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제약바이오 스타트업으로 인력 이동할 듯
글로벌 인재 필요한 국내 기업에겐 유리한 정황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주요 바이오텍들의 잇따른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글로벌 진출을 노리며 인재 영입이 필요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Fierce Biotech은 6일(미국 현지시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이오텍이 33개 기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노바티스(Novartis), 사노피(Sanofi) 등 빅파마를 비롯한 바이오텍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90%의 인력을 감축했다. 주요 바이오텍은 약 30%에서 50%의 인력을 구조조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구조조정은 제품 개발의 실패, 사업 전략 변경, 대규모 M&A 직후에 일어나는 경향이 있다.

덴마크 제약회사 레오파마(Leo Pharma)는 1월 68명의 직원을 해고했고, 향후 2년 동안 약 1000명의 직원을 구조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파마인 머크(Merck & Co.)는 3월 말 143명의 직원을 해고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아두카누맙을 개발한 바이오젠 역시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지만,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4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지만 자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프랑스 제약회사 사노피는 19억 달러(약 2조3400억 원) 규모의 카드몬(Kadmon) 인수 딜로 인해 발생한 구조조정이 2023년 4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통상 미국의 바이오텍이나 제약사들이 구조조정(주로 인력 조정)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 아니지만, 이번 구조조정을 놓고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대규모 구조조정을 이례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개별 회사의 임상 실패 등 회사 내부 요인보다 코로나19 팬데믹에 기인한 글로벌 경제 상황에 따른 영향으로 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구조조정은 글로벌 제약바이오 산업계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국내 바이오 벤처 한 관계자는 "스타트업 등으로 많은 인력이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에게 인력 확보 측면에서 더욱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스타트업 창업이 늘어날 것 같다"며 "장기적으로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겠지만, 이는 빅파마의 인력 이동에 따른 긍정적 영향력에 비해 미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규모 구조조정은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여러 회사들이 비슷한 시기에 동시다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점에서 다소 이례적이지만, 미국 제약바이오 업계에서 일반적인 일"이라며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개별 기업 입장에서 자신들의 상황에 따라 구조조정은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와 노동 및 고용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관점에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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