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데이터로 코19 대응 나서는 '17인의 시빅해커'
공공데이터로 코19 대응 나서는 '17인의 시빅해커'
  • 홍숙 기자
  • 승인 2020.03.09 0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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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인포디자이너로 코로나 19 정보 한 눈에
마스크 재고 조회 서비스 우선 제작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움직여야죠. 자신과 주변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껴 시작했어요.”

17인의 시빅해커들이 공공데이터 개방을 요구하며 던진 출사표다. 시빅해킹은 정부나 공공기관 또는 민간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정제과정을 거쳐 파편화 된 정보를 사람들이 보기 쉽게 전달하는 행위이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정보를 받는 사람들이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이를 반영할 수 있는 일련의 행위를 통칭한다.

코로나19공공데이터 공동대응팀은 지난 4일 광화문 1번가에 ‘코로나19 및 전염병 관련 공공데이터에 대한 제안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을 올렸다. 정부의 대응 역시 발빠르게 진행됐다. 정부는 선별진료소 정보와 마스크 재고 정보 공개 조치 등에 대한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공동대응팀은 청원 글을 통해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는 앞으로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며 “바이스러 뿐만 아니라 자연 재해 등 정부와 국민 모두의 대응이 긴급하게 필요한 상황이 발생할 때를 대비해 오픈 데이터를 선제적으로 정부가 준비하는 지침이나 규정을 이번 기회를 계기로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공동대응팀은 서면 인터뷰 답변서를 통해 향후 공공데이터를 활용해 코로나 19와 관련해 어떤 활동을 펼칠지 답했다.

-코로나19 등 전염병 관련 공공데이터에 제안 배경에 대해서 설명해 주세요.

“현재 정부 및 공공기관에서 제공하고 있는 공공데이터의 종류에는 한계가 있고, 관리 주체가 달라 정보가 파편화 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또 시의성이 떨어지는 파일데이터가 주로 제공돼 재난, 전염병 등의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단순 텍스트 혹은 그래픽으로 제공돼 데이터화하는 작업을 직접 수동으로 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확진자 동선 데이터는 형식이 일정하지 않게 서술식으로 기록돼 있습니다. 때문에 장소 정보를 직접 분석해서 방문한 위치를 좌표 정보로 변환하는 등의 작업을 직접 하고 있었습니다. 정확한 정보가 아닌 다른 좌표로 잘못 변환될 수 있던 위험도 있었습니다.

정부가 가지고 있는 정보를 직접 일관성 있게 실시간으로 바로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오픈 데이터로 제공해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함께 대응하게 돼습니다.”

-함께하기로 한 사람이 많습니다. 어떤 분들인가요?

저희는 코로나19 공공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시민이자 시빅해커들이에요. 처음에 민주주의활동가조합 빠띠 활동가들이 로데이터(정제 과정을 거치지 않은)를 찾는 데이터퍼블릭이라는 작업을 하다가, 공공데이터의 문제와 어려움을 느꼈어요.

이런 상황에서 일상에서도 코로나19 공공데이터를 다루고 있는 시빅해커들에게 공동대응하자는 제안을 했었죠. 역시나 다들 비슷한 상황에서 어렵게 데이터 작업을 하고 있었죠. 그렇게 총 17명의 시빅해커들이 모여 공동대응방안과 필요한 점을 나누기 시작했어요.”

-요청데이터를 다양하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들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 수 있나요?

“기존의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되고 있는 확진자나 선별진료소 정보는 텍스트 방식입니다. 국민들이 실제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 데이터 변환 과정을 한 번 더 거쳐야 하기 때문에 (앱 제작 등) 번거움이 있습니다.

이를 개발자들이 활용하기 쉬운 개방 API(OpenAPI) 형태로 제공해 다른 정보(지도, 길찾기 등)와 결합해 재생산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런 작업이 완료되면,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도 편하게 정보를 확인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서비스를 언제든 이용할 수 있게 될 거라고 봐요.

-질병관리본부 등 정부가 실시간 정보(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지 않나요?

“기존에 각자 집계하던 통계 데이터는 정부가 보유중인 데이터를 바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또한, 확진자 동선의 위치 정보와 방문 시간 정보도 변환할 필요 없이 정부가 제공한 그대로 활용가능합니다.

다만, 방역이 진행 중이거나 방역이 완료된 지역의 정보를 신속하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준다면 위험 지역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어느 정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마스크 재고 관련 실시간 정보는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마스크를 찾아다니는 많은 국민 불편의 해소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부가 아닌 민간에서 이렇게 움직이는 이유는 뭔가요?

“과거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한국에 정확한 정보를 시각화하는 것의 필요성을 느꼈고, 그 뒤로 많은 시빅해킹 활동이 시작됐다고 생각해요.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비슷하게 공감대가 형성됐습니다.

정부의 주도로 제공되는 서비스는 디지털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들이 이용하기 어려웠습니다. 또한 많은 기능이 있어 속도가 저하돼 사용이 불편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정보에 특화된 기능을 빠르게 구현할 수 있고 경험이 풍부한 개발자들이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여러 시빅해커 분들과 모여서 진행한다면, 시너지 효과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동대응을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시작하게 됐습니다.

누구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우리가 움직여야죠. 제가 보기엔 ‘우리만이 할 수 있으니까 해야지’라고 생각했기 보단, 자신과 주변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해볼까 하는 마음에 시작하지 않았을까 해요. 어제 제가 공동대응을 함께 하는 분과 연락을 했을때 고생하는 와중에도 그냥 원래 벌여놓은 일이니 계속 하는 거에요. 괜찮아요" 라고 하는 말이 참 마음에 와 닿더라고요.”

-데이터공개 요청에 정부는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2일 공동대응이 제안서를 작성하여 정부에 여러 경로로 전달했습니다. 이후 정부에서 발빠르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5일 저희가 요청한 선별진료소와 국민안심병원 목록이 정보화진흥원 주도로 보건복지부의 데이터를 이용해 공공데이터포털을 통해 바로 공개됐습니다.

5일 마스크 관련 정부 정책을 발표함과 동시에 앞서 요청했던 마스크 실시간 재고 정보를 API로 제공할 것을 구체적 방안과 함께 확인받았습니다. 추가로 민간 사업자의 클라우드와 기술 지원도 약속 받았습니다. 6일 금요일 API 활용시에 필요한 명세서를 사전 공개 전에 미리 제공 받아 공개와 동시에 바로 대응이 가능하도록 적극적으로 대응 및 지원을 해 주셨습니다."

-현재 진행상황은 어떻게 되고 있나요?

“최우선적으로 마스크 재고 조회 서비스를 제작 중에 있습니다. 이후 기존에 요청했던 자료를 추가로 공개되면 그 데이터를 활용해서 각 서비스들의 개선 및 응용의 여지가 생길 것 같습니다. 그 외에도 필요한 정보들이 생기거나 보완해야 할 사항이 생기면 지속적으로 정부에 연락을 취해 개선해 나가려고 합니다.”

-이번 정책 제안 등을 통해 하고 싶은 말씀은요?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전염병, 자연재해 등 긴급한 상황에서는 공공데이터가 함께 적절한 시점에 필요한 형태로 공개된다면 민관이 함께 대처할 수 있습니다. 저희가 정부에게 제안하고자 하는 바는 코로나19 사태에만 한정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추후 발생할 수 있는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부가 공공데이터를 기준에 따라 투명하게 제공하도록 하는 매뉴얼이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이렇게 공공데이터를 투명하게 제공함으로써 국민들이 정부의 대처를 신뢰하는 풍토가 조성되는 것을 기대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각 시민이 국가와 사회에 신뢰를 가지고 함께 대응하여 위급한 상황도 해결해 나가길 기대합니다.”

코로나19 공공데이터 공동대응팀 구성

-단체: 사회적협동조합 빠띠, 시빅해킹 커뮤니티 널채움, 미디어고토사(mediagotosa)

개인: 장슬기, 이준수

코로나인포 : 강희원, 정도현

코로나19 실시간 상황판 : 권영재, 주은진

우코바 : 산솦

유바이러스 : 세미콜론 강창완, 문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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