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비는 개발비대로 들고 원가 비싸 남는게 없다" 푸념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원료의약품 가격도 상승해 특허만료 오리지널 의약품을 타깃한 후발약 개발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5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2009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13년 5개월만에 1370원을 돌파하는 등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다. 

이는 제약사들의 후발약 개발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개발러시인 자누비아(시타글립틴), 엔트레스토(사쿠비트릴/발사르탄) 등의 원료의약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DPP4-억제제 자누비아패밀리의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물질특허가 내년 9월 만료된다. 이에 국내사들은 제네릭 제품과 염변경 약물로 나뉘어져 후발약을 출시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자누비아 후발약 허가를 획득한 제약사는 100여곳에 달한다. 

출시를 고민하게 되는 이유는 원료의약품의 가격 상승이다. 

A제약사 개발팀 관계자는 "원료약 공급가격이 제네릭 예상 약가의 90%라는 이야기도 있을 정도로 원료약 가격이 올랐다"며 "개발비는 별도로 들어가는데 남는게 없는 것 아니냐는 푸념이 많다"고 전했다. 

B국내사 담당자는 "오리지널인 자누비아가 트레이드오프로 약가가 인하된데다 원료약 가격도 비싸다"며 "너무 많은 경쟁약들이 쏟아져 나와 그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 된다"고 밝혔다. 

노바티스의 심부전 치료제인 엔트레스토 원료약 가격도 높게 책정된 것으로 전해진다. 

엔트레스토는 2027년 만료되는 결정 특허를 비롯해 4개의 특허로 겹겹히 둘러쌓여 있지만 국내사들이 잇따라 승소 소식을 전하고 있다. 

한미약품과 대웅제약, 에리슨제약, 유영제약과 제뉴원사이언스, 종근당, 한림제약, 하나제약, 안국약품, 제뉴파마, 삼진제약 등이 엔트레스토 후발약을 준비 중이다. 한미약품 등은 허가를 취득하는대로 후발약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엔트레스토 역시 원료 가격이 상승해 부담이다. 

C제약사 개발담당 임원은 "인도에서 공급되는 원료 가격이 올라 고민이다. 비싼 원가때문에 힘들게 개발했지만 출시를 해야할지 망설여진다"며 "소송도 얽혀있어 소송 리스크도 부담"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항혈소판제 티카그렐러가 우선판매품목허가권을 획득한 제약사가 25곳이었지만 후발약을 출시한 회사는 6곳이었다. 시장성과 비싼 원가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원료약 가격이 인상되는 이유는 환율이 오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원료약 회사 관계자는 "수입에 의존하는 원료약은 환율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며 "또 출발 물질이 인상되고 수급이 불안정한 것도 예전부터 불안요소였다. 나비효과처럼 가격을 올리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미 계약이 완료돼 개발비용이 픽스된 완제약 개발사도 부담이 되겠지만 원료약 회사들도 환율문제는 해결할 방법이 없다"며 "중간중간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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