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엑스 현재 기술로 따라잡기 힘들어...바이러스 유전자 정보 기반 플랫폼 구축

“RNA 바이러스인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은 변이에 취약해, 백신이 개발돼 상용화 되는 시기에는 효력을 보일 적응증이 제한적이고, 백신이 감염 확산을 막을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도 있다.”

국가임상시험재단은 브리프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백신개발에 대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실제로 세계보건기구는(WHO)는 지난 2018년 2월 감염병 목록에 ‘질병 엑스(Disease X)’를 추가했다. 이는 수학에서 기호로 쓰는 미지수 X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병원균과 바이러스가 앞으로 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때문에 아무리 과학 기술이 발달해도 제약기업이 질병 엑스에 대해 현재 방식으로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전문가 사이에 나온다. 실제로 사스(2002년)와 메르스(2012년) 백신과 치료제 역시 사태가 끝나면서 개발이 중단되기도 했다. 기업 입장에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임상을 선뜻 나서기 힘든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전략이 유전물질(DNA, RNA)에 기반한 ‘플랫폼 기술’다. 간단히 말해 백신 플랫폼에 관련 바이러스 유전물질을 넣어 백신을 개발하자는 것이다. 현재 유전자염기서열분석(NGS) 기술을 발달로 바이러스의 유전자(염기서열) 분석 자체는 어렵지 않게 진행할 수 있다.

현재 유전물질 기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코로나19 백신 개발하고 있는 대표 기업은 모더나 테라퓨틱스와 이노비오다. 이중 모더나는 mRNA, 이노비오는 DNA 기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아직까지 유전자 기반 백신이 허가된 사례는 없어 제약업계는 두 회사의 임상 결과를 주목하고 있다.

이노비오 파마슈티컬스(Inovio Pharmaceuticals)는 3일(현지시각) 보도자료를 통해 4월 중 미국에서 지원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DNA 백신 ‘INO-4800’ 임상시험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모더나는 45명의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mRNA-1273’ 지난 16일(현지시각 기준) 임상 1상을 시작했다. 이번주 워싱턴주 시애틀의 한 여성으로 대상으로 첫 투여가 이미 시작됐다.

두 회사 모두 코로나19 바이러스 염기서열이 발표되고 40여일만에 백신 개발 계획을 발표할 수 있었던 데는 유전자 기반 백신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 백신 연구자는 히트뉴스에 “현재까지 DNA 백신은 예상보다 효과가 높지 않아 전문가들 사이에서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측면도 있었지만 이번 이노비오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DNA 백신을 다시 검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RNA 백신 역시 모더나 전략처럼 예방 백신으로 허가된 사례는 없지만 RNAi 기술을 보유한 앨라일람에서 미국에서 허가한 사례가 있어 긍정적인 전망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mRNA 백신은 단일 백신 안에 바이러스 항원 단백질로 번역되는 mRNA를 여러 개 넣어 다량체 항원(multimeric antigen)을 만들어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을 가진다. DNA 백신은 외부에서 항체를 넣어주는 기존 항체 치료제와 달리 DNA를 직접 몸 속에 주입해, 항체 생성을 유도하고 면역 효과를 기대하는 기전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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