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R&D 기반 자기 제품+강력한 영업+ 높은 탄력 회복성의 힘

빅 베어(Big Bear) 대웅제약의 포효가 우렁차다. 조 단위 기술 수출의 문이 열린 2015년을 '한미약품의 시간', 폐암신약물질 레이저티닙을 1조4000억원에 기술 수출한 2018년을 '유한양행의 시간'이라고 부른다면, 국산신약 34호와 36호를 잇따라 허가받은 2021년과 2022년은 영락없는 '대웅제약의 시간'이다. 대웅제약은 한미약품과 유한양행의 '글로벌 기술수출과 다른 방식'과 다른 결로 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대웅제약 성장 방식의 핵심은 시장성 높은 베스트 인 클래스(Best in Class) 신약 2종 등 자체 품목에 대해 '국내서 가장 강력한 대웅제약의 영업력'을 풀 파워로 투입해 연간 매출 1000억원 이상 블록버스터로 육성하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즈니스 영토를 가능성 있는 외국 시장으로 넓혀 품목당 매출을 1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데, 이름하여 '1품1조' 전략이다. '1품1조'란 단일품목 연간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른다는 뜻이다.

사진/대웅제약
사진/대웅제약

2021년 12월 허가를 받아 2022년 7월 출시한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시장 안착의 정도를 넘어 올해 12월31일까지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회사는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HK이노엔 케이캡이 대웅제약 못잖은 영업력을 지녔다는 종근당을 우군삼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시장에서 일궈낸 성과라는 점에서   대웅제약은 더욱 자신감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올해 12월 위염적응증 영업이 본격화되면 2~3년 내 매출 2000억원 이상 대형품목으로 육성할 수 있다는 보는 것이다.     

대웅제약이 국내 처음 자체개발한 SGLT-2 당뇨병 치료 신약 엔블로도 2022년 11월 허가받은 이래 올해 5월 출시돼 펙수클루와 동일한 성공 트랙을 타고 있다. 출시 전인 올해 초 브라질과 멕시코 두 국가에 시장 규모 2조 원에 달하는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놓은 상태인데, 2024년 하반기 현지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2021년 글로벌 IMS 자료 기준으로 1조7000억 원 규모에 달하는 아세안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1품1조의 근간품목이다. 

곡절 많은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도 선전중이다. 2022년 796억원에서 78.5% 상승한 14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이 가운데 해외 매출은 1099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77%에 달한다. 세계 최대 보툴리눔 톡신 시장인 미국에서 연 매출이 전년 대비 49% 늘어났으며, 태국, 브라질 등 각 대륙 최대 시장에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톡신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고 회사는 판단하고 있다. 중국 진출을 비롯해 호주, 독일, 오스트리아 등 높은 시장성이 입증된 국가에서 발매, 나보타의 글로벌 점유율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누구라도 갖고 싶어하는 자체품목 혹은 자기품목은 연구개발의 성과인데 근래 3년 대웅제약의 매출액대비연구개발비율과 금액은 ①2022년 17.34% 2014억원 ②2021년 16.67% 1759억원 ③2020년 15.30% 1445억원에 이른다. 그러면서도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과 금액은 9.1% 1060억원, 9.1% 955억원, 1.3% 126억원이었다. 자기 제품 효과를 누리며 2021년 1조551억원으로 전통 제약산업계가 꿈꿔왔던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R&D가 돈이 되고, 모아진 돈이 R&D를 추동하는 선순환 구도가 탄탄해 지고 있다.   

대웅제약은 산업계에서 제일 회복탄력성이 제일 높은 곳으로 꼽힌다. 당뇨치료제 자누비아나, 치매치료제 글리아티린같은 거대품목을 잃고나서도 1~2년 지나면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거뜬히 상처를 새살로 채우는 실력은 마치 자체 제조 생산하는 '이지에프 새살연고'를 닮았다. 경영적 측면 외 보톨리눔 톡신 균주 다툼만 해도 그렇다. 상대방의 지속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현업을 유지 발전시키는 조직 역량도 업계 최강 수준이다. 

원래도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대웅제약인데, 최근들어서는 윤재춘 (주)대웅 대표(1959년생)를 필두로 전승호 대웅제약 대표(1976년생)와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1977년생) 등 대웅그룹 트로이카가 '1품1조'와 '회사매출 3~4조'를 향해 같은 꿈을 꾸고 있어 제대로 탄력이 붙었다는 것이 안팎의 이야기다. 대웅제약 성장 방식이 '바이오라는 인기 유행어'에 밀려 의기소침해진 전통제약회사들에게 용기와 영감을 주는 성공 사례가 되고 있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한미약품, 동아에스티, 보령, 휴온스 등 국내 전통회사들이 자신들만의 성장방식을 만들며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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