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가까운 특허 외 3건 심판청구… 새 먹거리 붙일까

항암제를 많이 보유한 보령이 에자이 표적항암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특허도전에 나섰다. 제일 먼저 만료되는 특허를 제외하고 나머지 특허 전부에 도전, 2025년 이후 제품을 출시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보령은 28일 특허심판원에 '퀴놀린 유도체 함유 의약 조성물' 특허를 회피하기 위한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다. 이 특허는 2031년 3월 19일 만료 예정이다.

해당 특허는 렌비마 제제 관련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국내서 허가받은 렌비마는 대표적 표적 함암치료제 중 하나로 티로신 키나아제 수용체에 결합해 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의 작용을 저해한다. 세포 생존 및 분열을 막고, 암세포 주위 신생 혈관을 억제한다.

국내에서는 갑상선암과 간세포성암, 자궁내막암 등에 쓰인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기준 지난 3분기 누적매출 154억 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150억 원 수준의 매출을 지키고 있다.

보령은 이 날 해당 특허와 함께  '4-(3-클로로-4-(시클로프로필아미노카르보닐)아미노페녹시)-7-메톡시-6-퀴놀린카르복사미드의 염 또는 그 용매화물의 결정 및 이들의 제조 방법'에도 소극적 권리범위확인심판을 제기했으며 '갑상선암에 대한 항종양제' 특허에는 무효심판을 청구했다.

이들 특허는 각각 렌비마의 염 특허와 용도 특허로 2028년 6월 7일과 3월 4일 각각 끝날 예정이다.

현재까지 렌비마를 방어하고 있는 특허 장벽은 네 겹이다. 앞서 나온 세 개의 특허와 함께 2025년 4월 종료되는 물질특허가 있다. 보령은 이들 특허 중 가장 먼저 끝나는 2025년 특허를 제외한 나머지 특허를 없애거나 피하기 위한 분쟁에 돌입했다.

보령의 움직임은 최근 꾸준히 이어져 오는 회사의 항암제 사랑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추정된다. 보령의 항암제 분야 매출은 올해 3분기 기준 423억 원 상당이었다. 특수한 분야임에도 전년 같은 기간 250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

성장의 발판이 된 것은 품목의 증가였다. 2020년 릴리의 항암제 젬자(젬시타빈)를 인수한 데 이어 올해에는 같은 회사로부터 알림타(페메트렉시드)를 인수했다. 오리지널 제품 자체를 인수하는 브랜드 인수 전략으로 오리지널 처방비율이 높은 국내 의료현장에서 처방을 이어갈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가장 최근 젭젤카(러비넥테딘)를 시작으로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온베브지(베바시주맙)와 삼페넷(트라스투주맙) 도입을 완료하며 제품 라인업 자체를 27개까지 늘렸다. 항암제의 특성상 오리지널 제품을 마냥 구매할 수 없고 상품매출만으로도 확장에 한계가 있는 이상 품목수 자체를 크게 늘리는 것이 도움이 되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항암사업본부에서 ONCO 사업부로 승격시키는 등 암에 진심인 회사 입장에서는 렌비마를 확보한다면 더 다양한 암에 진입이 가능해진다. 실제 보령의 품목 중 갑상선암 적응증을 가진 자체 제품은 보령메틸프레드니솔론정 뿐이다. 투여 가능 암종을 확대하면서 입지를 더욱 다질 여지가 생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항암제 품목을 보유한 곳이 새 항암제로 렌비마의 후발 제제를 찍으면서 특허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지 그리고 그 뒤로 혹여 타사가 그 흐름을 이어갈 지도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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