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리지노마이신' 합성…세계 최대 수액공장 건설도
제약협회장, 신약조합 이사장 등 신약개발 생태계에도 힘써

대한민국 수액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 이종호 회장.
대한민국 수액의 아버지로 불리는 고 이종호 회장.

국내 제약업계의 큰 별 중 한 명인 이종호(사진) JW그룹 명예회장이 30일 향년 90세로 타계했다.

1932년 경기 김포에서 태어나 서울고와 동국대 법학과를 졸업한 이 명예회장은 선친인 성천 이기석 창업주가 1945년 세운 JW중외제약에서 '제약보국' 실현에 앞장섰다. 그는 1966년 증권사에서 일하다 JW중외제약에 입사했다. '제약구세(製藥救世ㆍ약을 만들어 세상을 구한다)'의 목표로 회사 입사 4년 만인 1969년 국내 처음이자 세계에서 2번째로 항생제 '리지노마이신' 합성에 성공했다. 이어 1974년에는 당시 페니실린 항생제 분야 최신 유도체로 평가받던 '피밤피실린'의 합성에 성공하며 피바록신 개발에도 일익을 담당했다.

1975년 당시 중외제약 사장 취임 후에는 신약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머크, 애보트 등 유럽 및 미국 주요 제약사들과의 기술 제휴로 국내 시장에서의 제약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노력해 왔다.

1997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환경호르몬이 검출되지 않는 '비 PVC 수액백' 개발에 성공했다. 2006년에는 1600억원을 투자해 충남 당진에 세계 최대 규모 수액제 공장을 신설, 글로벌 생산 기지를 구축하는 등 수액 시장에서 회사의 입지를 크게 다질 수 있도록 한 일등 공신이기도 하다.

이같은 공로로 1993년 2월 제14대 한국제약협회장에 취임해 △기업 윤리관 확립 △환경 변화 대응 능력 배양 △협회의 조직 기능 효율화와 위상 제고 등에 앞장섰다. 특히 약가 관리 체계 자율화, 건전한 납품 질서 체계 확립, 회전기일 단축과 적정 이윤 확보를 비롯해 윤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업계 자정 운동 강화, 신약 개발 지원 정책 마련, 각종 행정 규제 완화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펴기도 했다.

이 밖에도 이 명예회장은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초대 이사장, C&C신약연구소 공동 대표 등을 역임하며 국내 신약 개발에 한 획을 그었다. 2011년에는 사재 200억원을 출연해 중외학술복지재단을 설립했다. 2015년에는 현직에서 내려와 재단 이사장 등의 업무를 맡아왔다.

그는 또 모범납세 대통령상, 새마을 훈장 협동장, 국민훈장 목련장, 국민훈장 모란장, 경제정의 기업상 등을 수훈했다. 지난해에는 대한민국 약업대상을 수상하는 등 사회적 가치 제고에도 힘써왔다.

한편 이 명예회장의 장례는 JW그룹 회사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연세대 신촌 장례식장 특1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5월 3일 오전 7시, 장지는 경기도 연천군 중면 횡산리 선영이다. 이 명예회장은 슬하에 이경하 JW그룹 회장 등 3남 1녀를 뒀다. JW그룹 측은 "고인의 유지와 유족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는 사양한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