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영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
"이베니티, 기존 치료제보다 골밀도 개선과 골절 발생 위험 감소 우월"
"실사용 전문의들, 빠른 통증 조절도 장점으로 소개"

암젠이 개발한 골형성제제 '이베니티(성분 로모소주맙)'가 골다공증 환자 중 절반 이상이 겪고 있는 '척추 골절'의 예방부터 골밀도 개선, 통증 조절을 위한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름 그대로 뼈 사이사이에 구멍이 뚫리는 '골다공증'은 뼈의 양 감소와 질적인 변화로 인해 뼈의 강도가 약해져 일상적인 충격에도 쉽게 골절로 연결될 수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 질환은 흔히 폐경 후 여성과 고연령의 노인들이 겪게 되는데, 척추ㆍ고관절ㆍ견관절ㆍ손가락ㆍ발가락 등 우리 몸 대부분의 뼈들에서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골절 중에서도 가장 많은 환자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척추 골절이다. 통계적으로 집계되진 않았지만, 정형외과 전문의들은 약 50% 내외 골다공증 환자가 척추 골절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이런 골다공증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한 최적화된 치료법을 제시하기 위해 2020년 미국 임상내분비학회(AACE)와 내분비학회(ACE)는 '폐경기 골다공증 진단 및 치료 가이드라인(Guidelines for the diagnosis and treatment of postmenopausal osteoporesis) 2020년판'을 통해 골다공증 골절을 '초고위험군'으로 설정하고, 적극적인 초기 약물 치료를 권장하고 있다.

골다공증 골절위험군 분류 - 출처 골대사학회 골다공증 진료지침

우리나라도 이를 기초로 2022년 '골다공증 진료 지침'을 발간해 국내 상황을 고려한 치료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초고위험군은 △최근 12개월 내 골절(척추골절 또는 대퇴골절) 발생 환자 △골다공증 약물 치료 중 골절 발생 환자(치료실패) △다발골절 △뼈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약제를 사용하는 동안 발생한 골절 △고령이면서 T-점수가 -3.0 미만인 환자 △낙상의 고위험군 또는 손상을 동반한 낙상으로 부상 병력이 있는 환자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 위험이 매우 높은 환자(10년 대퇴골절위험 4.5% 이상 또는 주요 골다공증 골절위험 30% 이상) 등이 해당한다.

기존 골다공증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골형성 제제 또는 골흡수 억제제가 사용돼 왔다. 하지만, 이 두 작용을 모두 유발할 수 있는 '이베니티'가 2019년 5월 국내에서 허가를 받으면서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베니티 작용기전 / 출처=암젠
이베니티 작용기전 / 출처=암젠

이베니티는 골형성 억제 단백질인 '스클레로스틴(Sclerostin)'을 표적하는 인간화 단일클론항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골절 위험이 높은 폐경 후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 △골절 위험이 높은 남성 골다공증 환자의 골밀도 증가 등을 적응증으로 허가를 받았다. 한 달에 1번(다른 투여 부위로 연속 2번 투여), 총 12회를 1년에 걸쳐 피하주사 형태로 투여해야 한다. 치료 완료 후에는 골흡수 억제제로의 골다공증 치료 전환이 필요하다.

<히트뉴스>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척추 골절을 동반한 골다공증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박시영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를 만나, 척추 골절의 위험성과 이베니티의 장점 그리고 활용 범위에 대해서 들어봤다.

박시영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히트뉴스와 인터뷰를 진행중이다.
박시영 신촌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 교수가 히트뉴스와 인터뷰를 진행중이다.

 

척추 골절, 왜 위험한가?

박시영 교수는 "정형외과에서는 골다공증 골절 치료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대개 60세 이후부터 골다공증 골절의 위험도가 증가하고, 80세 이상이 되면 특히 여성의 경우 일생동안 골다공증을 최소 1번 이상 경험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대표적으로 척추는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골절"이라며 "20개 이상의 뼈가 있기 때문에 척추는 하나가 부러지면 또 다른 하나가 부러질 위험도는 약 5배 증가하고, 두 번째 골절을 경험하면 세 번째 골절 경험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즉, 뼈는 한 번 부러지면 회복되지 않고 재골절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에 골절 위험이 큰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은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척추 골절 환자들은 흔히 본인이 골절이 발생했는지 인지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치료 시기를 놓치고, 외형적인 변화가 오기도 한다.

박 교수는 "척추 골절이 발생하면 허리가 굳고 키가 줄어든다. 실제로 본인 키가 160㎝였던 환자의 척추가 부러지면서 140㎝ 이하로 줄어든 경우도 있었다"며 "이 경우 자신의 신체 이미지에 대한 왜곡이 심해지고 외부 외출시 불안감이나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척추 골절이 발생한 환자가 내원했을 시 의사는 흔히 약물적인 치료 방법과 수술적인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 박 교수는 "보통 첫 번째 골절이 발생했을 때 반드시 수술이 필요한가는 아주 세심하게 접근해야 한다. 척추 골절에 한해서는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라며 "수술을 고려하더라도, 이후에 또 다른 골절이 발생할 것인가, 해당 골절 부위가 안정화될 것인가 등을 고려해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야 하고, 이러한 부분에 있어 골다공증 약제 선택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척추 골절로 인한 통증이 심해지고 본인 일상생활의 활동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치료 외에도 추가적으로 척추 골절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베니티 허가 후, 치료 환경은 어떻게 바뀌었나?

박시영 교수는 "이베니티 같은 혁신 골다공증 치료제들이 개발되기 전까지, 약 20년간 '비스포스네이트' 제제와 같은 골흡수 억제제들이 많이 사용됐다"며 "이 골흡수 세포들은 활성도가 높은 반면 골형성 세포의 활성도는 비교적 굉장히 떨여져 이를 촉진하기 어려웠으나, PTH(부갑상샘 호르몬) 제제, 이베니티 등이 개발되면서 다양한 선택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이베니티는 이제까지 그 어떠한 약제보다 훨씬 더 높은 골밀도 개선 효과를 보였고, 척추 골절이나 비척추 골절, 고관절 골절의 예방 효과에도 충분히 효과를 보였기 때문에 다른 약제에 비해서는 훨씬 더 우월하다고 볼 수가 있다"면서 "다만 재골절 위험 등을 고려해 1년 쓰고 나서 충분히 올린 골밀도 수치를 유지하기 위해 프롤리아(성분 데노수맙) 등으로 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박시영 교수의 이베니티에 대한 신뢰는 약 1만4000명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환자 대상 19개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이 연구 중 허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대표 임상으로는 'FRAME', 'ARCH', 'STRUCTURE' 등이 있다.

FRAME 연구 -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률 비교 / 출처=암젠
FRAME 연구 -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률 비교 / 출처=암젠
ARCH 연구 -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률 비교 / 출처=암젠
ARCH 연구 -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률 비교 / 출처=암젠

척추 골절 위험 관련해서는 전체 고관절 또는 대퇴경부 T-점수가 –2.5~-3.5인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 대상으로 연구한 FRAME 임상 3상 연구에서 12개월 시점에 이베니티 투여군의 새로운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이 위약군 대비 73% 낮게 나타났다. 또 골다공증 및 취약성 골절이 있는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알렌드로네이트'와 비교한 ARCH 임상 3상 연구에서 12개월 시점에 이베니티 투여군은 대조군 대비 척추 골절 발생 위험이 37% 감소했다.

골밀도 증가와 관련해서는 FRAME 연구에서 이베니티 투여군이 12개월 시점에 위약군 대비 요추(13.3%), 전체 고관절(6.8%) 및 대퇴 경부(5.2%)의 골밀도가 유의하게 증가했다. ARCH 연구에서도 같은 시점 대조군 대비 요추(13.7%)와 전체 고관절(6.2%)의 골밀도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과거 3년간 비스포스포네이트 복용 경험이 있는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이 참여한 STRUCTURE 임상 3상 연구에서도 이베니티 투여군은 치료 12개월 시점에서 전체 고관절(2.9%), 대퇴 경부(3.2%), 요추(9.8%)의 골밀도 증가가 확인돼 다른 골형성 촉진제 대비 유의미한 임상적 효과를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절 경험이 없는 골다공증 환자에서 이베니티의 예방 효과를 보여주는 임상 결과도 있었다. FRAME 연구에 참여한 폐경 후 여성 7180명 중 골절은 없지만 T-점수가 -3.0 미만인 2825명의 골절 임박 초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하위 분석 결과, 이베니티 투여군의 새로운 척추 골절 위험은 위약군보다 76%, 임상 골절 위험은 60%, 비척추 골절 위험은 5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다공증 치료제가 허가되기 위해서는 임상을 통해 골절이 발생한 빈도와 두 번째 골절이 발생한 빈도를 볼 필요가 있는데, 이베니티는 기존 치료제 대비 이 2가지 요소에서 우월성을 모두 입증했다는 것이 박시영 교수의 의견이다.

 

이베니티 허가 2년이 경과했다. 의료진들의 반응은?

박시영 교수는 "이베니티의 임상 결과를 살펴보면, 골절 경험의 유무에 관계 없이 골밀도 개선과 골절 발생 위험 감소를 보였다. 이는 치료부터 예방까지 모두 활용될 수 있다는 의미"라며 "현재 2년 정도 사용됐기 때문에, 사용 경험 또한 많이 축적되고 있는 상태로, 실제 정형외과 현장에서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좋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베니티는 골다공증 치료의 차원에서 골밀도 개선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예방과 통증 조절 차원에서도 그 가능성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의료진들의 평가다. 박 교수는 이베니티 투여를 고려하고 있는 국내 의료진들에게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이미 많은 의료진과 척추 골절 환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 이베니티를 썼을 때 다른 치료제에 비해 통증의 조절이 빨리 되고, 재골절 발생 위험도 상당히 떨어진다는 것"이라면서 "이런 의견들이 향후 이베니티를 활용한 초고위험군 환자의 적극적인 치료를 해볼 수 있는 근거가 되고, 한번 골절이 발생한 이후 사용을 고려하기보다는 그 전에 치료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는 요소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