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타, BMS와 병용 임상 3상 실패... 면역항암제 개발 중단
향후 NKTR-255, NKTR-358 파이프라인 개발에 집중할 계획

넥타 테라퓨틱스 본사 및 R&D 센터 전경. 사진=넥타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넥타 테라퓨틱스 본사 및 R&D 센터 전경. 사진=넥타 테라퓨틱스 홈페이지

차세대 IL-2 분야 선두 기업인 넥타 테라퓨틱스(Nektar Therapeutics)는 이달 면역항암제 개발을 중단한 데 이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Fierce Biotech에 따르면 26일(미국 현지시간) 넥타 테라퓨틱스는 전체 인력의 약 70%를 구조조정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달 넥타의 IL-2 파이프라인 임상 3상 실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임상 3상 실패 소식을 접한 하워드 로빈(Howard Robin) 넥타 CEO는 "우리 모두에게 예상하지 못한 일"이라며 "(임상 3상 결과가)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정리해고를 암시했다.

2018년 BMS(Bristol Myers Squibb)는 넥타의 파이프라인 NKTR-214를 옵디보, 여보이와 병용투여 치료제로 개발하는 조건으로 최대 36억 달러(약 4조5500억 원)에 달하는 딜을 체결했다. 당시 BMS는 넥타에 10억 달러(약 1조2600억 원)의 계약금을 지불한 바 있다.

그러나 양사는 이같은 파트너십을 끝까지 끌고 가지 못했다. 지난달 양사는 흑색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벰페갈데슬루킨(Bempegaldesleukin)과 옵디보(PD-1 항체)의 병용 임상 3상을 실패했으며, 이달 넥타는 면역항암제 개발 중단을 선언했다.

넥타는 임상에서 실패했지만 여전히 현금과 투자금 등 7억 달러(약 8800억 원)를 보유하고 있어 구조조정 이후 2025년 상반기까지 버틸 자금이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 향후 넥타는 IL-15 작용제로 혈액암, 고형암 임상을 진행 중인 NKTR-255, 조절 T세포를 활성화하는 IL-2인 NKTR-358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다.

한편 국내서 IL-2 관련 면역항암제를 개발 중인 기업으로 지아이이노베이션, 오토텔릭바이오, 셀렉신, 시티셀즈 등이 있다.

넥타의 임상 실패에 대해 한 벤처캐피탈(VC) 관계자는 "미국 바이오텍이 임상 실패 후 구조조정을 하는 것은 흔한 일이다. 넥타의 경우 임상시험 과정에서 좋지 않은 결과가 많았다"며 "BMS가 넥타의 파이프라인을 끝까지 끌고 갈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보였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VC 관계자는 "이번 일로 BMS가 IL-2가 아닌 다른 분야에 투자할 확률이 높다"며 "국내서 IL-2를 다루는 회사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것 같다"고 밝혔다.

넥타의 임상 실패는 IL-2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바이오 벤처에게 중요한 시사점도 던지고 있다.

한 바이오 벤처 관계자는 "임상 실패는 빈번히 일어나는 현상이다. 비슷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국내 기업에게 회사의 임상 디자인, 데이터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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