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나위'... 인연 맺은 대웅제약과 우정바이오도 투자  
 신약개발 1세대... 신약개발 방향성은 COPD NASH 항진균 

이종욱 대표(포디엄)는 50명의 참석자 면면을 가슴에 담아두었던 에피소드 한 장면씩 꺼내 설명했다. 내게 모두 소중한 손님이라면서. 그는 미충족 의료수요를 채우는 신약개발을 하겠다고 했다.
이종욱 대표(포디엄)는 50명의 참석자 면면을 가슴에 담아두었던 에피소드 한 장면씩 꺼내 설명했다. 내게 모두 소중한 손님이라면서. 그는 미충족 의료수요를 채우는 신약개발을 하겠다고 했다.

 

"오늘을 창립기념일 환영 행사라고 하는데, 실은 제가 미친 짓을 다시한번 하는 겁니다. 80년대 중반 신약개발 일을 처음할 때 미친 놈 소리 들어가면서 시작했는데, 마지막까지 미친놈 소리 들어가며 미친 짓을 시작하는 겁니다."

물질특허제도 도입(1987년)을 앞 둔 80년대 중반부터 신약연구에 착수해 우리나라 신약개발 1세대 연구자로 불리는 이종욱 박사는 26일 동탄 우정바이오클러스터에서 열린 신약개발 벤처기업 주식회사 '나위'의 창립 행사 기념사를 이같이 시작했다. 

우정바이오 회장을 맡고 있는 이종욱 나위 대표는 ①1983년부터 2000년까지 유한양행 중앙연구소 약리안전성실장, 중앙연구소장을 역임했으며 유한화학 대표이사를 거쳐 ②2006년 라이벌 기업 대웅제약 대표이사로 영입돼 14년 간 재직했다. 부회장직까지 수행했다.

유한양행에 재직하며 G7 프로젝트 국가 신약 연구개발 사업 기획위원과 복지부 신약연구개발지원사업, 보건의료기술개발사업 기획위원 등 신약개발이 시대적 소명이 된 나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냈다.

유햔양행의 연구자로서 신약연구개발 성공도 경험했다. 1997년 간장질환치료 신약(YH439) 후보 물질을 도출해 일본 그레란사에 기술 수출했으며,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역류성식도염 및 소화기 궤양치료 신약 연구개발과 출시를 이뤘다. 레바프라잔(revaprazan)은 P-CAB 작용기전으로 국내 최초 퍼스트 인 클래스 혁신신약으로 평가받는데, 2000년 GSK사에 1억달러 플러스 판매 로열티를 받는 조건으로 기술수출을 했다.      

대웅제약에서 사장과 부회장을 수행하며 ① 글로벌 신약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하고 ② 매출액 신약연구개발비를 종전 4%에서 10% 이상으로 늘렸으며 ③펙수프라잔(fexuprazan) 등 글로벌신약 연구개발, 발매 및 기술 수출 등의 초석을 다졌다. 신약연구를 기획하고 개발한 펙수프라잔의 총 기술 수출액은 3조원에 달한다.

참석자들은 이종욱 대표의 소개를 들으며 간간히 미소지었다.
참석자들은 이종욱 대표의 소개를 들으며 간간히 미소지었다.

더할 '나위' 없는 연구자의 삶... 무엇이 또 미친 짓을

대웅제약에서 신약연구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동안 연구 여건이 미흡한 등 때를 만나지 못했던 수행보류 파이프라인들과 아이디어들은 '나를 이대로 둘 것이냐'고 이 박사에게 때때로 말을 걸어왔다.

"그동안 신약을 해보니 14년은 걸린다"는 이종욱 대표는 "연구개발 여건이 성숙해져 신약개발 속개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나위 창업 배경을 설명하고 "그동안 신약개발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한 비임상/임상시험 수을 수행해 3년 후 신약 품목허가와 발매, 기업상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식도역류질환 치료 신약 펙수프라잔과 SGLT-2 억제 신약 엔블로를 성공적으로 개발함으로써 벤처기업에 전략적 투자(SI)와 함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아이엔테라퓨틱스를 창업한 대웅제약과 주력 파이프라인의 안전성 및 유효성 평가가 가능한 우정바이오의 협력을 이끌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이 대표는 판단을 한 것이다.    

핵심 파이프라인은 드럭 리포지셔닝의 COPD 치료제 개발  

올해 4월 18일 동탄 우신클빌딩 15층과 10층에 설립된 신약개발 벤처기업 '나위'는 이종욱 대표를 축으로 우정바이오와 대웅제약이 주주로 참여하는데, 올해 Pre-A 투자를 모집할 예정이며, 내년 시리즈 A 투자 모집, 2025년 IPO를 목표하고 있다. 

나위의 연구개발 방향은 크게 3갈래다. 첫째는 드럭 리포지셔닝을 통한 COPD와 특발성 폐 섬유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IPF)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 대표  자신이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를 앓다 완치된 경험과 이 경험을 보강해 주는 학문적 연구결과를 단서로 EGF 흡입제를 개발할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 비임상개발로 효능시험과 흡입독성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내년 임상 1과 2상 진입이 목표다. 2025년 임상 3상을 진행한다. 

다음으로 간 섬유화 치료신약 후보물질 도출(비알콜성지방간염, NASH) △진균감염 치료 신규 약물타깃 발굴에 주력한다.

"나위는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채우는 기업이 될 것"이라는 이 대표는 "내 모든 역량을 바쳐온 신약연구개발에서 나의 미친짓은 IPO로 신약개발 전문회사가 되는 해 완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생 연구자 이종욱 박사의 Serendipity Again 

이종욱 박사의 히트뉴스 특별기고 3편(2023년 2월1) 가운데 세렌티피 부분을 발췌 게재한다. 이종욱 박사 이 글에서 그가 신약개발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기쁨, 즉 세렌디피티를 만났는지를 설명한다. 이 글은 연구자의 고백과도 같은데 왜 신약개발 회사 '나위'를 세우게 됐는지 잘 설명해 준다.  편집자 주

기념인사 하는 이종욱 대표
기념인사 하는 이종욱 대표

"세렌디피티의 대표적 사례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이다. 과학사에서는 이러한 우연에 의한 발견 사례가 상당수 존재하는데, 알프레드 노벨의 다이너마이트 발명, 뢴트겐의 X선 발견, 제너의 종두법, 그리고 케쿨레의 벤젠의 분자구조 발견 등이 대표적인 과학사적 세렌디피티의 사례이다. 

세렌디피티와 관련하여 루이 파스퇴르는 "우연은 준비된 자에게만 미소 짓는다"라고 하였다. 즉 세렌디피티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준비되고 열린 마음(prepared and open mind)'이 전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면 세렌디피티를 맞이하기 위하여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고 자문해 본다면 누구나 답하기가 그리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필자가 자신의 경험에 미루어 아래 두가지 길을 애써 찾아보았다.

① 좋은 사람들을 만나는 기회를 많이 만들고 그들로부터 가능한대로 많이 배우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세상에는 정말로 배울 게 많은 데, 예상과 달리 굳이 배우려 들지 않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② 어려운 문제일지라도 늦었다고, 또는 불가능하다고 예단하지 말고 도전정신을 가지고 부딪쳐 보면 어려운 문제가 의외로 쉽게 풀리는 경우가 있기에, 도전하는 사람이 세렌디피티를 더 많이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얀센 연구재단의 Paul Janssen 회장은 1990년 얀센연구소에서 중추신경계 약물 탐색체계를 배우던 기간 중 면담에서 "나는 신약을 연구개발에 종사한 일생동안 수많은 세렌디피티를 만났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신약연구를 갓 시작한 귀하도 앞으로 많은 세렌디피티가 함께 하기를 기원하오."라는 축언을 해주었다. 그 말씀 덕분에 필자는 신약연구개발 과정에서, 항상 '나는 serendipity를 많이 받고 있다'는 낙관적 자세를 가지고 살아왔고, 실제로 많은 세렌디피티를 맞이하였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신약개발 1세 연구자 중의 한명인 필자는 오늘, 신약을 연구개발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과학자들에게 나의 마음을 움직였던 폴 얀센 회장의 귀한 말씀을 전해 드리는 것으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며 졸필을 마치려 한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