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약 등재 행정수수료, 얼마가 적정한가 보니…
보험약 등재 행정수수료, 얼마가 적정한가 보니…
  • 김경애 기자
  • 승인 2020.03.2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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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가원, 등재약 적정 수수료 산출 방안 연구 공개
기존 수수료 체계와의 통일성·신약 프로세스 단계별 청구 고려

의약품 건강보험 등재 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인력·연구 예산 확충을 위해 의약품 시판허가뿐 아니라 의약품 등재 수수료도 적극 도입해야 한다는 연구 결론이 나왔다. 

수수료 도입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보건복지부와 협의된 상태인데, 제약업계 반발을 고려해 도입 초기에는 서비스에 대한 행정비용만 청구하고, 이후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방안도 제시됐다. 그러나 이 경우 행정비용 징수만으로 고착될 수 있고, 산정대상 약제 수수료도 신약 대비 너무 적어 징수 자체가 무의미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5일 이 같은 내용의 '의약품 건강보험 등재 적정 수수료 산출 방안 연구' 보고서를 공개하고 "이번 연구를 의약품 등재 수수료 책정 시 근거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약품의 건강보험 등재 절차의 신속성·효율성을 높이고, 양질의 의약품 급여 타당성 평가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관련 인력·연구에 대한 충분한 예산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심사평가원은 이를 위해 의약품 등재 수수료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결론을 내고, 지난해에 연구비 3000만원을 들여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지난 달까지 4개월간 진행된 이 연구에서는 의약품 등재 서비스에 대한 원가를 분석한 뒤 실제 발생되는 원가를 산정해 타당한 선의 행정서비스 가치를 책정하고자 했다. 

연구진은 수수료 도입의 당위성을 △일반 국민이 아닌 특정한 자가 관계되는 경우 그 서비스에 대한 대가에 대해 특정인에게 부담할 수 있다는 특정성의 원칙 △특정한 자의 이익을 위한 사무에 소요된 행정 주체의 시간·물리적 소요 비용에 대한 비용변상의 원칙 △행정 서비스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대상에 대한 수익자 부담의 원칙 등으로 설명했다. 아울러 수수료 납부는 새로운 금전급부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수수료 도입에 앞서 헌법상 국민의 기본권 보장 측면에서의 법률적 근거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심사평가원에서 제공 중인 행정서비스 중 수수료를 부과하는 대표 항목은 '의약품 유통정보 제공'과 '보건의료 빅데이터 제공'인데, 각각의 행정 서비스는 서로 다른 법률적 근거에 따라 수수료가 부과되고 있다.

이들 항목에 부과되는 수수료는 적정원가가 기준이다. 인건비(4급 20호봉 월 기본급), 경비(감가상각비와 시스템운영비 등의 합), 일반관리비(고정 5% 적용)의 합으로 구성된다. 해당 행정서비스를 통해 제공되는 정보 이용이 공공 이익이나 학술연구를 목적으로 하는 경우 해당 수수료를 감면·감액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기관을 보면, 식약처는 주기적인 원가산정 용역을 통해 수수료를 인상하지만, 일부 준정부기관은 기준 없는 수수료 책정으로 인한 외부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식약처의 경우 의약품 허가 수수료를 신약은 전자민원 기준으로 618만원·희귀의약품은 201만원 수준으로 징수하고 있다. 

식약처의 의약품 허가·신고 업무관련 수수료는 2008년 이후 인상이 없었지만, 2016년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수준으로 인상됐다. 변경된 신약 허가·신고 업무 수수료 경우 변경 전은 414만원이었다. 연구용역에서 적정 수수료는 733만원으로 산정됐지만, 실제 수수료는 682만8150원으로 책정됐다. 이 금액은 올 상반기에 재조정될 예정이다. 

교통안전공단·한국가스안전공사 등 준정부기관의 경우 대부분은 검사·면허 등에 대한 수수료를 징수 중이나, 수수료 산정기준 부재·수수료 개정기간 문제 등으로 인한 지적이 계속되고 있다.

호주·캐나다·스위스·영국·일본 등 수많은 선진국은 이미 의약품 등재 업무 관련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서비스에 따른 수수료 차이는 있으나, 신약의 경우 대개 1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의 수수료를 책정한다. 소규모 업체 등에 대한 감면 제도도 실시 중이다.

연구진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3년간 심사평가원에서 진행된 의약품 등재 업무에 대한 처리실적을 대상으로 처리건당 원가를 산정했다. 그러나 내부보안 등의 이유로 일부 재무·인사자료를 통한 정확한 실제원가 산정이 어려워, 3년간의 평균 실적·적용기준 등을 통해 표준원가에 근접한 방법을 사용해 원가를 산정했다.

산정 시에는 기존 수수료 체계와의 통일성과 신약 프로세스 단계별 청구를 고려했는데, 구체적 내용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비공개 처리됐다. 연구진은 "신약의 경우 평균호봉 기준으로 심사건당 3900만원 정도의 높은 원가를 보이지만, 이 금액은 외국과 비교 시 높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처음 도입 시점에서 외부 반발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 수수료는 그 공익성을 고려해 일정 부분 원가 이하의 금액을 수수료로 산정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이에 대한 정책적 고려가 필요하다고 했다. 참고로 의약품 허가 신청·신고업무 관련 적정 수수료 산출 연구에서 2016년 기준 수수료와 적정수수료간 비율은 60% 내외로 산정된 바 있다.

연구진은 수수료 도입 초기 행정비용 정도만 청구하는 방식을 선도입하고, 후에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으로 제약사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경우 향후 수수료가 실제 확대될 가능성이 낮아, 행정비 징수만으로 고착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또, 신약과 산정대상 기준 약제의 건당 수수료 차이가 커, 행정비만 도입할 경우 산정대상 약제의 수수료가 너무 적어져 징수 자체가 무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등재 수수료 징수는 심사평가원에서 수행 중인 타 영역에 대한 수수료 징수에 대한 논의로 확장될 수 있다. 연구진은 "수수료 산정 시 현재 운영상 발생되는 실제원가를 산정하는 것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공공서비스에 대한 수수료는 그 공익적 성격으로 인해 전체 발생된 원가를 온전히 받는 사례가 없으나, 실제 발생 원가와 공익적 영역간 서비스 차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실제원가에 근거한 수수료 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논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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