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 높은 거래소...기평 탈락, 예비청구심사서 미승인 많아
바이오벤처와 VC 간, 밸류에이션 두고 협상에 어려움 겪어

지난 3년간 의료·바이오에 투자된 VC 자금 약 3조1420억원
바이오벤처 상장, 지난해 23곳과 유사하거나 못 미칠 전망

벤처캐피탈(VC) 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어나 비상장 바이오벤처 창업은 속속 이뤄지고 있으나, 자본시장 상장 기업의 숫자는 크게 증가하지 못 하는 추세다.

히트뉴스가 바이오벤처 상장 현황을 집계한 결과, 2021년 상장된 바이오기업(10월 26일 기준)은 19곳으로, 2020년 상장 기업 23곳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비상장 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2020년과 2021년 상장된 바이오벤처[히트뉴스 재정리]
2020년과 2021년 상장된 바이오벤처[히트뉴스 재정리]

한국벤처캐피탈협회 집계를 살펴보면, 지난해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에 투입된 벤처캐피탈(VC)의 투자금은 약 1조1970억원이다. 이는 전체 VC 투자금 4조3045억원에 28%를 차지하는 규모다.

지난 3년간 바이오벤처에 투자된 VC 자금은 2018년 8417억원, 2019년 1조1033억원, 2020년 1조1970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반면 신약개발과 진단 분야의 바이오벤처 상장 기업은 크게 늘지 못했다.

26일 기준 2021년 상장된 바이오벤처 19곳은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 △뷰노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네오이뮨텍 △바이오다인 △SK바이오사이언스 △라이프시맨틱스 △진시스템 △에이디엠코리아 △에스디바이오센서 △큐라클 △HK이노엔 △딥노이드 △바이젠셀 △에이비온 △바이오플러스 △프롬바이오 △차백신연구소 △지니너스(11월 상장 예정)다.

여기에 코스닥 상장 1차 관문인 기술성평가(기평) 문턱을 넘어 한국거래소의 예비심사청구를 진행 중이거나 추진 계획 중인 기업으로는 △와이바이오로직스 △툴젠(코스닥 이전상장) △애드바이오텍 △보로노이 △노을 △한국의약연구소 △에이프릴바이오 △아벨리노랩 △디앤디파마텍 △쓰리빌리언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씨엔알리서치는 스팩합병 상장을 통해 올해 안으로 상장예비심사와 스팩합병 절차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기평을 통과해도 한국거래소 예비심사청구에서 자진철회를 하는 경우도 있다. 대외적으로는 자진철회를 하는 양상이나, 상장예비심사에서 승인을 받지 못 할 경우 상장 재도전을 위한 시일은 꽤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다. 때문에 기업들이 자진철회를 택하는 것을 두고 사실상 예비심사청구 문턱을 못 넘은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 △엔지노믹스 △노보믹스 △엑셀세라퓨틱스 △셀비온 등이 상장예비심사를 자진철회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와 함께 큰 주목을 받았던 피노바이오와 스탠다임은 상장 1차 관문인 기평의 문턱도 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VC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가 상장 문턱을 높이는 기조는 이해가 되나, 현재 상장된 기업과 기평에서 떨어지지거나 예비심사청구에서 미승인 받은 기업 간의 일정한 기준으로 심사가 이뤄졌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VC 업계 관계자는 "최근 문턱이 높아진 상장 분위기로 인해 기업과 VC 간 밸류에이션(valuation)을 두고 협상에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며 "특히 시리즈 A 단계에서 이미 높은 밸류를 받은 기업들과 시리즈 B 단계에서 협상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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