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원희목은 제약협회장에 절대 돌아올 인물 아닌데

제약산업계 일부 인사들이 사랑의 세레나데(Serenade)를 부르기 시작했다. 노래소리는 점점커져 제약협회 담장을 넘고 있다. 곡명은 '어게인(Again) 원희목.' 이정희 이사장과 갈원일 회장 직무대행체제로 반 년 정도 버텨온 제약바이오협회의 일부 인사들이 '주위를 아무리 둘러봐도 원희목 만한 위상과 비전을 갖춘 인물은 찾을 수 없다'며 그를 재소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일각에선 '그게 꼭 좋은 방법이겠느냐'며 새 인물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작 당사자인 원희목 전 회장은 침묵하고 있다. 과연 그는 자신을 부르는 노래에 맞춰 멋진 춤으로 응답할까.

원 전 회장은 지난 1월6일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취업 제한 결정'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사퇴 입장문을 내고 스스로 물러났었다. 한데 '어게인 원희목' 노래가 나온다는 것은, 상황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그의 발목을 잡았던 취업 제한 기한이 오는 11월말 께면 풀리게 돼 다시 돌아와도 법적 문제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지금 이대로 가다가 족쇄가 풀리는 11월 이후 회장으로 다시 모셔오자는 이야기다. 알려진대로 원 전 회장은 18대 의원으로 재직하던 첫해인 2008년 '제약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해 2012년부터 시행되도록 한 주인공으로 그 만큼 제약산업에 대한 애정이 남 다르다는 것은 사실이다.

작년 3월 제약바이오협회장에 취임했던 그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제약산업은 대한민국 국민산업'이라고 명명하며 기자회견까지 했다. 안으로 가치있는 산업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여주고, 밖으로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필요한 한마디를 고심 끝에 만들어낸 셈이다. 쉬우면서 임팩트 있는 이 말을 찾기 위해 그는 고민을 거듭했다고 한다. 그는 뭐든 명분을 뼈대로 세우고, 그에 알맞은 사업을 살로 붙이는 스타일이다. 국민산업이라면 당연히 윤리경영이 필요하다고 물고들어가는 장치를 먼저 만든다. 계산이 철저하다. 해서 윤리경영의 당위성이 설득되면 다시 그 저해요소인 '공동생동, 위탁생동, CSO'는 윤리경영의 장애물이어서 철저히 관리돼야 한다고 다음 단계의 필요성을 안팎에 설득한다. 집요하다.

핫한 트렌드를 민감하게 포착해 자기 것으로 만드는 촉수와 전략화 능력을 그는 지녔다. 인공지능(AI)이 변혁의 키워드로 뜨자 제약바이오협회의 역할을 찾으려했다. 그가 떠난 뒤에야 가시적으로 나타났지만 결국 인공지능(AI)신약개발 지원센터는 협회 안에서 문을 열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 화두로 자리잡은 것을 알고는 협회가 중심에 서서 연구자와 연구자, 자본과 연구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네트워킹 할 수 있는 행사를 마련하는데도 크게 관심을 기울였다. 그는 개인이든, 협회든 목적한 일을 추진하면서 직접적인 의도를 드러내는 대신 늘 객관화시켜 제시하는 전략가다.

이러니 '어게인(Again) 원희목'을 노래하는 사람들은 인맥은 물론 바닥부터 다지며 주도면밀하게 일하는 솜씨, 비전 등등 원 회장이 그리울 것이다. 그리움은 현실로 나타날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반대파들 때문이 아니라 명분이 서지 않는 곳에 결벽증처럼 가지 않으려는 원 회장의 캐릭터 탓이다. '협회 바깥에 꼼수로 비쳐질 때 이게 협회에 득이되겠느냐'는 반대파들의 여론을 그가 파악하고 있다면 그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국회의원 출마 등 정치적 행보가 보여주듯 인생 전체를 경영하는 인물인 그는 작은 흠결이나 뒷말도 만들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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