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부터 유통 본격 시작
기존 '졸로푸트'부터 산도스까지, 대형 품목 앞세워 공세 강화하나

중추신경계(CNS) 약물 분야에서 공 들이고 있는 삼일제약이 최근 우울증 치료제의 대표 주자 중 하나인 '이팩사'의 유통권까지 손에 넣었다. 다수의 오리지널은 물론, 산도스의 품목까지 확보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울증 포트폴리오'까지 강화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비아트리스코리아가 공급하던 우울증 치료제 '이팩사엑스알서방캡슐(성분 벤라팍신)' 2개 품목의 국내 유통을 삼일제약이 맡기로 했다. 이팩사는 국내에서 쓰이는 우울증 치료제 중 하나로,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 계열의 대표 주자 중 하나다. 많이 쓰이던 삼환계 항우울제 등과 비교했을 때 수용체 선택을 높여 효과는 비슷하면서도 부작용 위험은 낮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기존 우울증,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공황장애 등의 치료는 물론이고, 의료현장에서는 '오프라벨(off label)'로 월경전불쾌증후군이나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기면증, 안면홍조 등에도 쓰일 만큼 다양한 치료범위를 임상에서 인정받은 약제로 꼽힌다.

이팩사엑스알은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 기준 2023년 약 26억원 상당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1억원 상당 감소한 금액이지만, '벤라팍신' 성분 중 제일 높은 수치다. 제네릭 중에서는 한림제약의 '베넥사'가 판매고가 제일 높지만, 이팩사와 견줘 절반이상 차이가 난다. 이팩사엑스알은 이후 나온 '데스벤라팍신' 성분 제제를 포함해도 한국화이자의 '프리스틱'에 이어 두 번째 순위다.

사실 이번 유통 계약의 경우 처음 이야기가 나온 시점은 지난해 11월 말께다. 삼일제약이 최근 들어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하면서 외형적 성장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팩사 이슈가 떠올랐다. 이 과정에서 최근 조금씩 공들이고 있는 CNS 약물의 라인업 확충도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이번 유통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일제약은 비아트리스코리아의 제품 상당수를 유통 및 판매하면서 해당 사업부의 매출도 크게 높아졌다. 대표적으로 다른 기전의 우울증 치료제 '졸로푸트', 불안증 치료제 '자낙스', 조현병 치료제 '젤독스' 등이다. 자연스레 해당 사업부의 매출은 2022년 211억원으로 성장했다. 더욱이 국내 사업에서 손을 뗀 한국산도스의 허가권을 받으면서 약 170억원 상당의 CNS 품목에 대한 허가권도 확보해 힘을 싣는 모양새다.

삼일제약의 움직임은 항암제와 함께 오리지널 처방 신뢰가 매우 높은 정신신경과 등의 의료기관에서 국내 대표적인 CNS 강자들인 명인제약과 환인제약 사이에서 후발 주자로서 매출을 키우면서 영업 전선을 넓힐 수 있는 오리지널 판매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비아트리스와 함께하던 기존 CNS 품목과 함께 산도스, 이번에는 우울증 치료제 중 대표격으로 꼽히는 이팩사까지 한 데 모은 삼일제약이 과연 현대약품ㆍ동화약품 등 최근 수년간 함께 해당 분야를 강화해 온 후발 주자들 사이에서 얼마나 더 큰 성장을 기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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