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mRNA 파이프라인 47개…항암·희귀질환·감염병 3축 중심
"국내 mRNA 치료제, 진도 늦지만 특정 질환분야서 승부 가능"

코로나19(COVID-19) 백신 개발에 이어 모더나(Moderna)가 mRNA 기술 적용 분야를 공격적으로 넓히고 있다. 모더나가 감염병ㆍ희귀질환ㆍ항암 분야에도 mRNA 기술을 적용해 동종 분야 '초격차'를 목표로 하는 가운데, 한국의 mRNA 바이오텍들이 그 격차를 좁혀나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25일 모더나 측 공식 자료에 따르면, 회사가 현재 개발 중인 mRNA 파이프라인은 47개에 달한다. 이 중 39개가 임상에 진입한 상태다.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으로는 △항암백신 'mRNA-4157(이하 개발코드명)' △희귀질환 치료제 'mRNA-3705'ㆍ'mRNA-3210' △감염병 백신 'mRNA-1345'ㆍ'mRNA-1010'이 있다.

항암 분야에서 주목받는 파이프라인은 mRNA-4157로, 환자 맞춤형 신항원(Individualized Neoantigen) 발현으로 면역항암 치료를 돕는다. mRNA-4157은 현재 미국 머크(MSD)의 키트루다(KEYTRUDA)와 병용해 절제술 이후 3~4기 고위험 흑색종(Resected high-risk stage III/IV melanoma)을 적응증으로 개발되고 있다. 지난 4월과 6월 발표된 임상 2b상 결과에서 mRNA-4157+키트루다 병용은 키트루다 단독요법에 비해 무재발생존기간(RFS)과 원격전이무병생존율(DMFS)을 유의미하게 향상시켰다.

희귀질환 포트폴리오에는 메틸말론산혈증ㆍ페닐케톤뇨증ㆍ프로피온산혈증 치료제들이 포진해 있다. 메틸말론산혈증 치료제 mRNA-3705는 임상 1/2상을 진행 중이다. 중간 결과로 용량의존적인 메틸말론산 감소가 관찰되며, 연간 대사성 대상부전 발생치(MDEs)와 입원율까지 감소시키는 결과를 보였다. 페닐케톤뇨증 치료제 'mRNA-3210'과 프로피온산혈증 치료제 'mRNA-3927'도 임상 개발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각각 임상시험계획(IND) 제출과 임상 1/2상 단계에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대폭 확장된 감염병 포트폴리오에는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백신 'mRNA-1345'와 독감 백신 'mRNA-1010'이 있다. mRNA-1345는 현재 품목허가 단계에 접어든 상태로, 60세 이상 성인의 RSV 연관 하기도호흡기질환(LRTD)과 급성호흡기질환(ARD)을 적응증으로 한다. 또 mRNA-1010은 최근 임상 3상에 성공하면서, 이르면 내년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항암ㆍ희귀질환ㆍ감염병 3축에 무게를 둔 모더나와는 달리, 국내 mRNA 치료제 개발 기업들은 코로나19 백신을 제외하고는 주로 항암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미약품ㆍ뉴클릭스바이오ㆍ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가 있다.

한미약품은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항암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 한미약품은 KRAS 변이 항원 전사체를 포함한 mRNA 항암백신을 KRAS 변이 마우스(mouse) 종양모델에 실험한 결과를 발표했다. 실험 결과 종양 성장이 37% 억제되고, 종양 크기가 45.4% 감소하는 것이 관찰돼, 본격적인 전임상 개발 가능성이 시사된 바 있다.

뉴클릭스바이오와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는 각각 후보물질 최적화(Lead Optimization)와 초기 전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뉴클릭스바이오의 경우 모더나를 위시한 주요 mRNA 치료제 개발사와는 달리 원형(Circular) mRNA 기반 면역항암 항체치료제 및 항암백신을 개발 중이다. 기존 선형(linear) mRNA에 비해 약물 투여 후 mRNA 안정성이 높아, 약효의 장기지속을 노릴 수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또 드노보바이오테라퓨틱스는 mRNA로 자연살해(NK)세포 활성을 유도하는 이중항체ㆍ다중항체를 발현시키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타깃 적응증은 혈액암 4종과 고형암 1종으로, 모두 후보물질 최적화 단계에 있다.

전체적으로 국내 mRNA 기술은 '진도' 면에선 모더나에 비해 뒤처진 것이 사실이나,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특장점 또한 구비돼 있다고 업계 전문가들은 말한다. 국내 바이오 벤처 고위 관계자는 "선형 mRNA에 있어 폴리에이(Poly-A)ㆍ5 프라임 캡핑(5 prime capping) 등에 글로벌 기업들의 선행 특허가 있어, 관련 기술 개발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며 "이에 몇몇 국내 기업들은 원형 mRNA 기술로 해당 특허 문제를 회피하면서 약효지속 면에서 비교 우위를 보이는 등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상업화 이전부터 항암ㆍ면역 분야 다방면에 걸쳐 mRNA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개발(R&D)을 지속해 왔다"며 "국내 기업은 모더나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기는 어렵겠지만, 특정 질환 분야에 집중해 R&D를 지속한다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 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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