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개발 외 '해외 백신' 도입시 협력 모색 · 국내 생산 전략 '동시에'
"미국은 성과 보일 백신 개발 선투자… 국내도 백신 산업 키울 방법"
"접종 우선순위 · 효과와 위험성 예의주시 · 논의할 문제도 산재"

  토론  제7회 헬스케어 미래포럼 '코로나19 백신 확보 및 접종 전략' 

세계 각 국가가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 따라 정부는 국내 자체 개발을 우선 추진하더라도 해외 백신을 신속 확보하려는 '투트랙 전략'을 세워야 할 전망이다. 공동 기술개발, 생산(CMO) 등에 참여도 고려사항이다.

백신을 도입할 때 안전성, 접종 우선 순위 고민이 필여한데, 학계 전문가들은 백신이 효과적일지, 안전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시나리오별 전략을 짜고 임상시험 결과를 분석하듯 효과를 평가, 연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제7회 헬스케어 미래포럼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향 및 확보 전략
(위부터 각 오른쪽으로, 발언자 가나다순 사진 배치)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기모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 민태원 국민일보 기자, 성백린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 송영주 존슨앤존슨 부사장, 이준행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정희진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조태준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한국보건사업진흥원이 31일 '글로벌 코로나19 백신 개발 동행 및 확보전략'을 주제로 개최한 '제7회 헬스케어 미래포럼'에선 묵현상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장의 '백신 플랫폼별 전 세계 개발 동향 분석',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이 '해외개발 백신 도입 글로벌 협의 동향'이 발표됐다.

감염병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백신 실용화 사업'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는 성백린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는 ▷기모란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 교수 ▷이준행 전남대 의과대학 교수 ▷정희진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송영주 존슨앤존슨 부사장 ▷조태준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 ▷민태원 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가 참여했다. 이와 함께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 등이 패널토론 이후 각각 발언권을 얻었다.

지난 27일 기준 전 세계적으로 175개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 중 임상시험 3상에 돌입하는 선두는 모더나, 화이자, 아스트라제네카 각 3곳의 사례다. 모더나 백신은 최근 대상자 3만 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에 돌입했다. 국내 기업들도 백신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상용화까지 요원하다.

정부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과 백신 공급 계약을 모색 중이며 공공적 성격의 국제 협의체도 참여하고 있다. 감염병혁신연합(CEPI), WHO, 세계백신면역연합(GAVI)의 합의 하에 출범한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는 신속하고 평등한 공급을 목표로 우리나라도 가입했다. 

이 곳이 백신을 개발하면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20% 수준의 백신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퍼실리티 내 백신 후보물질이 각기 다른 방법과 규모, 속도로 개발 중이며 효능과 가격도 다를 수 있어 고민이 필요하다.

 

"국내 자체 백신 개발하며 해외 백신 개발 시 신속 도입은 당연"
"백신 후보물질의 선투자 - 선구매 갖춘 미국… 우리도 고려해야"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국내 개발 중인 백신이 임상 3상 진행의 어려움이 예상된다. 해외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해 임상시험 대상자 수를 늘려 적극적인 셈이다.

최근 SK바이오사이언스가 아스트라제네카와 백신 글로벌 공급 계약을 체결한 데 따른 전략을 통해 국내 공급을 타진하는 전략도 의미있다. 정부가 해외 백신의 공급 도입을 준비함과 함께 '투 트랙'으로 갖춰야 한다.

조태준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정부의 방향성을 받아 '투 트랙' 전략으로 자체 개발과 안동 공장을 활용한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 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기회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

미국은 개발 초기부터 핵심 업체를 정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선투자하고, 연구·개발 뿐만 아니라 생산, 임상 등 다각도로 지원한다. 파트너십을 갖는다는 게 키워드인 것 같다. 선투자해 선구매한다는 필요성으로 연결된다고 본다.

이준행 전남대학교 교수=미국 정부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는 백신 개발 플랫폼에 투자하고, 중앙 실험실을 만들어 부작용 등을 국가적 차원에서 모니터링한다.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3상의 통계 처리도 정부가 돕는다.

표면적으론 개발 기업에 편의를 제공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정부가 빠른 시간 내에 개발할 백신이 무엇인지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는 어디에 할지 보며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방향인 것 같다. 두 달내엔 어떤 후보물질이 유효성이 가장 높을지 윤곽이 그려질 것이다.

 

'불확실성' 큰 코19 백신 후보물질들… "효과를 아직 몰라서"
접종 우선순위 따져야… 전문가 협의와 사회적 공감대 이끌어야

최원석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은 기존 인플루엔자 백신 개발 플랫폼으로 항원을 바꾸는 문제라 접근하기 용이했다. 접종 횟수와 효과 발현만 고민하면 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새로운 바이러스로 백신 접종의 우선순위를 따질 수 밖에 없다. 접종을 통해 얻을 효과에 전략이 있어야 한다. 의료체계와 국가 기반 유지, 피해 최소화, 유행 차단 등이 될 수 있다. 피해 차단의 측면으로 보면 새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아직 잘 모른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임상시험 결과에 따라 백신의 양상과 전략을 택해야 한다.

정희진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혈청 역학적 연구를 해본 결과 항체 보유자가 1%도 되지 않는다. 전 국민에게 백신 투여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5500만 전 국민에게 필요한 양을 동시에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순차적으로 누구에게 접종할 지 고민, 의논해야 한다.

지난 2009년 신종 플루 때에는 안전성, 면역원성, 효과성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정하고 순차접종을 한 바 있다. 현재 학자들이 코로나19 우선 접종자를 순차적으로 정해야 한다. 어떻건 간에 사회 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한 인력과 취약계층 접종을 우선순위에 둬야 할 것이다. 이들의 비율은 20~30% 정도 될 것인데 어떻게 수급할지 논의해야 한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큰 원칙으로 의료진과 감염 취약자에 우선 접종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 범위는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 필수 인력이 군인인지 택배직원까지인지, 처음 수급되는 백신이 5만 명 분량이라면 누구에 가고, 그 다음 수급된 백신은 누구에게 갈지 정해야 한다"고 했다.

 

모든 경우의 수 열어놓고 임상 3상하듯 'PMS' 해야
유효성 평가부터 이상반응 모니터링까지 사전 준비 필수

기모란 교수=미국은 지난 4월 코로나 백신 워킹그룹에 착수했다. 한국도 빨리 시작이 돼야 한다. 안전하면서도 효과있는 백신을 찾아야 한다. 수입될 코로나19 백신도 한국에서 임상시험을 한 후에 접종해야 된다. 얼마나 걸릴지, 어떤 과정으로 어떻게 빨리할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

백신이라 면역원성이 생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감염이 됐다고 하더라도 중증도를 낮춰 사망확률을 줄이는지 등 발생의 여지를 두고, 해당 백신의 유효성 결과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백신 개발 속도를 보면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임상 결과를 볼 수 없을 가능성이 크다. 결과가 나오기 전 이미 백신을 생산, 판매, 접종할 것 같다.

PMS(신약 재평가)가 사실상 임상 3상시험처럼 진행될 예정이다. 유효성 평가 연구도 병행할 상황이 올 텐데 우려하는 바 대로 백신 투여 후 코로나에 더 잘 걸리거나 위험해지지는 않을지 모든 부분을 연구해야 할 준비가 필요하다.

정희진 교수=국가 재난상황에서 백신을 투여할 때 백신 이상반응을 모니터링하고 피해보상제도도 유지하는 게 백신 정책의 성공 여부를 가린다. 이번 코로나19 백신은 국가필수접종이 될 텐데 건강보험공단과 질병관리본부 등이 협의해 자료를 통합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는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나라 백신, K-시장에 진출시킬 기회… 사업화 연계 도와야
"정당한 가격과 과정에 코로나19 백신 인정받는 게 기업 바램"

이준행 교수=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전 세계의 정부가 막대한 돈을 투자하고 있다. 국가도 살고, 기업도 사는 길이다. 단, 유효성 평가 등을 진행해 투자를 이어갈 지 여부를 정할 장치도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백신 시장과 산업에 존재가 없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2020년 현재, 빌게이츠 재단과 CAVI 등 국제적으로 상당한 관심을 받게 됐다. 2009년 신종 인플루엔자 백신을 자체 개발했고 국민에게 접종하는 등 기술력을 쌓을 계기가 있어서 그렇다.

우리 백신산업이 국제적 투자를 받을 수 있는 길은 자체 플랫폼을 만들어 임상시험을 해볼 경험을 만들어야 한다. 아직 이 경험이 없으니 투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 이번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계기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길 기대한다. 정부가 전략적으로만 '투 트랙'이 아니라 국내 백신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조태준 실장=정부의 지원이라면 R&D(연구개발) 과정과 해외 백신을 도입한 후 생산 과정에서 있을 것이고 상업화한 후 선구매 등을 통해 우리는 경제적으로 회수할 부분이 있다.

SK그룹 차원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백신 개발 기업으로선 제품이 시장에서 정당한 가격을 받고 정부의 적절한 선구매 등을 통해 그 가치를 환원받는 것을 바란다. 임상 3상에 투입해야 할 비용이 시장 가치로 판단할 수 없을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정부는 전폭적 지원을, 방역당국는 구매와 비축에 대한 약속을 지켜줬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묵현상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장=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백신 또는 감염병 질환 연구에 투자를 적게 했다. 우리가 기술적으로 뒤처진 건 아니다. 허나, 사업화되지 못해 산업으로 발전되지 못했던 것으로 본다.

산업과 어떻게 연계해주느냐도 정부 입장에서의 R&D 지원이라고 믿는다. 정부도 강력한 의지가 있고 산업계도 SK바이오사이언스를 비롯 많은 회사들이 연구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데다 글로벌 라이센싱 기회도 타진해볼 만큼 흐름이 바뀌었다. 사업단이 더 노력하겠다.

 

현재로선 불확실성 큰 백신 개발… "접종 여부 신중해야"
다양한 트랙 밟으며 '백신 확보' 약속·강조하는 정부
"접종 여부의 보수적 접근 동의… 감염병 대응 계기 삼을 것"

최원석 교수=백신 확보와 구매는 우선 공격적으로 하고, 이후 접종은 안전성 등을 고려해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

이게 백신의 '불확실성'을 줄이는 방법이자 제조사는 안정적인 생산을, 국민은 안심하게 된다. 만일, 우리가 확보한 백신이 추후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사용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사회적 동의도 얻어야 한다고 본다.

이 같은 우려를 해소하지 못한다면, 향후 백신 접종에 결정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

임인택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정부도 백신 개발 시 도입 여부와 확보 전략에 '불확실성'이 많은 점을 알고 있다. 정부의 기조는 개발을 우선하되, 해외 물량도 최대한 확보할 계획이다. 접종 여부는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당국에서 보수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 백신 접종 후 초래할 여러 우려점에 대해선 전문가들과 논의할 방침이다.

개발과 확보라는 '투 트랙 전략' 중 확보에 한정해도 '투 트랙 전략'이 따로 또 있다. 국내 개발(생산) 후 안정적인 확보 방안과 국제기구를 통한 확보 방안이다. 다만, 어떤 백신이 최종적으로 성공할지 모른다.

다양한 트랙을 활용해 백신을 확보하려 한다. 우리 국민들이 백신이 없어 당황하는 사태는 만들지 않으려 한다. 접종에 있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게 필요하겠다. 정부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향후 또 다른 감염병의 대응체계를 만들 계기로 판단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국립보건연구원장)=재난상황이라 최종 결정은 중대본이 하겠지만 코로나19 백신 확보 사업의 책임은 질병관리청에 간다. 5500만 인구의 접종수수료를 3만 원이라 가정해도 백신 가격을 더하면 조 단위의 사업이 된다. 접종 제반적인 정책 중 '부작용'은 당연히 모니터링 해야한다.

접종 순위에 대해서는 전문가들과 협의하겠지만 전 국민 모두에게 필요하다고 본다. 실무자로서 느끼는 이상적인 '코로나19 백신'은 단일 품목, 싱글 도즈로 보관도 어렵지 않은 품목으로 나오는 것이다.

또 다른 희망사항은 코로나19 지역사회 전파를 막도록, '생활 백신'을 오래 당부드리고 싶다. 그 사이 국내 백신 개발사가 다량의 물량을 개발, 확보할 수 있길 바랄 뿐이다. 오늘은 표피적인 입장만 전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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