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NECT,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국산 백신 개발 가속화 방안' 발간
면역가교연구와 비교임상 중심으로 임상 가속화 방식 제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교임상 방식으로 택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코로나19 개발이 시급한 우리나라 상황에서 충분히 실효성이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국가임상시험재단은(KONECT)는 브리프 '국내외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국산 백신 개발 가속화 방안-면역가교연구 및 비교임상 중심'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임상 3상에 채택한 비교임상 연구의 필요성 및 해외 상황을 전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곳은 총 7곳으로, 내년 상반기 국산 1호 백신 상용화를 목표로 SK바이오사이언스가 지난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임상 3상에 대한 임상시험계획승인(IND)을 받았다. 제넥신은 지난달 5일 인도네시아 규제당국으로부터 2/3상에 대한 승인을 받았응며, 유바이오로직스와 진원생명과학도 올해 12월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상 3상을 승인받은 SK바이오사이언스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임상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비교임상은 기조 허가 백신(대조백신)과 백신 후보물질(시험백신)의 면역원성(immunogenicity)을 비교해 비열등성(non-inferiority) 혹은 우월성(superiority)을 증명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지난 6월 식약처가 ‘코로나19 백신 개발 시 고려사항’ 개정사항을 통해 임상 3상 방식으로 허용한 바 있다.

이미 해외에서도 전통적인 위약대조 임상시험 방식의 대안으로 비교임상과 면역가교연구를 통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일례로 프랑스 제약회사 발네바는 아스트라제네카가 허가 받은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지정해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대조백신을 기허가 백신으로 사용됨에 따라 발네바는 한 달여 동안 약 4000여명의 임상시험 대상자를 모집할 수 있었다.

이처럼 임상 3상을 비교임상으로 진행할 경우 전통적인 방식의 임상시험 대비 임상시험 대상자를 수만명에서 수천명으로 줄여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대조군을 기허가 백신으로 투약받을 수 있게 함으로써, 위약 투여로 인한 윤리적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KONECT는 보고서를 통해 "아직 코로나19 면역대리표지자(ICP)가 확립돼 있지 않고, 비교임상에 필요한 대조백신 확보가 매우 어려운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대규모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이 어렵고, 국산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시급한 우리나라 상황을 감안할 때, 비교임상은 충분히 실효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면역가교연구(Immuno Bridging Study)를 통한 긴급승인(EUA) 사례도 있다. 지난달 19일 대만 식품의약국은 자체 승인 기준에 따라 임상 2상 데이터로만 대만 제약사 메디제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MVC-COV1901를 긴급승인했다.

대만 식품의약국은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자 200명으로 구성된 코흐트를 자체적으로 구성하고, 시험백신의 혈청전환율이 50% 이상이면서, 중화항체 농도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의 2/3이면 임상 3상의 자료제출 없이도 긴급사용승인을 하고 있다.

대만과 베트남에서 3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임상 2상 참여자는 95.5%의 혈청전환율을 보여 참여자 대부분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특정 항체가 생성됐음이 확인됐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대비 3.4배의 중화항체 농도를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근거로 대만 규제당국은 긴급사용승인을 했으며, 해당 백신은 현재 파라과이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물론 비교임상과 같은 방식에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있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비교임상은 기허가 백신을 대조백신으로 활용하기 위한 제조사의 동의를 얻는 데 큰 어려움이 있다.

특히 면역가교연구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코로나19 면역대리표지자(ICP) 확립을 위해 연구를 진행 중이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아직 이 방식을 승인을 위한 자료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 해당 방식을 채택하기 위한 국제적 합의가 선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KONECT는 "향후 차세대 백신 개발 과정에서 대조백신 확보가 불가능할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하고, 교차접종 백신을 위한 면역가교임상 방식 개발도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실제임상자료(RWD) 기반의 면역가교연구 모델을 구축하고 코흐트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확보하는 방안을 신중하게 검토해 볼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한편, 국가임상시험재단은 국내 코로나19 백신 개발사의 다국가 임상시험을 지원하기 위해 전 세계 223개국을 대상으로 다양한 지표로 분석을 통해 국산 백신의 다국가 임상이 가능한 후보국가를 선정했다.

이중 총 32개국이 코로나19 백신 임상이 가능한 후보국으로 선정됐으며, 이중 코로나19 관련한 임상시험을 실시한 국가는 인도 외 11개국이었다. 또한 223개 국가 연구자를 대상으로 국내 코로나19 백신 및 치료제 기업의 임상시험 참여 가능 여부를 조사했는데, 13개 국가 33명의 연구자가 임상시험 참여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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