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 콘셉트는 '혼자서 갈수도, 가기 어려운, 가보지 않은 길의 동행'
잘 되겠어? 같은 냉소를 넘어 참여해 역량모으면 K성공 스토리 가능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Korea Innovative Medicines Consortium, KIMCo)이 지난달 30일 발기인 총회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산업계 전체가 역량을 집결해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의 도전'에 나섰다. 

'공동 투자와 공동 개발 플랫폼 킴코(KIMCo)'는 개별 기업들이 독자 추진하기 어려운 ▷감염병 치료제 연구개발과 생산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 ▷혁신의약품 개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공동 유통망 구축 등 4대 분야를 목표로 삼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최초의 '오픈이노베이션 플랫폼'이다.

킴코는 민관(民官) 협업, 산학연병(産學硏病) 협업, 글로벌 협업 등을 통해 공동 이익을 지향하는 혁신 모델을 구축해 국민 건강권 확보와 글로벌 제약바이오강국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히트뉴스는 킴코의 출범 배경부터 성공의 조건까지 살펴본다.

지난 6월30일 열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발기인 총회 장면.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이 컨소시엄 설립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지난 6월30일 열린 한국혁신의약품컨소시엄 발기인 총회 장면. 원희목 제약바이오협회장이 컨소시엄 설립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KIMCo 출범 배경과 의미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은 전통 제약회사들에게 '위기감과 함께 성찰의 계기'를 제공했다. 올해 4월 22일 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단사 회의에선 바이오벤처사들이 진단시약을 발 빠르게 출시해 K방역체계의 근간이 되고, 소위 글로벌기업들이 백신개발 등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치고 나가는 상황'인데도, 정작 전통 제약사들은 물품 등 측면 지원(50억 원 이상)에 밖에 할 수 없는 '산업의 현 주소'를 확인하면서 성찰과 대안에 관한 이야기들이 본래 의제를 뚫고 나와 진지하게 논의됐다고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제약산업의 실종 상황'을 아프게 인식한 이사장단사 CEO들은 "개별 기업의 역량으로 백신이나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 한계가 있으니 이 참에 개별기업이 손대기 어려운 분야에 대해 산업계 역량을 집결해 공동 투자하고 공동 개발해 보자"는데까지 논의를 진전시켰다.

산업계 리더 역할을 하는 13개 이사장단사가 '공동개발 투자모델 구축의 필요성'에 공감하자, 제약바이오협회는 5월 34개 사가 참여하는 이사회를 열어 출연 및 비영리재단 설립을 구체화하고, 임시 서면 총회를 통해 70억원 규모의 재단 법인 설립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KIMCo가 출범하면 어떤 일을 하게되나

KIMCo의 설립의 취지는 한마디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및 그 회원사들이 주도하는 기관으로 이들의 의지와 자원, 역량을 결집한 공동투자, 공동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안의 의약품 개발과 생산을 가능하게 하는 '제약의 자국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개별 제약회사의 도전 만으로 추진하기 어려운 사업을 성공시킬 수 있는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을 구축하고, 민관 협업, 산학연병 협업, 글로벌 협업, 금융 및 IT를 비롯한 다른 부문과 협업 등을 기획하고 견인하려는데 목적이 있다.

따라서 KIMCo는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글로벌 혁신 생태계 진출을 지원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GOI) 사업과 함께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이 국민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KIMCo는 코로나19 대응 사업의 일환으로 관련 치료제·백신의 개발을 비롯해 국가 기초 필수의약품 등과 관련한 생산시설 및 장비 구축을 지원할 예정이다. 또 정부·기업 등과 협력해 개발하기 어렵고 시장성이 낮은 감염병 분야의 치료제·백신 개발 및 생산을 지원하고, 나아가 혁신의약품 개발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컨소시엄 내 공동 파이프라인 라이브러리를 구축, 유망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후보물질을 선별해 정부 지원과제와 매칭하고 공동 투자 및 공동 개발하는 방안 등을 추진한다.

감염병에 대한 대처와 국가 필수의약품 확보 등을 통해 제약자국화를 실현한 이후에는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사업을 대폭 확장, 기술기반의약품(TBM)·퍼스트제네릭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공동유통망 확보 및 글로벌 펀드와 연계 등으로 상업화를 촉진할 방침이다.

 

 이사장단 사와 이사사는 왜 KIMCo에 출연하나

재단 설립자금은 이사장단사가 2억 원씩 의무 출연하고, 34개 이사사에게는 권고를 통해 1억 원씩 출연하는 형태다. 이외 일반 회원사들은 금액 제한이 없이 출연 기회가 부여된다.

그렇다면 왜, 이사장단사는 의무 출연하고, 이사사에게 권고수준이나 출연하도록 권고를 하기로 했나. 회의에 참석하는 이사장단사 CEO는 "한마디로 리더 역할을 맡은 의무감 혹은 책임감이 크기 때문"이라고 단호히 말했다. 이 사회 안에 산업계를 바르게 포지셔닝시킬 책임이 있다는 이야기다.

 

재단에 출연한 돈만큼 기회를 더 받고 이익도 회수 하는가

전혀 그렇지 않다. 출연금은 말 그대로 재단을 설립해 운용하는데 시드머니가 될 뿐이다. KIMCo가 비영리재단이라 설사 재단이 주도하는 개발 프로젝트가 성공해 이 가운데서 일정 금액이 재단으로 귀속된다고 해도 이사사들은 단 한 푼도 외부로 가져나가지 못한다.

KIMCo 이사사라고 해도 ▷감염병 치료제 연구개발과 생산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 ▷혁신의약품 개발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공동 유통망 구축 등 4대 분야 프로젝트에서 독점적 기회를 우선적으로 부여받는 것은 아니다. 이 분야 개별 프로젝트에는 이사장단사나 이사사에게도 기회가 있지만, 일반 제약회사들은 물론 금융, IT, 의료기기 등 다양한 플레이어들에게도 기회는 활짝 열려있다. 다시 말해 큰 제약회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KIMCo 벤치마킹 모델 유럽 연합(EU) IMI

벤치마킹 모델이 된 IMI(Innovative Medicines Initiative ; IMI)는 유럽 제약산업연맹(EFPIA) 및 기타 민간기업과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간 50:50 공동 출자를 통해 회원국가 소속 산학연 및 규제기관과 환자협회의 보건산업에 관련된 R&D를 매칭하거나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유럽연합 프레임워크 프로그램 가운데 최대 규모의 민관협력 파트너십(PPP)으로 생명과학분야 세계 최대규모다. 

위 그림에 나타나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유럽연합의 행정부 역할을 각종 정책을 입안한다. EC는 유럽 연합(EU)의 Horizon 2020(2014부터 2020년까지 진행되는데 연구기금은 무려 98조6000억원에 이름)을 기반으로 IMI의 R&D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 제약산업협회(EFPIA)는 유럽 내 39개사 제약사들로 구성돼 있으며 회원사긴 파트너십으로 치료제, 백신 등을 공동연구, 공동개발함으로써 유럽의 공중 보건에 기여하는 것으로 목표로 설립됐다. 

유럽연합의 IMI를 중심으로 한 역할

 

 KIMCo 모델이 성공하기 위한 조건들

현재 제약바이오산업계 생태계(Eco System)는 2015년 한미약품의 대대적인 기술수출을 계기로 조용하게 작용되고 있다. 개방혁신의 필요성과 협력의 중요성이 높아진 만큼 기술과 자본과 사람들이 협력하는 토양이 갖춰졌다. 일종의 자연 생태계라고도 말 할 수 있다.

대신 KIMCo는 목적과 목표가 뚜렷한 인위적 생태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새로운 도전과 시도가 성공하려면 KIMCo가 중심이 돼 ▷가능성 높은 프로젝트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R&D 등 자금을 끌어들이는 한편 ▷의료기기 업체, IT업체, 또 다른 플랫폼 기업 등이 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매치 메이커 역할을 똑똑하게 수행해야 한다.

이와 함께 생태계 구성원들의 인식전환과 행동이 필요하다. 제약바이오 역사상 이러한 시도가 없었기 때문에 '동업해서 잘 되는 꼴 못봤다'느니 '기업간 성공적인 M&A 사례조차 없는 그게 되겠어?’'라는 식의 냉소주의를 넘어서야 산업계가 함께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인식을 전환하려면 현실을 냉정하게 진단해야 한다. 한계가 명확한 내수에서 제네릭을 붙들고 제살 깎기식 경쟁으로 끝까지 버티겠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공동의 이름으로 역량을 모아 무엇인가 개발하고 세계시장을 누벼야 하며, 이에 대한 공감대도 높다.

KIMCo는 R&D를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업들보다 오히려 R&D를 해야 하지만 자본과 기술력, 인력 등에서 달리는 중소제약사와 바이오벤처에게 더 큰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의 움직임이 크면 클수록 정부의 더큰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만큼 KIMCo는 스스로 정체성과 비전 등 설계도를 가지고 꾸준히 소통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KIMCo 발기인 총회서 확정된 임원의 면모

발기인 총회에서는 ▲권기범 동국제약 부회장 ▲김영주 종근당 사장 ▲백승열 대원제약 부회장 ▲성석제 제일약품 사장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 ▲윤웅섭 일동제약 사장 ▲윤재춘 대웅제약 사장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 ▲이삼수 보령제약 사장 ▲이정희 유한양행 사장 ▲이재국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전무 ▲장병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부회장 ▲조용준 동구바이오제약 부회장 ▲한성권 JW홀딩스 사장 ▲허은철 GC녹십자 사장 등 16명의 이사를 선임했다.

KIMCo 이사장에는 이관순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을 추대하고, 감사에 ▲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 ▲한강희 삼원회계법인 회계사가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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