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보다 중요한 인식... 팍스로비드의 오해
임상과 RWD로 검증한 데이터...중증·사망률 감소

"아직 팍스로비드 처방할 때는 아닌 것 같으니, 우선 해열제 처방할게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받은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처방활성화를 위한 첫 번째 관문은 경구용 코로나치료제에 대한 인식 개선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은 24일 팍스로비드 품목허가관련 기자대상 '프레스 유니버시티(Press University)를 개최하며 팍스로비드 품목허가를 가능하게 했던 임상시험 및 RWD 연구결과 및 팍스로비드의 임상적 가치를 설명했다.

 

팍스로비드, 중증·사망 위험 감소에 가치있어

한국화이자 마케팅팀 김은지 이사는 팍스로비드의 가치는 사용가이드 그대로 확진 5일 이내 투약으로 중증·사망률을 억제하는 데 있으나 현장에서는 의료진과 환자들의 오해로 중증 단계에서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을 도전과제로 꼽았다.

한국화이자 마케팅팀 김은지 이사

김은지 이사는 "일부 의료진, 환자들은 증상이 심각해 종합병원 혹은 집중치료시설로 가야하는 상태가 돼야 해당 약제를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인식이 있다"며 "그렇지만 팍스로비드의 가치는 입원 위험을 낮추는 약제"라고 설명했다.

이는 팍스로비드 긴급사용승인 당시 진행했던 글로벌 임상시험 'EPIC-HR(고위험군)', 'EPIC-SR(저위험군)' 등과 긴급사용승인 이후 확보한 실사용근거(RWD) 등을 통해 확보한 데이터로 입증됐다는 것이 한국화이자 측 설명이다.

고령, 심혈관 질환 보유 환자 등 중증으로 악화될 가능성이 있는 고위험인자 대상자 중 코로나19 백신 미접종 환자를 모집군으로 설정한 EPIC-HR임상시험 결과 확진 5일이내 팍스로비드를 투여한 경우 28일차까지 코로나19 관련 입원 혹은 사망의 상대적 위험을 86% 감소시켰다.

고위험인자가 있지만 백신을 접종했거나 백신접종을 하지 않았지만 고위험인자를 갖고 있지 않은 시험군으로 진행한 EPIC-SR의 경우 증상의 완화 및 개선이라는 1차평가변수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하지는 못했지만 2차평가변수인 입원·사먕률 등에서는 일부 감소를 확인했다.

한국화이자 의학부 류재윤 차장은 "HR, SR 연구결과를 종합해보면 팍스로비드를 투약한 시험군은 백신 접종/비접종군 모두에서 위중증 예방효과 분석 시 중증·사망에 이를 확률을 84%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상반응 역시 위약군과 유사한 수준으로, 중증 악화를 막는 데 유의미한 결과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델타변이로 임상한 치료제, 오미크론은?...RWD 확보

또한 한국화이자는 팍스로비드의 RWD 데이터를 공개하며, 소위 "델타변이로 임상시험을 진행한 경구 치료제가 오미크론 변이에도 효과를 보이는가?"에 대한 의문을 풀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 진행한 팍스로비드 관련 RWD(RWE) 목록
한국에서 진행한 팍스로비드 관련 RWD(RWE) 목록

관련 주요 연구는 질병관리청 주도로 진행한 팍스로비드 투약 환자 중 오미크론 변이 관련 △2022년 2월부터 4월까지 진행한 819명 대상 연구와 △2022년 7월부터 11월까지 19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호트 연구 등이다.

한국화이자 의학부 류재윤 차장
한국화이자 의학부 류재윤 차장

류재윤 차장은 "2022년 2월부터 4월까지 팍스로비드 투여군 623명, 미투여군 196명 총 819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RWD 데이터에 따르면 미투여군 대비 팍스로비드 투여군 중증화율은 51%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어 2022년 7월부터 11월까지 팍스로비드 투약군 42만명, 미투약군 151만명등 총 193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역시 중증 악화확률 43.2% 사망위험 31.1% 감소 등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명한 허들은 많은 병용금기 약제

임상연구와 RWD 데이터로 입증한 임상적 가치가 있음에도 현장에서 사용되지 못하는 이유로는 수많은 병용금기 약제가 꼽혔다. 김은지 이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허가 품목 중 병용금기 전체 약제는 총 26개다.

현재 국내 품목 중 팍스로비드와 병용금기로 지정된 약물 목록
현재 국내 품목 중 팍스로비드와 병용금기로 지정된 약물 목록

그렇지만 19개는 당장 복용을 중단하거나 용량 변경, 혹은 대체의약품 처방시 팍스로비드 복용이 가능한 만큼 절대적인 병용금기 품목은 7종으로 확인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질병관리청 등 정부기관 노력으로 병용금기 여부는 DUR 최신정보 업데이트를 통해 처방과정에서 확인 가능한 상황이다. 이 같은 관점에서 팍스로비드는 갓 확진받은 환자들에게는 헤열체 처방이 우선시되고, 고령 및 다른 만성질환을 가진 고위험군 환자들에게는 병용금기 우려로 투약이 어렵다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김은지 이사는 "현재 의료진 및 약사대상 관계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팍스로비드 처방을 꺼리는 이유는 약물 상호작용"이라며 "처방패턴에 따르면 증상이 경미한 환자에게는 팍스로비드 처방이 필요없다는 판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팍스로비드는 정부 발표에 따라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와 함께 내년 상반기 중 급여출시가 예상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긴급사용승인으로 정부와 제약사 계약으로 공급되고 있는 약제와 급여출시 간 충돌도 예상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화이자는 환자 접근성 확대와 의료진 처방 불편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김은지 이사는 "공중보건 위기 하에 국가가 선구매해 공급하는 현재 방식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미정이지만 구매한 수량이 남았고 급여등재까지는 수 개월이 남은 상황에서 트렌지션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불가피하게 두 공급형태가 오버랩 되는 기간이 예성되는 만큼 환자들이 불편함 없이 약제 접근성을 유지할 방안을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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