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억 이상 매출, 가다실·듀피젠트·삭센다 두각
급여·후발 제제 이슈에 희비 엇갈린 품목들도

키트루다는 지난해도 2위 리피토보다 성큼 앞으로 나섰다. 가다실9과 프롤리아는 성장세를 탔고, 옵디보, 듀피젠트 등은 급여를 발판으로 달린다. 국내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성적표 이야기다.

국내 제품 중에는 케이캡과 로수젯 등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온 품목들이 더욱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2022년 매출 500억 원 이상 기록한 53개 품목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경향이 잡혔다.  

단순 매출로 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큰 매출을 기록한 의약품은 한국MSD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주로 2396억 원을 기록, 2021년 2001억 원의 매출을 넘어섰다. 19.7%나 성장한 것이다.

2위를 기록한 품목은 이상지질혈증 치료제의 스테디셀러인 비아트리스의 리피토인데, 2022년 1520억 원 상당의 매출로 전년 1507억 원 대비 1% 조금 못미치는 수준의 매출 증가를 보였다. 시장에 100여 개가 넘는 제네릭과 복합제가 경쟁하는 상황임으로 감안하면, 리피토의 위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의외의 제품은 한국MSD의 자궁경부암 백신 가다실9. 2022년 매출은 1170억원으로 전년 725억 원 대비 무려 61.2%, 금액으로는 400억 원 이상을 기록하며 증감액이 전년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2022년 2월 골다공증 1차 치료제로, 10월 투여 대상 확대로 점차 적응증을 늘려가는 암젠의 프롤리아 역시 같은 기간 1156억 원으로 전년 921억 원 대비 약 235억 원, 25%대 매출 신장을 이루는 데 성공했다.

옵디보와 타그리소가 나란히 1098억 원과 1065억 원으로 뒤를 따랐고 사노피-아벤티스의 듀피젠트도 1052억 원으로 2021년 280억 원 대비 36% 성장했다.

국산신약 중 가장 빠른 기간 내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HK이노엔의 케이캡은 1048억 원이었다. 출시 5년 만에 최상위권 의약품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그 뒤로 한국로슈의 퍼제타와 사노피-아벤티스의 플라빅스까지가 1000억 원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대비 성장률로 보면 앞선 가다실에 이어 키트루다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특히 키트루다의 경우 2위인 리피토와의 격차를 약 800억 원까지 늘리는 데 성공했다. 또 듀피젠트와 옵디보, 프롤리아 등도 매출 대폭 증가에 성공했다.

금액은 작지만 비율로는 노보 노디스크의 삭센다의 성장률이 제일 컸다. 2022년 589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362억 원 대비 227억 원, 비율로 62.7% 올랐다. 코로나19 이후 2021년 살짝 매출이 감소했지만 2022년 덩치를 절반 이상 키운 셈이다.

반면 매출이 제일 크게 감소한 의약품은 한국로슈의 아바스틴이었다. 2022년 아바스틴 매출은 779억 원으로 전년 1122억 원 대비 30% 줄어들었다.

한국화이자의 입랜스가 같은 기간 562억 원으로 전년 대비 약 94억 원, GC녹십자의 알부민녹십자가 597억 원, 한국MSD의 자누메트가 561억 원으로 각각 64억 원과 62억 원 감소한 매출 수치를 보였다.

한국아스텔라스의 하루날디와 한국애브비의 휴미라, 한국로슈의 허셉틴 등도 전년 대비 50억 원대 이상의 매출 감소를 기록했다. 

 

급여확대에 쭉 커오른 듀피젠트·티쎈트릭·임핀지

시장 여는 케이캡·가다실9 등 상승세도

3년간 성장률로 봤을 때 듀피젠트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0년 성인 대상 급여가 적용된 첫 해 235억원 선에서 매년 64% 수준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듀피젠트의 소아·청소년 급여 확대 분위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급여만 성공하면 더 큰 수준의 매출 증대 가능성도 있다.

급성장하고 있는 자궁경부암 백신의 맹주 가다실9도 눈에 띈다. 2020년 가격 인상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해도 코로나19 초기 당시 주춤했던 매출이 급등하며 2022년 가뿐히 1100억 원대 매출에 안착했다.

꾸준히 암 적응증을 늘린 티쎈트릭과 2020년 급여 출시 이후 사용량이 증가하고 있는 임핀지 역시 각각 30.3%와 28.6%를 기록하며 성장률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제약사의 제품 가운데 케이캡의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았다. 케이캡의 경우 적응증 확대를 필두로 평균 17.9%가량 매출이 올랐는데 지난해 허가받은 25mg 저용량 제품이 올해 등장할 예정이라는 점, 구강붕해정 등의 매출이 점차 상승 곡선을 보이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으로 보인다.

최근 3년간 연평균 매출이 10% 이상 오른 품목은 △엘리퀴스 △삭센다 △알부민SK플라즈마 △프롤리아 △키트루다 △로수젯 △트루리시티 △유트로핀 △퍼제타 △릭시아나 △아일리아 등 앞선 품목을 포함해 총 17개 제품이었다.

또 캐싸일라와 프로그랍, 아모잘탄, 트라젠타듀오 등은 2022년 매출이 2021년 대비 소폭 감소했음에도 3년간 전반적인 처방 증가세는 이어졌다.

반면 아바스틴의 경우 약가 감소로 매출 하락을 맞으며 최근 3년간 성장률에서 12.9% 감소하며 다소 아쉬운 모양을 보였다. 2021년 9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아바스틴의 국내 첫 바이오시밀러인 온베브지를 내놓으면서 급여상한금액이 30% 줄어들었기에 매출 감소가 불가피했던 상황이다.

뒤를 이은 휴미라는 3년간 약 6.2% 매출이 줄어들었는데 바이오시밀러가 아닌 자사 후발 약제로 매출이 감소한 사례다. 휴미라 뒤로 등장한 스카이리치와 린버크의 영향이 자연스레 제품 판매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어 허셉틴, 하루날디, 스핀라자, 자누메트, 비리어드, 입핸스, 알부민녹십자, 위너프페리, 트라젠타 등의 3년간 평균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들 약제 중 상당수가 제네릭의 출시 등으로 성장률이 떨어지거나 약가 인하 등으로 인한 경우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회사 측이 집계한 실제 매출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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