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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텍, 단순 기술이전 아닌 후보물질의 제품화 개발 나서야"

"글로벌 기술이전(L/O)만이 정답은 아니다. 국내 바이오텍의 영속성이 유지되려면 기술이전한 후보물질이 제품으로 허가를 받은 후 매출을 일으켜야 한다. 여태까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중 글로벌 기술이전한 물질 중 제품화된 경우가 없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은 지난 17일 회사의 주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개발 진행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기자간담회서 이같이 밝혔다.

이병건 회장은 "제품 개발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제조공정(CMC)이 필요하다. 또 기술이전을 하더라도 공동 임상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며 "지아이이노베이션은 2030년 이전까지 GI-101, GI-301에 대한 품목허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 / 사진=남대열 기자
이병건 지아이이노베이션 회장 / 사진=남대열 기자

그는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한 길리어드사이언스(Gilead Sciencesㆍ이하 길리어드)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국내 바이오텍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1987년 설립된 길리어드는 10년 단위로 회사의 핵심 영역을 연구개발(R&D) 기술수출에서 직접 판매, 인수합병(M&A)까지 확장해 오늘날 글로벌 빅파마의 반열에 올랐다.

대다수의 국내 바이오텍은 스타트업 단계에 위치해 있으며, 혁신신약(First-in-class)이 아닌 계열 내 최고 신약(Best-in-class) 기술수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국내 바이오텍이 기업의 영속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무대로 진출하려면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탄탄한 데이터를 보유한 바이오텍이라면 미국 벤처캐피탈(VC)의 투자 유치를 시도해 봐야 한다. 또 향후 10년 뒤 아시아 시장이 전체 의약품 시장의 3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아시아 시장에 적극 진출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국내에서도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바이오텍이 등장하고 있다. 이달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한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회사는 국내 유일의 상업용 CAR-T 생산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 시설을 활용해 향후 아시아 비즈니스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큐로셀은 회사가 충분히 운영 가능한 수준의 매출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많은 바이오텍이 글로벌 기술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단순 기술이전을 넘어선 제품화 개발 및 기업의 영속성 유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비상장 벤처들의 목표가 국내 상장 바이오 기업이 되는 것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시가총액 10조원 이상의 '빅 바이오텍(Big Biotech)'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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