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토니오 안주에토 텍사스대학교 교수

안토니오 안주에토 교수(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
안토니오 안주에토 교수(텍사스대학 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

지난 3월 28일 란셋 호흡기 의학저널에 LAMA(Long-acting anticholinergics; 지속성 항콜린제)+LABA(Long-acting Beta2-agonists; 지속성 베타2 항진제) 복합제인 바헬바 레스핏과 관련된 임상연구 내용이 게재됐다. 'DYNAGITO' 임상인데,  바헬바 레스피맷이 스피리바 레스피맷 대비 COPD(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만성폐쇄성 폐질환) 악화 증상 감소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데 1차적인 목적이 있었다. COPD 환자 7,800명이 52주간 이 임상에 참여했다.

히트뉴스는 이번 임상연구를 주도한 안토니오 안주에토 텍사스대학교 교수(보건과학센터 호흡기 및 중환자의학과)를 최근 만나 DYNAGITO 임상의 의미와 COPD 치료에서 LAMA와 LABA 병용요법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바헬바, 스피리바 대비 '악화증상' 발생률 7% 감소

COPD 악화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가래 등을 동반하는 게 일반적이다. 치료약제를 바꿔줘야 할 만큼 심하게 나타나곤 한다. 실제 악화 증상으로 인한 입원이 전체 COPD 치료의 약 70%를 차지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COPD 환자에게는 이런 악화 증상 발생을 줄이는 게 주요 치료 목표 중 하나다.

안토니오 교수는 "이번 임상에서 티오트로피움과 올로다테롤 복합제(바헬바)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스피리바)와 비교해  악화 발생률을 7% 감소시킨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티오트로피움 단일제는 그 자체로 이미 악화 발생감소 효과가 뛰어난 약제다. 임상시험에서 위약군 대비 15%, 살뷰타몰 대비 17% 등의 감소효과를 보였다. 여기에 올로다테롤을 추가하면 악화 발생률을 더 감소시킨다는 걸 이번 임상을 통해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이번 임상에서는 악화 증상 치료에 어떤 약물이 더 효과적인지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토니오 교수는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만 사용한 환자와 항생제에 전신성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병용해 치료한 환자 모두 티오트로피움 단일제보다 티오트리피움과 올로다테롤 복합제를 썼을 때 악화증상 발생률이 더 낮아졌다”고 했다.

바헬바는 삶의 질 개선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티오트로피움과 올로다테롤 복합제 투여군의 CAT(COPD Assessment Test, 삶의 질 평가) 점수가 티오트로피움 단일제 투여군 대비 약 2점 더 낮게 측정됐다. 이는 연구 기간 동안 유사한 수준으로 유지됐다. 단순히 약물 효과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켰다는 걸 입증하는 결과”라고 강조했다.

"1차 치료제로 바헬바 사용하면 더 효과적"

대표적인 국제 COPD 진료지침인 GOLD(Global Initiative for Chronic Obstructive Lung Disease) 가이드라인은 LAMA와 LABA 병용요법을 단독치료에서 효과가 보이지 않을 때 사용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또 '2018 GOLD 가이드라인'은 B그룹에 해당하는 환자에게 LABA 혹은 LAMA 등 지속성 기관지 확장제를 사용해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으면, LABA와 LAMA 병용요법을 사용도록 권고했다. 여기다 중등도-중증도 악화를 한 번 이상 경험한 환자군인 C그룹에도 단독요법으로 시작하되, 추가적으로 악화가 발생할 경우 병용요법을 권한다. 여기서 말하는 B그룹 환자는 중증도-중증도이면서 악화를 경험한 적이 없거나, 악화를 한번만 경험한 환자 군이다. 

이에 대해 안토니오 교수는 "GOLD 가이드라인이 5년마다 개정되는 특성상 상대적으로 최신 데이터를 반영하지 못 하는 측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최근 데이터를 조합해 보면 COPD 증상이 있고, GOLD 가이드라인 B군에 해당하는 환자는 1차 치료제로 LAMA와 LABA 병용요법을 사용하는 게 효과적이다. 경증의 경우 단독요법으로 충분해도 악화를 경험한 적이 있다면 병용요법을 곧바로 시작하는 게 좋다"고 했다.

물론 일반원칙은 아니다. 그는 환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GOLD 가이드라인은 병용요법 중 악화가 발생하면 ICS(Inhaled Corticosteroid; 흡입 스테로이드)를 추가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ICS를 추가하는 방식보다는 만성 기관지염, 감염, 기관지 확장증 등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로프루밀라스트, 진담거해제, 아지트로마이신 등을 추가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게 안토니오 교수의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혈중 호산구 수치가 높으면 ICS 혹은 항인터류킨 단일클론 항체를, 만성 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는 로플루밀라스트나 진담거해제를, 잦은 감염이나 기관지 확장증을 앓는 환자에게는 아지트로마이신과 같은 항생제를 추가하는게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약제마다 가장 이득을 볼 수 있는 환자가 누구인지를 찾아내는 것" 이라며 "환자의 호흡곤란 정도와 악화력 등을 고려해 가장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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