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성인 대상으로 연내 착수, HK inno.N "진출 영역 확대"
독자 개발 또는 기술 수출… FDA 시판승인 획득 사례 이어져
SK바이오팜의 뇌전증치료제 '세노바메이트'의 미국 FDA 허가에 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HK inno.N(구 CJ헬스케어)도 케이캡의 미국 임상 1상을 승인받고 시장 진출 목표를 밝혔다.
이와 관련, 히트뉴스는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 독자 개발 또는 기술 수출로 신약을 선보인 사례가 있는지 18일 되짚어봤다.
HK inno.N 연내 1상 착수=회사는 최근 미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케이캡정(성분명 테고프라잔)의 미국 내 임상 1상 시험을 승인받았다.
건강한 미국 성인 50명을 대상으로 케이캡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약력학 평가를 연내 착수할 계획이다. 시판 승인까지 받아 진출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HK inno.N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은 20조 원 규모다. 대부분 PPI(프로톤펌프억제제) 계열 약물이 처방 상위권에 있다.
케이캡이 뛰어들 미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약 4조원 대다. 북미 인구 중 30%가 위식도역류질환으로 병원을 찾는다고 알려졌다.
특히 PPI에 불응하는 중증 환자나 심각한 식도점막 손상을 보이는 환자들이 전체 위식도역류질환자의 3~40%를 차지한다.
HK inno.N 관계자는 "케이캡이 국내 시장에서 차세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으로 새로운 치료 트렌드를 만들어 왔다"고 밝혔다.
미국 진출 사례 무엇 있나=국내 제약사 약물의 FDA 시판승인은 자력으로 하거나 임상개발 중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수출해 그 곳이 진행하는 경우로 나뉜다.

SK바이오팜은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기술수출없이 임상 개발과 상업화를 자력으로 했다.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지난달 12일 엑스코프리는 미국 시장에 정식 출시됐다. 판매도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가 한다.
한미약품은 체내 약효 지속시간을 늘려주는 독자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를 2012년 스펙트럼사에 기술 수출한 바 있다.
현재 스펙트럼은 임상 3상을 마친 후 FDA의 BLA(생물의약품 허가)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스펙트럼은 상용화를 위한 준비에 나설 방침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롤론티스는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바이오신약들 중 처음으로 상용화되는 의미있는 제품이다"이라며 "글로벌에서 인정받는 한미 최초의 바이오신약으로 키우고 싶다"고 밝혔다.
국산 약, 미국 시장 진출 전망은=국산 신약 30호인 케이캡이 지난 2018년 출시된 이후 국내에서 신약으로 허가 출시된 품목은 없다.
엄승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상무는 "케이캡 이후 국산 신약의 명맥이 끊겼는데, 31호가 나왔으면 좋겠다. 토종 제약사들은 글로벌 진출에 적극적이다"며 "혁신신약의 해외 임상에 대한 세액공제 등 정부의 지원대책도 여러 있다. 회사들이 활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 대표는 "미국 시장에 뛰어들어야 글로벌 신약이 된다는 가능성을 갖게 된다. 국산 신약들은 국내 처방된 리얼월드데이터(RWD) 기반으로 자신감을 갖고 있다. 미국 진출에 장점이 많을 것이다"고 밝혔다.
또 정 대표는 "미국 전문가들을 모아 현지화 전략을 논하거나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선임, 규제기관과의 소통도 필요하다. 이를 오픈이노베이션 생태계 안에서 논의해야 한다는 의식도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조기업은 FDA 시판 승인을 받아본 경험이 더러 있다. 이들은 노하우도 축적됐다. 토종 제약사도 이같은 사례를 연구하며 투자하는 등 심도있게 미국 진출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