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투자 시장 침체 속 외부 투자 유치 눈길
창사 이래 첫 CB 발행… 표면 이자율은 제로금리
오픈 이노베이션, 혁신신약 R&D 비용으로 활용

난치성 혈관질환 신약 개발 전문기업 큐라클이 창사 이래 첫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외부 투자 유치에 나선다. 바이오 투자 시장이 꽁꽁 얼어붙은 가운데 여러 상장 바이오 벤처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난을 타개하려는 것과는 다른 행보여서 눈길을 끈다.

큐라클은 26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200억원 규모의 제1회 사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CB 투자자는 하나증권, 한양증권, 한화투자증권 등 기관투자자와 에이스웰컴신기술투자조합2호를 비롯한 다수의 펀드들이다. CB 대금 납입일은 오는 28일이다.

표면 이자율은 제로(0%) 금리인 반면, 만기 이자율은 3%다. 주당 최초 전환가액은 1만567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향후 CB 투자자들이 전환권을 모두 행사할 경우 총 189만2684주의 큐라클 신주가 전환에 따라 발행될 예정이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 대비 12%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전환 청구는 2024년 6월 28일부터 4년간 행사할 수 있다.

해당 CB에는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과 콜옵션(매도청구권)이 모두 설정돼 있다. 풋옵션의 경우 CB 투자자가 CB 발행일로부터 2년 후인 2025년 6월 28일부터 행사할 수 있다. 콜옵션은 전체 CB의 20%에 해당하는 최대 40억원 규모로까지 행사가 가능하다. 콜옵션 대상자는 현재는 미정이지만, 향후 큐라클 및 큐라클이 지정하는 자가 될 수 있다.

회사 측은 "콜옵션을 통해 취득한 CB로 전환권을 행사할 경우 최초 전환가액 기준 37만8536주의 보통주를 취득할 수 있게 되며, 리픽싱 70% 조정 후에는 최대 54만759주까지 취득이 가능하다"며 "이에 콜옵션 대상자의 회사 지분율을 2.40%에서 최대 3.27%(리픽싱 70%)까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큐라클은 CB로 조달한 자금을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 및 혁신신약(first-in-class) 임상 연구 등 연구개발(R&D)비에 투자할 계획이다. 확보된 자금으로 혈관내피기능장애 관련 새로운 모달리티(New Modality)나 파이프라인을 확충하는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적극적인 탐색 및 투자 활동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큐라클은 주요 파이프라인인 'CU06(당뇨병성 황반·부종습성 황반변성)'의 연구비, 인건비, 경상비 등을 파트너사인 프랑스 안과질환 전문기업 떼아(Thea)로부터 보전받고 있다. 또 코스닥 시장 상장 당시 확보한 현금으로 'CU01(당뇨병성 신증)', 'CU104(궤양성 대장염)', 'CU301(건선 외용제)' 등의 연구를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재무 안정성을 갖추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섹터에 대한 투자 시장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투자기관들이 이번 CB 투자에 참여한 것은 큐라클의 신약 개발 역량 및 기술수출(L/O) 전력, 그리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 평가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큐라클은 지난 13일 항체 치료제 전문기업 맵틱스와 항체 치료제 공동 R&D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의 첫걸음을 뗐다. 맵틱스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항체 발굴 플랫폼인 '이글스(EAGLESㆍExceptional Antibody Generation by Library Engineering and Screening)'를 통해 다수의 항체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혈관내피기능장애와 관련한 'Tie2 활성화 항체(Tie2 Agonistic Antibody)' 기술력은 현존 Tie2 활성화 항체 중 앞선 기술로 평가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큐라클 관계자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첫 산물은 Tie2 활성화 기전을 기반으로 하는 이중항체 파이프라인 'MT103'이 될 것"이라며 "기존 항체 치료제 대비 차별성을 가질 것으로 기대돼 단기간 내 L/O를 목표로 공동 연구를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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