 등 30여 종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중에는 매출 원가율 100%가 넘는 보령에피루비신염산염주(성분명 에피루비신), 이피에스(성분명 에토포시드), 에이디마이신주사액(성분명 독소루비신) 등도 있다.

보령은 K-항암제의 개발과 안정적 공급을 넘어, 기존 제품의 편의성을 제고해 암치료 여건 개선하는 R&D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보령은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를 기존 분말 형태에서 액상주로 제형을 개선했다. 또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도세탁셀 액상제제 항암제인 ‘디탁셀’을 출시하기도 했다.

보령 항암제 개발 현황. (자료제공=보령)
보령 항암제 개발 현황. (자료제공=보령)

 

 항암사업 키워드  ② 전문조직ㆍLBA 전략으로 4배 성장

보령은 2007년부터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하기 시작, 2019년에는 'Onco본부'를, 2020년부터는 'Onco부문'으로 점차 조직을 확대했다. 2021년에 국내에서 유일한 혈액암 전문그룹을, 올해 1월부터는 폐암팀을 신설해 암종별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조직을 별도로 구축했다. 이를 기반으로 보령의 항암제 사업은 2019년 매출 798억원에서 2023년 2170억원으로 4년 만에 3배 가까이 성장했다.

특히 보령은 자신들만의 독특한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전략'을 통해 글로벌 다빈도 항암제를 자산화, 내재화 함으로써, 해당 항암제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빠른 속도로 늘려가고 있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으로 그동안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를 인수했다.

보령 항암제 매출 현황 (자료제공=보령)
보령 항암제 매출 현황 (자료제공=보령)

 

 항암사업 키워드  ③ EU GMP 승인 예산 항암제공장 

보령은 항암제를 대량 생산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세계적인 수준의 항암제 제조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 2019년 준공된 보령의 세포독성 항암주사제 생산시설은 약리활성이 높은 의약품도 안전하게 생산할 수 있는 최신식 ‘아이솔레이터 시스템(Isolator System)’을 대부분의 제조공정 단계에 갖췄다. 아이솔레이터는 작업자와 생산라인 사이의 가림막 개념으로, 유해 성분이 작업자에게 직접 닿지 않도록 해준다.

국내에서는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를 통해 GMP 승인을 받은 이후, 같은 해 12월 말부터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인 '벨킨주(성분명 보르테조밉)' 생산을 시작으로 예산공장의 항암주사제 생산이 본격화됐다. 특히 지난 2월에는 EU-GMP(유럽연합 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보령은 LBA 전략을 통해 자산화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를 예산캠퍼스에서 직접 생산함으로써, 글로벌 항암제도 자체 생산할 수 있는 역량을 입증했다.

보령 예산공장의 제조 경쟁력 (자료제공=보령)
보령 예산공장의 제조 경쟁력 (자료제공=보령)

 

 항암사업 키워드  ④ 희귀암 말초 T세포 림프종 신약 개발 

보령은 희귀암을 타깃으로 한 항암신약 'BR101801(프로젝트명 BR2002)'을 개발 중에 있다. BR101801은 암세포의 주요 성장 조절인자인 PI3K 감마(γ), PI3K 델타(δ), DNA-PK를 동시에 삼중 저해하는 혁신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말초 T세포 림프종(PTCL, Peripheral T-Cell Lymphoma) 치료제로 개발 중인데 최근 완료된 임상 1b상 시험(완전관해 2명, 부분관해 1명)과 2021년 완료된 임상1a상(완전관해 1명, 부분관해 2명) 등 총 19명의 임상 1상 유효 평가 환자 중 6명에게서 효능을 확인했다. 이 임상 결과는 혈액암 분야 세계 최대 학회인 미국혈액학회(ASH, American Society of Hematology)에서 발표됐다.

BR101801은 2022년 10월 미국 FDA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고, 지난해 8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발 단계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보령은 올해 1분기 중으로 임상 1상 최종결과 보고서를 완료할 예정이며, 올해 안으로 임상 2상을 신청할 계획이다.

앞으로 보령은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 전략에 초점을 맞춰 신약개발을 진행해 나갈 방침이다. NRDO는 신약 후보물질을 바이오텍 등 외부에서 도입해 임상 단계에 빠르게 진입하는 신약개발 전략이다. 이를 위해 보령은 유망 바이오텍들과 지속적인 공동연구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보령 본사 건물. (사진제공=보령)
보령 본사 건물. (사진제공=보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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