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진협 대표 ?양진희 연구원,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전략 발표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의 불씨를 되살린 가운데,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도 전 세계적으로 아직 승기를 잡지 못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바이오젠은 지난 22일(현지시각 기준) 아두카누맙 1차, 2차 임상 충족점 지표에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저하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회사 측은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논의해, 내년 바이오신약 허가신청서(BLA)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유럽, 일본을 포함한 전세계 규제당국과 신약허가를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는 공식입장을 냈다.

이런 가운데 종근당과 바이오오케스트라가 각각 저분자화합물, RNA를 기반으로 한 알츠하이머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바이오젠의 항체 신약과는 또 다른 차별화된 전략으로 접근한다는 게 이들 회사의 주장이다.

양진희 종근당 효종연구소 책임연구원(왼쪽)과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가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열린 30일 ‘알츠하이머 얼라이언스 포럼 2019’에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전략을 주제로 발표했다. 

히트뉴스는 30일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한국바이오협회 주최로 열린 ‘알츠하이머 얼라이언스 포럼 2019’ 내용을 바탕으로 종근당과 바이오오케스트라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전략을 전한다. 두 회사의 발표는 양진희 종근당 효종연구소 책임연구원과 류진협 바이오오케스트라 대표가 연자로 참석했다.

종근당, 저분자화합물 ‘HDAC6’에 주목=종근당은 어떻게 저분자화합물 ‘HDAC6’(히스톤 디아세틸라아제;Histone DeACetylase 6) 저해제(inhibitor)에 주목하게 됐을까? 이를 위해선 우선 알츠하이머 발병 원인을 알아야 한다. 정확히 말하면 아직까지 알츠하이머의 명확한 발병 원인은 이론(theory)으로 정립되지 않았다.

다만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는 환자들 뇌를 살펴보면, ▲아밀로이드 단백질 ▲타우 단백질이 정상인보다 많이 축적돼 있다는 다수의 임상 결과만 있다. 따라서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은 이 두 단백질의 축적을 막는 전략으로 이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이로젠의 아두카누맙 역시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을 막는 항체 의약품이다.

종근당이 주목한 HDAC6 저해제 역시 타우 단백질의 응집을 막는 역할을 한다. 관련해 양 책임연구원은 “우리 연구소에서는 CKD-504라는 파이프라인으로 HDAC6 저해제를 활용해 기존 독성 실험을 보완한 퇴행성 신경질환(헌팅턴병,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연구 중”이라고 했다.

이어 “HDAC6 저해제를 통해 타우 단백질을 분해하고, 이러한 약물기전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운동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며 "이러한 결과를 기반으로 현재 대용량 스크리닝을 진행 중”이라고 했다. 이어 “동물을 대상으로 전기생리학을 활용한 전임상 실험을 통해 장기기억 회복 능력을 확인했다”고 했다.

알츠하이머 치료제 약물 투과의 큰 장벽인 ‘BBB(혈관뇌장벽)’ 투과력도 좋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HDAC6 저해제는 BBB를 통과해 더 좋은 농도의 약효를 보였다”며 “이와 함께 모든 타입의 타우 단백질(올리고머, 모노머)에서 HDAC6 저해제의 작용이 효과적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현재 종근당은 HDAC6 저해제를 기반으로 치료제 개발을 위해 CKD-504라는 파이프라인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바이오오케스트라, miRNA로 단백질 원천 차단=바이오오케스트라는 종근당이나 바이오젠의 전략과는 다른 전략을 취했다. 바이오젠과 종근당은 이미 생성된 타우단백질이나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응집이나 축적을 막는 전략을 취했다.

반면 바이오오케스트라는 유전자(RNA 등) 단위에서 조절해 아밀로이드 단백질을 생성을 막는 전략을 취하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이 전략은 miRNA(micro-RNA)를 타깃으로 해 알츠하이머와 연관이 있는 단백질(타우, 아밀로이드 등)이 생기기 전에 질병의 원인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다.

류 대표는 “우리가 개발하는 miRNA 치료제는 세포막 수용체(trans-membrane receptor)를 타깃으로 하는 약물 기전을 가지고 있다”며 “이 세포막 수용체를 과발현(over-expression)시켜 면역반응을 일으키게 되는데, 여기에 관여하는 특정 miRNA를 발견했고, 우리는 이를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할 것”이라고 했다.

아두카누맙과 비교해 바이오오케스트라 파이프라인(BMD-001)의 강점으로 낮은 투여 횟수를 꼽았다. 현재 BMD-001은 글로벌 전임상에 진입했다.

그는 “아두카누맙의 경우 6개월에 약물을 주사하는 횟수가 최대 24회”라며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치료제는 1개월에 4번 정도만 주사를 해도 유의미한 약효가 나타난다”고 했다.

한편, 종근당홀딩스는 지난 8월 바이오오케스트라와 협약을 맺고, 마이크로RNA(micro RNA)를 기반으로 한 알츠하이머 치료제와 진단기기 개발에 50억원을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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