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제약사인 '한국 안텐진' 1호 입사자 김민영 대표

'퇴사=정년=은퇴'라는 공식이 성립하던 때도 있었다. 이제 '평생직장'이란 개념은 없어진지 오래고, '장기근속'도 낯선 단어가 됐다. 하지만 기자가 만나 본 김민영 대표는 입사와 함께 강산이 변한다는 10년 근속을 채운 회사가 2곳이나 된다. 물론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기 때문에 지루할 틈은 없었겠지만 회사가 주는 친숙함과 익숙함은 분명히 있었을 터다. 그런 그가 익숙한 테두리를 벗어나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올해 한국 진출 원년이 될 아직은 생소한 글로벌 제약사 '안텐진'에서다. 

대표님,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신다고 들었어요. 

"네, '안텐진'이라는 중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대표를 맡게 됐어요. 국내에는 아직 낯선 회사지만 Oncology 영역을 주력으로 하는 곳이에요. 혁신적인 약을 개발해서 환자들에게 공급하려는 글로벌 제약사죠. 국경을 초월해 환자들에게 가장 앞서가는 치료제를 개발·공급하는 것이 회사 비전이에요. 

회사는 지난 2017년에 설립됐고, 시리즈ABC 투자단계를 거쳐 3년만인 작년 11월 홍콩 주식시장에 상장했어요. 투자자를 보면 미국 제약사인 BMS도 있고,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도 있어요."

  

생소한 이름인데, 회사 파이프라인은 어떤게 있죠?

"총 12개의 파이프라인이 있어요. 6개 제품은 임상단계에 있고, 나머지 6개는 전임상단계에요. 아시아태평양(AP)에 중점을 두고 있는만큼 AP에서 28개 임상을 계획하거나 진행 중에 있어요. 특히 현재 임상단계에 있는 제품들은 '라이선스 인'한 품목이에요. 세엘진(현 BMS), 캐리오팜(Karyopharm),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등 글로벌 제약사에서 라이선스 인한 후 추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어요.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제품은 'ATC-010'이라는 셀리넥소(selinexor) 성분의 의약품이에요. 핵외수송 선택적 억제제(selective inhibitor of nuclear export, SINE) 계열인데, 단백질 엑스포틴1의 수송을 차단하는 작용으로 항암효과를 내는 것이죠. SINE계열에서는 First-in-class이고, △재발 불응성 다발성골수종, △재발 불응성미만성 거대B세포림프종(DLBCL) 등 2가지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어요.

현재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판매 중인데, AP 5개 나라에 허가승인 신청을 했고, 우리나라는 작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질환치료제로 지정을 받아 현재 승인리뷰 단계에 있어요. 계열 최초 약물인만큼 NCCN 가이드라인 추천치료제 리스트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두번째 주자는 'ATG-008'(성분 오나타서팁·Onatasertib)이에요. mTOR kinase inhibitor로 간세포암 임상이 진행 중이에요."

 

사실 중국제약사라는 선입견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 질문은 다른 분들한테도 많이 받았어요. 제가 안텐진이라는 제약사를 선택한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BMS, 피델리티 등 글로벌 회사들이 투자를 했고, 리더십 팀들도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하던 분들이 모여있어요. CEO는 Oncology R&D 분야에서 25년 이상 일한 MD 출신이에요. 업무도, 분위기도 기존 근무했던 글로벌 제약사와 다르지 않아요. 차이점은 새로 Set up하는 단계에 있다는 것이죠. 

또 미국과 유럽, 아시아지역에 있는 CDMO에서 제품을 생산해서 공급하는 유통망이 갖춰져 있어요. ATG-010은 미국 뉴저지 소재의 CDMO에서 제조를 한 후 전 세계적으로 공급되죠. 사실 의약품은 각 나라의 허가당국이 제조소를 포함해 엄격한 심사과정을 거쳐 허가승인을 해주기 때문에 해당 기준을 통과해 승인이 이뤄졌다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안텐진이 한국 진출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셋업 단계에 있다 하셨는데 어디까지 진행됐나요.

"AP에 집중하는 회사들에게 한국은 아주 중요한 곳이에요. 의료 인프라도 잘 구축돼 있고 인재들도 많은데다 위치적으로도 한국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죠. 한국도 새로운 치료옵션이 들어온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을 것이고요. 

현재 법인등록이 완료됐고, 제가 1번 입사자로 들어왔으니 이미 국내 진출한 상태로 볼 수 있겠네요. 현재 제품이 승인리뷰 중이기 때문에 메디칼팀과 마켓엑세스(MA)팀을 구성할 계획이에요. 올해는 급여준비가 가장 키가 될 것 같아요."

   

원하는 인재상이 있나요?

대표님이 어떤 상사인지 알려주면 인재모집에 수월하지 않을까요?

"저는 진정성 있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상사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포인트는 '노력하는'이에요(웃음). 그리고 안텐진은 혈액암 치료제로 시작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험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바라죠.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에요. 새로 시작하는 회사이다보니 서로 격려하고 응원하면서,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대환영이에요."

 

대표님은 '완성형 글로벌 제약사'에서 근무를 오래 하셨어요.

안텐진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을 것 같은데요.

"20대 때 병원약사로 근무했지만 너무 오래 전 일인데다 짧은 경력이고, 사실 지난 30여년은 모두 회사 경력이에요. 데이터를 만들고 흐름을 파악하는 일을 좋아해서 IMS헬스데이터(현 아이큐비아)에 입사해 데이터 관련 업무를 10년간 했어요. 클라이언트였던 릴리에서 마켓 리서치 매니저를 찾는다는 소식에 이직을 결정했죠. 릴리에서는 마케팅과, 영업, MA 등 여러 부서를 경험했어요. 13년을 근무하면서 제약사에서 경험할 수 있는 업무는 다 한것 같아요. 

입센에는 GM(General Manager)로 6년 있었는데, 목표를 정하고 성과를 도출해가면서, 직원들 역량이 향상되도록 이끌어주는 역할이 좋았아요. 힘든 일도 있었지만 의미있는 시간이었죠. 그러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에 안텐젠에서 대표직 제안을 받았고 인터뷰 과정에서 보니 파이프라인도 탄탄하고, 리더십 팀들의 가치관과 열정, 실력에 좋은 인상을 받아 안텐젠과 함께 새로운 도전에 나서게 됐어요. 혹자는 사서고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도 해주시지만,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정말 의미있는 일이잖아요. 더 늦으면 도전하지 못할 수도 있고요."

 

대표님의 각오를 듣고 싶은데요.  

"한국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약으로 베네핏을 주고, 보건당국과 본사 사이의 의견조율을 하는 역할은 큰 차이가 없어요. 지금까지 쌓은 경험과 역량을 잘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 물론 좋은 팀을 만나면 더할나위 없겠죠."

 

김민영 대표는 누구

◇서울대약대 졸업 
◇Helsinki School of Economics (Aalto University) 경영학 석사

◇1991. 1 ~1992. 5 서울대병원 
◇1992. 6 ~ 2002. 5 IMS Health Korea(현 아이큐비아) 근무
◇2002. 6~ 2015. 6 일라이 릴리 근무

   Market Research Manager/Marketing Sales Effectiveness Manager/Six Sigma Black Belt    
   Associate Marketing Director Diabetes and Cialis, Marketing/
   District Sales Manager of Seoul North, Uro & Bone, Sales
   PRA (Pricing Reimbursement and Access) leader, Corporate Affairs
   Marketing Director & Onco Business Unit Lead, Lilly Korea
   Asia Operation Insulin and Expansion Leader 
   PASEAN Marketing Director  
◇2015. 6 ~ 2021. 3 입센 코리아 General Mana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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