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 'CT-P16' 임상 3상 결과 공개
한미약품·유한양행, 표적항암·면역항암 신약 후보물질 개발 중
브릿지, 'BBT-207' 전임상 연구 발표...비소세포폐암 치료 솔루션 개발
파멥신, 'PMC-309' 차별화된 기전 보유...임상 1상 성공 주력

미국암학회(AACR)는 세계 120여 개국이 참가하는 종양학 분야 세계 최대 국제학술행사 중 하나로 매년 4월 전 세계 종양학 관련 연구자 및 제약∙바이오 전문가를 대상으로 암 관련 기초 및 임상 연구를 공유한다. 올해 연례회의는 4월 8일부터 13일까지(현지시각)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렸다. 특히 2020년과 2021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비대면으로 열렸던 회의는 올해 대면 행사로 진행됐다. 3년 만의 대면행사인 만큼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AACR 연례회의에 적극 참가했다. 셀트리온, 한미약품, 유한양행,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파멥신 등 제약바이오 기업은 AACR서 자체 파이프라인의 연구성과를 공유했다.

셀트리온, 'CT-P16' 임상 3상 결과 최초 공개

셀트리온은 미국암연구학회(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AACR)에서 아바스틴(성분명 베바시주맙) 바이오시밀러 CT-P16의 임상 3상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번 AACR 포스터 발표를 통해 아바스틴의 대표 적응증 중 하나인 비소세포폐암에서 환자 689명을 대상으로 피험자를 두 개 그룹으로 나눠 각각 CT-P16과 아바스틴을 병용 항암제와 함께 3주에 한 번씩 최대 6회에 걸쳐 투약 이후 최대 3년 동안 단독 투약하는 3상 임상의 결과를 최초 공개했다. 이번 발표에서 임상의 1차 평가 변수인 유도 시험기간 동안의 유효성 평가 결과를 주요하게 다뤘다.

CT-P16은 투약 후 유도 시험기간 동안 오리지널 의약품 간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비교에서 동등성 입증을 위한 마진 구간을 만족해 오리지널 의약품과 효능 면의 동등성을 입증했다.

오리지널 의약품 아바스틴은 다국적 제약사 로슈(Roche)에서 개발한 블록버스터 항암제로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한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교모세포종 등 치료에 사용된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매출 약 4조원(30.5억 스위스 프랑)을 기록했다.

셀트리온은 글로벌 3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아바스틴에 승인된 전체 적응증(Full Label)에 대해 한국, 미국, 유럽 등에 CT-P16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각국의 허가 절차가 완료되면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한미약품·유한양행, 항암신약 후보물질 연구결과 발표

한미약품 관계자가 AACR 2022서 업체 관계자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새로운 기전의 혁신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 2종의 연구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AACR에서 한미약품은 후성유전자적 표적항암 신약 HM97662(EZH1/2)를, 북경한미약품은 이중항체 신약 BH3120(PD-L1/4-1BB BsAb)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각각 포스터로 발표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HM97662(EZH1/2)는 악성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으로 면역항암제 반응성 개선은 물론 기존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확인되고 있다"고 밝혔다. 

후성학적 유전자인 EZH2는 기존 항암제로 치료가 어려운 다수의 재발 혹은 불응성 암종에서 나타나는 발암 유전자다. EZH2를 선택적으로 저해할 경우 EZH1이 활성화돼 암의 내성을 유발할 수 있어 한미약품은 EZH2와 EZH1을 동시에 억제하는 저해제인 HM97662를 개발했다.  

한미약품은 KRAS/LKB1 이중 변이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 HM97662의 면역 조절인자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소개했다. 한미약품 발표에 따르면, HM97662는 EZH1/2 억제는 물론 종양미세환경(TME)에서 면역 반응을 높이는 인자인 인터페론 유전자 촉진제(STING) 발현을 증가시켜 면역세포활성화 사이토카인(Cytokines)과 케모카인(Chemokines) 분비를 촉진한다.

북경한미약품 관계자는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해 개발한 면역항암신약 'BH3120'이 영장류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유의미한 항암효과와 안전성을 나타냈다는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이중항체 기술로 안정성이 우수하며, 면역원성 문제에서 자유롭고 생산 효율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북경한미약품은 이같은 전임상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고형암 치료제로서 안전성 및 효과 확인을 목적으로 한 임상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은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두 연구센터가 협력 관계를 통해 개발한 우수 신약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룹사의 모든 R&D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대표 조욱제)이 면역항암제로 개발 중인 YH32367(ABL105)과 YH29407의 전임상 연구 결과가 미국암학회(AACR 2022)에서 발표됐다. YH32367은 유한양행과 에이비엘바이오(대표 이상훈)가 공동연구 중인 약물로 HER2 발현 종양세포에 특이적으로 결합해 T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의 자극을 통해 면역세포의 항암작용을 증가시키는 항암제다.

회사 측은 "이 약물은 종양특이적 면역활성을 증가시키는 동시에 종양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유방암, 위암, 폐암 등 다수의 고형암에서 기존 항암 치료에 내성을 보이는 환자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이중항체"라며 "다양한 HER2 발현 종양 전임상 실험에서 대조항체 대비 유의적으로 우수한 항암 효능을 나타냈고, 전임상 독성시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회사는 YH32367에 대해 올해 3월 식약처에 IND 서류를 제출하고 하반기 임상 1상 시험 개시를 목표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호주에서도 임상 1상 시험 진행을 계획하고 있다. YH29407은 유한양행에서 개발하고 연세암병원 폐암센터장인 조병철 교수와 공동연구중인 저분자면역항암제다. 이 약물은 암세포에서 과발현돼 종양 미세 환경을 변화시켜 면역세포의 활성을 억제하는 IDO-1 효소를 저해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조병철 교수 연구팀은 "YH29407은 이미 알려진 IDO-1 저해제들과 대비해 우수한 약동력학 및 약효 프로파일을 보이는 약물"이라며 "대조약물과 대비해 PD-1 항체를 병용 투여했을 때, 종양미세환경에서 T세포를 효과적으로 증가시켰다. 우수한 항종양 효과와 더불어 생존률 향상이 동물모델을 통해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브릿지·파멥신·HLB, 핵심 파이프라인 전임상·임상 연구성과 발표

2022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Annual Meeting) 포스터 발표세션 현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관계자가 BBT-207 전임상 데이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2022 미국 암연구학회 연례학술회의(AACR Annual Meeting) 포스터 발표세션 현장에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관계자가 BBT-207 전임상 데이터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혁신신약 연구개발 전문기업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이정규 대표)는 미국 암연구학회서 4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후보물질 'BBT-207'의 전임상 연구 결과를 국제 무대에 최초 공개했다고 밝혔다.

BBT-207은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오시머티닙(제품명 타그리소) 등 3세대 EGFR 저해제 치료 이후 내성으로 나타나는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를 표적 치료하는 신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EGFR TKI)로 개발되고 있으며, 회사가 자체 발굴한 최초의 개발 후보물질이다.

12일 회사는 포스터 세션을 통해 △세포 및 동물실험 기반 BBT-207의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저해능 △동물 모델에서 BBT-207의 약동학적 평가 결과 등을 중심으로 세포 및 동물 실험 등 전임상 연구의 주요 데이터를 공개하며,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를 중심으로 한 BBT-207의 종양 억제 효능 및 향후 개발 전략을 소개했다.

BBT-207 AACR 2022 포스터
BBT-207 AACR 2022 포스터

먼저 세포 기반 약물 효능 평가 결과에 따르면, BBT-207은 기존 비소세포폐암 3세대 약물을 1차 치료제로 복용했을 때 내성으로 나타나는 C797S 돌연변이 포함 이중 돌연변이인 'DC(Del19/C797S)' 또는 'LC(L858R/C797S)'를 억제하는 효능이 기존 약제 대비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시험관 내(in-vitro) 실험을 통해 암의 성장과 관련된 EGFR 인산화 활성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데 필요한 약물 농도를 살피는 IC50 값을 살핀 결과, C797S 포함 이중 돌연변이인 DC와 LC 기준 오시머티닙의 IC50 값은 각각 304.4nM, 573.7nM로 나타났다. 반면 BBT-207은 모두 0.8nM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적은 농도로 C797S 이중 돌연변이에 대한 저해능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다. 이러한 BBT-207의 EGFR 인산화 활성 저해능은 EGFR 활성변이를 발현하는 Ba/F3 세포주 대상 실험에서도 기존 치료제 대비 C797S 양성 이중 돌연변이 저해 경쟁력을 확인했다.

발굴생물학 총괄을 담당하는 지미 진(Jimmy Jin) 부사장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를 위한 3세대 표적치료제의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중 돌연변이 등 다양한 내성 케이스에 대응하는 신규 약제에 대한 수요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AACR에서 발표한 전임상 결과와 같이, BBT-176과는 차별화된 BBT-207의 약물 효능 프로파일을 바탕으로 보다 다양한 내성 돌연변이를 억제해 효과적인 비소세포폐암 치료 솔루션을 하루 빨리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체치료제 개발전문기업 파멥신(유진산 대표)은 지난 8일 미국암연구학회(이하 AACR)서 차세대 면역항암제 PMC-309에 대한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PMC-309는 T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후천면역과 선천면역에 동시 작용하는 차별화된 기전을 확보하게 됐다.

파멥신의 첫 번째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 PMC-309는 종양미세환경(TME) 내에 다량으로 발현되어 있는 면역억제세포 VISTA와 결합을 억제하고, T세포를 활성화해 항암면역을 향상시키는 면역활성조절 항암제다. 파멥신은 이번 발표에서 PMC-309 투여 시 MDSC(골수유래 면역억제세포)와 M2 대식세포 억제로 인해 T세포가 활성화될 뿐만 아니라 선천면역을 담당하는 단핵구와 이로 인해 분화된 M1 대식세포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파멥신 PMC-309 발표내용 요약
파멥신 PMC-309 발표내용 요약

PMC-309는 이로써 T세포 중심의 후천면역을 향상하고 선천면역 활성 조절에 기여하는 기전을 갖게 됐다. 인간화 마우스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는 종양 억제 효능을 확인했으며, 특히 PD-1 약물과 병용 시 대조군 대비 50%의 종양억제율을 확보하는 등 우수한 항암 효능을 보였다. 이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신규 타깃을 활용한 4세대 면역항암제로 자리매김함과 동시에 3세대라고 할 수 있는 병용요법의 최적화된 파트너로의 가능성을 제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파멥신은 최근 임상시험을 위한 독성실험이 완료돼 결과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임상에 문제가 되는 독성은 발견되지 않았다. 임상 1상은 병용투여도 고려 중이다. 면역항암제 개발을 주도하는 박천호 박사는 "기존 치료제의 한계가 점점 커지고 있는 면역항암제 시장에서 이번에 발표된 PMC-309의 차별화된 기전은 3~4세대 면역항암제를 아우르는 게임체인저의 가능성을 보였다"며 "다양한 가능성을 고려한 임상 프로토콜 설계로 임상 1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치엘비가 글로벌 권리를 보유한 리보세라닙(중국명 아파티닙) 관련 논문이 2022 미국 암연구학회(AACR) 연례 학술대회에서 포스터 형식으로 발표됐다. 리보세라닙(VEGFR-2 저해)의 중국 판권을 가지고 있는 항서제약의 지원으로 산동 제1의과대학병원 등 중국 전역에서 진행된 간암 임상에는 리보세라닙을 단독 또는 세포독성항암제와 병용으로 치료받은 바 있는 간암 환자 233명이 참여했다.

임상 결과 8명의 환자에서 완전 관해가 관찰됐고, 1차 평가지표인 객관적반응률(ORR) 30.90%, 2차 평가지표인 질병통제율(DCR) 82.40%, 무진행생존기간 중간값(mPFS) 6.93개월, 전체 생존기간 중간값(mOS) 11.36개월을 보여 리보세라닙의 높은 효능과 안전성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

중국에서 말기 위암 치료제에 이어 2020년 12월 간암 2차 치료제로도 승인 받아 현재 판매 중이다. 간암 2차 임상 3상 결과, 400명의 환자에서 생존률이 획기적으로 개선(significantly improved)되었음이 확인됐고, 해당 결과가 세계적 권위의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에 기재돼 학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한편, 에이치엘비는 현재 리보세라닙을 간암 1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해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PD-1 억제)과 병용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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