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기승전'수가'라지만 카드는 많을 수록 좋다"

디지털치료기기 개발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정식 허가받은 제품 없이 일부 소프트웨어만 확증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가제도만을 기다리는 것은 불확실성이 크고 수가가 지급된다 한들 높은 수가 지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이유 때문이다.

BIO KOREA 2022 마지막 날인 13일 컨퍼런스 '디지털치료제(DTx) 개발 및 비즈니스 모델 수립 전략' 컨퍼런스에서는 초기단계인 우리나라 디지털치료제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을 위한 준비가 함께 진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공유됐다.

해외진출 필수, 고민이 필요한 부분은 접근법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는 해외진출을 염두에 둘 수 밖에 없으며 고민해야 할 부분은 진출을 목표로 하는 나라를 타깃으로 한 임상시험 설계라고 밝혔다.

김치원 상무는 "글로벌 진출은 그 나라 임상시험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라며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겠다 정도의 의미보다 글로벌 진출 후 이루고자 하는 목표 달성하기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야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 디지털치료제 전문기업 Pear Theraputics의 약물중독 디지털치료제 'reSET'는 미국 공공보험 Medicaid 프로그램을 통해 수가 지급을 추진했지만, 보험 대상자인 65세 이상 노인 및 취약계층을 대상으로한 임상시험을 진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난항을 겪고 2개 주에서만 수가가 인정되기도 했다.

김 상무는 "임상시험 목표에 맞춘 설계가 이뤄지지 않으면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했음에도 처음부터 다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다"라고 말했다.

패널토론(왼쪽부터)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재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좌장), 또한 이날 패널토론에는 Vanguard Health LLC, CEO Jennifer Joe와 Cognito Therapeutics Vrent Vaughan 대표이사가 화상으로 참여했다.
패널토론(왼쪽부터) 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재용 교수, 삼성서울병원 전홍진 교수(좌장), 또한 이날 패널토론에는 Vanguard Health LLC, CEO Jennifer Joe와 Cognito Therapeutics Vrent Vaughan 대표이사가 화상으로 참여했다.

 

수가만큼 명분도 중요...현장을 설득하라

암 환자 플랫폼 성격의 디지털치료제를 개발중인 헤링스 남병호 대표는 수가도 중요한 과제지만 의료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는 방법도 고민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헤링스 남병호 대표이사
헤링스 남병호 대표이사

남병호 대표는 "업계가 넘어야 하는 행정적인 벽이 있음은 분명하지만 이를 지난다 하더라도 현장에서 얼마나 사용될지는 고민해야 한다"며 "24시간 접근 가능한 디지털치료제 특성과 글로벌시장 규제 트렌드 모니터링을 고려한 계획마련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남 대표의 이 같은 의견에는 최근 해외 디지털치료제 기업들의 사용실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Pear Theraputics가 발표한 2021년도 실적 현황에 따르면 Pear Theraputics의 reSET(약물중독), reSET-O(오이오피드중독), Somryst(불면증) 세 개 디지털치료제는 총 1만4000건이 처방됐다.

독일 국립 법정 건강 보험기금 협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9월부터 2021년 9월까지 디지털 건강 애플리케이션(DiGA) 목록에 등재돼 수가를 지급받는 앱들은 총 5만100건이 처방 혹은 사용이 승인됐다.

 

처방건수 적은데..."수가 지급해도 될 지도?"

컨퍼런스에서는 이처럼 기대보다 작은 처방건수는 혁신적인 수가 지급에 긍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용재 교수는 디지털치료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한적 수가 지급은 재정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질환 관리 가능성이 있다면 수가를 지급하는 전향적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용재 교수는 "디지털치료제의 의학적 이익이 대면보다는 다소 부족할 수 있지만 확연히 저렴한 비용으로 일정 이상의 건강이익을 얻을 수 있다면 수가를 지급하겠다는 것이 DiGA"라며 "생태계 조성을 위해 이 같은 전향적 정책 고민이 필요하며 한정적인 수가 지급은 재정에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는 △디지털헬스케어 비즈니스 모델 현황: DTx중심으로(카카오벤처스 김치원 상무) △디지털치료제 개발 실증 및 상용화 방안(연세대학교 신재용 교수) △디지털테라퓨틱스: 글로벌진출전략(헤링스 남병호 대표이사) △코로나이후의 미국 디지털 플랫폼의 변화(△Vanguard Health LLC, CEO Jennifer Joe) △신규신경퇴행성 질환에 따른 디지털 플랫폼의 변화(Cognito Therapeutics, CEO Vrent Vaughan) 등 주제발표가 함께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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