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먼 췌장암 치료 신약 개발

한 기자분이 "대표님, 왜 췌장암에 듣는 약을 만들기가 그렇게 힘들까요? 한 번 글로 써 주세요"라고 한다. 많은 경우 질문을 갖는 것이 그 문제를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고 남이 물었을 때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 수많은 신약개발자들이 높은 의학적 미충족 요구를 가진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약을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성공 사례는 손 꼽힌다.

2011년 이후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해 허가된 비소세포 폐암 신약이 20개 이상 되는데 비해 췌장암에서 허가된 신약은 △olaparib(Lynparza, Astra Zeneca) △liposomal irinotecan(Onivyde) △nab-paclitaxel (Abraxane) 3개이다 (표1.).

Lynparza는 BRCA 돌연 변이가 있는 췌장암에서 백금 항암제 1차 치료 후 16 주 이상 진행하지 않은 환자에서 유지 요법으로 허가를 받았으며, Oivyde는 gemcitabine 치료 후 실패한 경우 fluorourcil 과 leucovorin 과 병용하는 요법으로, 그리고 Abraxane 은 1차 치료제로 gemcitabine 과 병용으로 허가를 받았다. 대부분의 비소세포 폐암 신약이 표적 치료제 또는 면역 치료제임을 감안하면 췌장암에서 표적 치료제 성공은 매우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췌장암의 일반적인 문제

췌장암은 복강내 깊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서 진행이 많이 되어 통증을 느끼거나 심한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생기기 전에 진단하기 쉽지 않으며 선별 검사로 사용할 만한 좋은 바이오마커 또는 검사법이 없어 조기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매우 제한적이다. 그 결과 수술을 할 수 없이 진행된 상태에서 진단되어 완치가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에도 췌장의 주위에 위치한 상장간막동맥에 침범하는 경우 근치적 절제를 위해서는 상장간막동맥을 절제하여야 하는데 이는 매우 큰 수술이 되고 절제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수술 절제가 불가능한 진행성 췌장암 또는 수술전 항암요법을 통해 종양의 크기를 줄여 수술을 시행하여야 하는 국소 진행 췌장암의 경우 사용할 수 있는 항암제가 매우 제한적이서 FOLFORINOX, gemcitabine + platinum, gemcitabine + nab-paclitaxel, erbitux, gemcitabine 단독 요법 정도의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수많은 항암 신약이 개발된 배경은 매우 많은 actionable mutation, 즉 병인론적으로 중요한 유전자 변이가 밝혀졌고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가 매우 잘 듣는 것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수많은 표적 항암제가 비소세포폐암에서 봇물처럼 나오게 된 계기는 이레사 개발 역사의 굴곡을 통해 EGFR 변이가 병인론과 치료 표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부터다. 췌장암에서 병인론과 관련된 표적은 DRD(DNA repair response deficiency), KRAS, MSI high 또는 MRD (mismatch repair deficiency) 정도이다.

수많은 신약개발자들이 높은 의학적 미충족 요구를 가진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약을 만들기를 희망하지만 성공 사례는 손 꼽힌다.

 

췌장암 신약 개발

췌장암에는 중요한 actionable mutation 이 없는 것일까? 몇 가지 중요한 유전자 변이가 밝혀져 있으나 허가를 받은 약제는 Olaparib 한 개다. 췌장암 환자의 24% 정도가 DRD (DNA repair response, DNA 복구 반응)의 결함을 가지고 있으며 가장 특이적인 결함이 BRCA1 과 BRCA2, 그 외 ATR, ATM, ARIDIA, PALB2, RAD51/C, RPA1 가 알려져 있다.

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로는 백금 항암제, PARP 저해제가 승인 또는 임상개발 중이며 ATR 저해제는 전임상 모델에서 유효성을 보여 조기 임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Olaparib 은 위에 설명한 바와 같이 BRCA1 과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췌장암 환자에서 1차 항암요법을 마친 후 16 주간 진행되지 않은 환자들에서 유지요법으로 사용하여 위약군에 비해 무진행 생존 기간이 7.4 개월 대 4.8개월로 유의한 개선을 보여 FDA 승인을 받았다. 이는 췌장암에서 첫 표적항암제의 승인이며 앞으로 다른 PARP 저해제 및 ATR 저해제의 개발 결과에 대한 기대를 가지게 하지만 개발의 숫자는 많지 않다.

최근 폐암에서 개발 중인 KRAS 저해제, 특히 AMG510 (sotorasib)이 폐암에서 좋은 임상적 유용성을 보임에 따라 여러 암종에서 KRAS 변이에 들을 것이 기대되었으나 대장암의 KRAS 돌연변이에는 잘 안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췌장암의 경우 전체 환자의 90% 이상이 KRAS 돌연변이를 가지지만 sotorasib 의 표적인 G12C 돌연변이는 1~2 %에 불과하다.

Sotorasib 의 1상 임상시험에서 12명의 췌장암 환자가 등록되었고 이 중 1명이 임상적으로 부분 반응을 보였고 8명에서 안정 질환을 보였으므로 아주 좋은 효과라고 할 수는 없지만 기대해 봄직도 하다. Sotorasib 이 성공함에 따라 췌장암의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KRAS G12D 와 KRAS G12V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의 개발도 기대되고 있다.

췌장암에서 면역항암제의 성적은 어떨까? 키트루다의 적응증이 20개 이상의 암종을 커버하는데 췌장암에서는 좋은 소식이 있을까? 췌장암에서 면역요법이 듣기는 하지만 MSI high (microsatellite instability high) 와 MMR (mismatch repair) 결핍인 질환에서만 적응증이 있으며 키트루다의 이 적응증은 대장암을 포함 15개의 암종이다.

그러므로 면역항암제가 췌장암에 듣는다고 하기 보다는 MSI/MMR 결핍라는 생물학적 특성으로 듣는 것이므로 췌장암 특이적인 변화로 일반화시킬 수는 없다. 그래도 적응증 허가에 사용된 임상시험에서 8명의 췌장암 환자가 포함되었으며 5명의 환자가 반응을 보였으며 이중 2명에서 완전 반응을 보이는 좋은 결과를 보였다.

MMR 결핍 췌장암 환자의 임상 시험 결과는 좋았으나 매우 적은 환자의 데이터이며 췌장암에서의 면역항암제의 역할이 매우 미미하며 제한된 숫자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최근 세포독성 항암제 (motixafortide 와 lipo-irinotecan)와 pemberlizumab의 병용으로 하는 2상 임상시험 (COMBAT/KEYNOTE-202)의 결과는 역사적 대조군에 비해 생존 기간 6.5개월 대 4.7개월, 무진행 생존기간 4.0 개월 대 2.7-3.1 개월로 기대를 갖게 하는 성적을 보였다.

췌장암 치료에 돌파구가 될 만한 좋은 치료제의 개발이 쉽지 않아 보여 많은 연구자들이 보다 많은 분자 생물학적인 데이터의 생성과 전임상 연구가 이루어져야 된다고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두개의 조직적인 이니셔티브가 진행 중으로 영국의 ‘PRECISION-PANC’(췌장암 정밀의료)와 미국의 'PRECISION-promise'(정밀의료의 희망)이 그 것들인데 전임상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를 연결시켜 환자 중심의 임상 개발을 시도하고 있으므로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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