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지혜 심평원 부연구위원 '첨단바이오약과 환자관리'
"CAR-T 세포치료제 등 다학제 진료에 역량·근거 필요"

"약사는 환자의 첨단바이오의약품 투여 과정의 상담자이자, 기록자로서 관찰하며 '임상 자료'를 축적해야 한다."

변지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혁신연구센터 근거기반연구부 부연구위원(약사)은 10일 서울대학교 약학교육연수원이 온라인으로 진행한 '약사의 역할 모색' 포럼에서 '첨단바이오의약품과 환자관리' 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살아있는 세포나 조직 또는 유전자 등으로 제조한 의약품으로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첨단바이오융복합제제 등을 포함한다. 최근 마련된 '첨단재생바이오법(이하 첨바법)'에 근거해 병원이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를 받아야 한다.

기존 의약품과 달리 고도화된 1인 맞춤형 공정 과정을 거치는데 △세포 채취 △냉동 보존 및 운반 △개인 맞춤형 세포 등 제조 △환자에 다시 주입 등의 과정을 수반해 제조한다. B세포 림프종, 25세 이하 B세포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 치료제인 '킴리아'가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1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허가를 받았다.

변 부연구위원은 "환자가 입원해 첨단바이오의약품을 투여받아 치료하는 비용은 많이 소요된다. 환자를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에 충분히 공감하지만, 재정을 관리하는 보험자 입장에서는 어려운 현실"이라며 "해외 사례를 보고 있고, 어떻게 비용과 재정을 관리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첨단바이오의약품 CAR-T 치료제 투여환자 과정
첨단바이오의약품 CAR-T 치료제 투여환자 과정

변 위원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투여환자별로 정보를 수집한 뒤 치료효과를 본 환자들에게 급여나 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다. 투여비용이 고가인 만큼 비용효과적 성과를 보려면 치료센터가 투여환자를 엄선해 관리하는 상황이다.

변 위원은 "종합병원 내에 세포 치료센터가 설립될 예정이라 국내 병원약사들이 개인 맞춤형 세포 제조를 주문하거나 환자에 주입된 뒤 이상반응을 확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약사가 약물감시,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라 환자의 치료효과가 확인될 때에 보험급여가 지원될 것으로 예상했다.

환자 맞춤형 치료제를 투여하는 만큼 해외에서는 주치의, 약사, 간호사 등 관련 분야와 전문가들이 치료 후 종합적인 관리에 나선다. 그러나 변 위원은 국내·외 병원약사 역할을 비교하면 국내 약사들에게는 '상담 후 임상자료화' 하는 역할이 부족하다고 우려했다.

변 위원은 "국내 병원약사들은 원내 약 온도체크, 관리에 집중했다면 해외 약사는 상담하던 일도 주력해왔다. 따라서 상담내용을 자료화하는 데 거부감이 없었고 다학제적 시스템도 가능했던 것"이라며 "우리는 그렇지 못한 현실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약사들에게 조제는 흔한 일이지만, 다학제 진료나 임상 참여 경험은 드물었다. 상담 경험 없이 임상자료를 축적하게 된 상황에 처했다"고 덧붙였다.

해외 약사들은 약물감시, 모니터링을 경험해왔지만 국내 약사나 약국들에는 상담 없이 약물투약기록이나 생존여부만 확인해왔다. 첨단바이오의약품 상용화에 맞물려 모니터링 데이터를 축적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변 위원은 "의사, 약사, 간호사, 영양사 등이 한 팀을 이뤄 데이터를 만들고 근거가 형성될 때 각자 역할에서 환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이제 약사들은 첨단바이오의약품 투여, 경과에 대한 환자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 위원은 "실질적으로 입원 환자의 모니터링을 간호사가 했지만 앞으로 약사가 의약품 복약, 투여를 적극 상담해야 양질의 임상 자료를 마련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리 약사들이 환자를 중심으로 임상 자료를 마련한다면, 환자들의 치료 환경도 개선되고 미래의 약사상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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