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 약으로 임상 완료 후, 6월 분류 변경 신청 예정
개량신약 지위 얻어 매출 확장성 노리나… 일부선 사재기 가능성도

명문제약이 '국민 멀미약'이라는 이름과 함께 높은 인지도를 가진 일반의약품 '키미테'를 수술 전후 쓰이는 전문의약품으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지난해부터 시작된 가운데, 오는 6월께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분류 변경을 신청할 예정으로 나타났다.

같은 형태를 가진 동일 성분 의약품이 1개뿐인 가운데 기존 주사보다 '패취'라는 형태로 개량신약의 약가 우대는 물론, 복용 편의성을 노려 시장을 잡겠다는 이들의 움직임이 향후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어떤 '응답'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지난달 31일 업계에 따르면 명문제약은 현재 진행 중인 자사의 멀미 예방약인 '키미테패취(성분명 스코폴라민)'의 임상 결과를 토대로 식약처에 의약품 분류를 전문의약품으로 변경하기 위한 신청 서류를 6월에 내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명문제약은 지난 2022년 8월 16일 식약당국으로부터 MMP-305를 사용해 수술 후 구역과 구토의 예방 및 안전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바 있다. MMP-305는 회사가 판매하고 있는 키미테패취의 성분명인 스코폴라민 성분의 패취제다.

이후 임상을 약 1년 이상 진행하면서 기존 스코폴라민 성분 패취를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변경하기 위한 평가에 돌입했다. 이는 실제 수술 후 구역 혹은 구토로 인해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07년 대한의사협회지에 발표된 자료를 보면 수술 후의 구역과 구토를 느끼는 이는 환자 중 25~3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그 정도가 심해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우도 0.18% 수준인데, 매년 이뤄지는 수술의 건수를 생각하면 적지 않은 숫자다.

수술 후 해당 증상으로 인해 입원 기간이 길어지고 치료 비용 자체가 늘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를 중요히 여기는데, 일반적으로는 세로토닌 수용체 억제제를 통해 미주 신경에 있는 반응기를 억제해 구역과 구토를 억제하도록 한다. 미국 등에서는 패취제를 사용하는데 그 주요 성분이 스코폴라민이다.

현재 국내에서 스코폴라민 성분의 패취제는 키미테패취가 유일한 상황이다. 줄어드는 멀미약 시장 규모 속에서 일반의약품으로 낮은 매출을 유지하기보다는 전문의약품으로 새로운 기회를 찾는 것이 유리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하나 더 노릴 수 있는 기회는 개량신약의 위치다. 동일한 성분인 경우에도 투여 경로를 바꾸면 개량신약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여기에 개량신약으로 인정받으면 시판 후 조사 만료 기한으로 최소 4년을 얻는 동시에 제네릭 등의 등장도 막을 수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거나 하는 경우에는 방어도 가능하다.

명문제약 관계자는 "6월 즈음 전환 신청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이 있다. 현재 임상에 들어간 제품을 전환 신청을 하면 심사에 따라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전문의약품 분류가 실제 가능한지 등의 여부는 식약처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를 두고 이미 업계 일각에서는 해당 제품을 사들이기 위한 움직임도 조금씩 보인다. 일부 유통업체와 약국가에서는 6월 제품이 전문약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전문약이 되기 전 제품을 미리 구매하려는 약국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혹시 전문약으로 분류가 바뀌어도 일반약 상태로 사입했던 제품은 판매가 가능하다. 멀미약 시장 규모가 작아진다고 해도 아직까지 절반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는 제품으로 불리는 만큼 미리 제품을 사들이면 분류 전환이 되기 전에 팔 의약품을 먼저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과거 소아용 키미테 제품이 자연스럽게 사라진 사례가 있기에 약국가 역시 더욱 제품 사입에 열을 올릴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이후 새 시장을 노리기 위해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임상을 진행한 명문제약이 과연 과거 삼아제약의 '리도멕스' 이후 2번째 일반의약품의 전문약 전환이라는 결과를 받아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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