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O KOREA 2020서 AI 개발 현황-과제 공유
국책과제 '닥터앤서' 프로젝트 소프트웨어 개발 한창, 실제 병원 테스트도

실제 환자의 대장내시경 스냅샷.
왼쪽 사진의 경우 용종을 쉽게 확인할 수 있지만 오른쪽 사진은 AI가 실제 판독한 용종으로, 검사 환경이나 전문가 능력에 따라 지나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김영학 교수의 설명이다.

위 두 개의 사진은 실제 환자의 대장내시경 촬영 스냅샷이다.

왼쪽 사진은 내시경 전문인이 아니더라도 쉽게 용종을 구분해 낼 수 있다.

그렇지만 오른쪽 사진은 조금 다르다. 전문인 개인 기술이나 상황에 따라 발견해 내지 못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개인 능력에 따라 용종 진단이 이뤄지는 검사인 만큼, 차이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김영학 서울아산병원  교수

'BIO KOREA 2020' e-컨퍼런스 연자로 나선 서울아산병원 김영학 교수는 AI가 학습을 통해 특정 지식을 축적, 의사 진단을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내비쳤다.

'질병에 대한 궁금증을 인공지능으로 답해보자'는 목표로 출발한 국가 프로젝트 '닥터앤서(Dr. Answer)'는 2020년 3개년 계획 마지막인 3년차에 접어든 사업으로 ▲다양한 의료데이터 수집ㆍ뱅크 구축, ▲의료데이터를 활용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지나, 실제 임상 검증과 개별 병원 활용을 통한 효용성 테스트에 접어들었다.

김 교수는 닥터앤서 프로젝트에 대해 "우리가 목표로 하는 인공지능 역할은 의사들을 교체하거나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은 분명히 하면서도 "다만 의사 판단을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의료시스템 특성상 환자가 원하는 정보와 의사가 전달하는 정보에 차이가 있다는 점과 병원 규모에 따른 진단 정확도 차이를 극복하는 데에도 인공지능 역할이 중요시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환자가 원하는 정보는 '치료를 받으면 얼마나 좋아 지는가' '약을 복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재발 가능성이 있나' 등 개별적 특성이 있는데, 막상 실제 현장을 보면 이런 부분들을 짧은 시간에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진료 과가 갖춰진 대형병원은 필요한 정보를 여러 과에서 동시에 취합할 수 있지만 규모ㆍ지역적 한계로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기 어려워 제한된 환경에서 진단받게 된다고도 했다.

그는 "이 같은 한계 극복에 AI가 의사의 진단과 치료 결정을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의료수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수단으로써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에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다.

닥터앤서 프로젝트는 정부 출연금과 민간자본 350억원을 바탕으로 환자 질의, 사망률, 발병 빈도가 높은 8개 질병에 대한 딥러닝기술을 갖고 있는 기업과 주요 병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프로젝트는 25개 병원과 21개 ICT기업이 참여한 네트워크가 구축된 상황이며, 8개 질환은 심내혈관질환, 심장질환, 유방암, 대장암, 전립선암, 치매, 뇌전증, 소아희귀질환으로 구성됐다.

그에 따르면, 현재 개발이후 식약처 인허가를 받은 소프트웨어는 3~4개로, 이 소프트웨어들은 올해 임상적 검증을 거치고 병원들에서 실제로 활용되며 효용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언급한 대장내시경의 경우, 현재 검사 중 AI가 참여하는 리얼타임 타입과 검사 이후 판독 과정에 참여하는 리뷰타입이 개발 중에 있다.

유병률이 높고 질병이 갖고 있는 사회적 문제도 오랫동안 대두돼 왔던 치매의 경우, 확고한 치료법이 나오지 않은 만큼 조기 진단 여부에 치중한 소프트웨어 개발이 한창이다.

2019년 허가를 얻은 치매 소프트웨어는 MRI 영상 정보를 색으로 구분, 환자 검사 정보를 학습한 AI가 치매를 진단한다. 노란색과 파란색 영역으로 치매를 진단하게 되며, 영역이 좁을 수록 치매 유병률이 높다고 판단한다.

치매 소프트웨어는 실체 치매진단 환자들에 대한 MRI정보를 학습 후 새로운 환자에게 적용, 조기에 치매를 발견할 수 있는 형태로 2019년 허가를 받은 바 있다.

흉부CT를 통해 석회화 점수를 산출, 심장병 발병 확률 및 위험도를 판단하게 되는 심혈관계 질환 역시, 진단을 받아야 하나 받지 못하는 환자가 있고 과도한 검사를 추가로 받는 등 사례들도 나오고 있어 AI도입을 서두르고 있는 분야다.

이밖에도 전문가가 아니면 판독이 어려운 전립선 MRI에 적용되는 AI는 전립선비대증과 암 구분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유방암, 뇌전증 등 유병률이 높거나 재발 가능성이 있고,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질병에 대해서도 각 질병과 매칭되는 소프트웨어 개발이 추진 중이다.

한편 김 교수는 남은 과제로 소프트웨어의 '확산'을 꼽았다.

이는 현재 프로젝트 팀이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으로, 그는 "의료현장에서 실제로 효과를 보이는가와 정보를 제공해야 하는 객체 선정, 기존 IT시스템과 연동 등 과제가 남았다"라고 언급했다.

이를 위해 김 교수는 현재 병원에서 데이터를 제공받은 뒤 제품을 개발하는 단계에서 개발된 제품을 병원에 제공, 테스트를 진행하는 단계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응급시스템 및 병원정보시스템이나 메디컬 디바이스 의료시설 회사들과 협력을 통해 소프트웨어를 확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을 바라보는 시민단체, 환자군 및 의사와 의료진 설득 방안 마련도 남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닥터앤서가 세계적으로 인식되고 어디서나 쓰일 수 있는 소프트웨어로 성장하길 바란다"며 "풍성한 케이스 확보를 통해 의료현장과 접목되길 바란다"고 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