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곧 나올 정부 육성방안, 구체적이며 계속 업그레이드 돼야

제약바이오 산업을 키워야한다는 '민·관·학·연의 공감대'가 절정을 맞았다. 반도체처럼 제약바이오 산업을 기간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됐으니 정부의 야심찬 계획도 금명간 공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더이상 전문가들이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의 당위성을 주장하기 위해 세계 반도체시장 400조원, 한국자동차 수출금액 50조원, 세계 의약품 시장 1500조원(2020년 추정) 같은 수치를 '프레젠테이션(PPT) 1장 1절'에 열거하지 않아도 될듯하다.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을 고민해 온 문재인 정부는 지난 15일 정부 5개 부처와 산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바이오헬스 혁신 민관 공동 간담회'를 끝으로 방향성 탐색과 정립을 일단락지었다. 정부는 ▷2017년 제약바이오산업을 100대 국정과제 중 '고부가가치 창출 미래형 신산업 발굴 육성'에 포함시킨 것을 시작으로 ▷2018년 3대 전략투자, 8대 선도산업에 올렸고 ▷2019년 비메모리 반도체, 미래형자동차, 제약바이오를 3대 중점육성산업으로 선정하며 청사진과 지원책을 가다듬어 왔다.

꽃이 피었다 지면 열매가 맺히듯 '민·관·학·연 공감대'에 의한 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종합 대책도 곧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경제활력대책회의 모두 발언에서 "바이오헬스산업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는 분야"라며 "연구개발(R&D), 규제혁파 등을 담은 종합적인 혁신방안을 마련해 조속히 발표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 방안이 언제 발표될지, 산업 현장의 요구를 얼마나 반영한 내용일지 현재로선 가늠할 수 없다. 그러나 산업계의 기대감이 큰 것은 사실이다.

지금 시점에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제약바이오산업에 관한 정부의 비전이 '종합 방안 한편'으로 끊겨서는 안된다는 점일 것이다. 한미 FTA협정이 체결되었을 때도, 의약품 약가를 일괄인하했을 때도 엇비슷한 대책들은 나왔다. 하지만, 그 대책들이 현재 어떻게 진행되어 어떤 지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지 아는 이가 없다. 비장하고 추상적인 목표에다, 구체성 떨어지는 이행 방안들로 '종합 방안'이 채워져서는 안되는 이유다. 이번에야 말로 끝장을 보겠다는 각오와 흔들림없는 비전으로 육성 방안을 산업계와 중단없이 소통하며 업그레이드시켜 나가야 한다.

15일 '바이오헬스 혁신 민관 공동 간담회' 형식의 민관협치는 육성 방안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모범이 될만하다. 산업계에서 나온 아이디어들이 정책의 뒷받침을 받아 제약바이오산업 발전의 토대가 되도록 정부는 오픈 이노베이션 마인드를 잃지 않고 유연해야 한다. 유연하지 않은 땅에서 혁신의 싹이 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없다. 그래서 혁신신약 개발과 연관성이 있는 범부처가 머리를 맞대 전통의 제약회사 관계자, 바이오텍 관계자, 유관단체장 등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쉼없이 들어야 한다. 짧게 잡아도 10년, 아니 그 이상 한 우물을 팔 때야 비로소 스위스 같은 환경이 조성되고, 그 토양 위에서 노바티스나 로슈같은 글로벌 기업이 자라날 수 있을 것이다.

산업계는 혁신신약을 향한 도전과 모험에 줄기차게 나서야 한다. 정부가 이 처럼 제약바이오산업을 대대적으로 육성하기로 결정할 수 있었던 것은 혁신을 추구해온 전통제약사들이 2015년을 기점으로 크고작은 혁신신약 관련 기술수출을 성공시켜 그 가능성을 스스로 입증한 덕분이다. 자극받은 바이오텍들의 성과들도 뒷 받침되고 있다.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성과가 누적될 때 정부 또한 더 나은 환경 조성에 나서게 될 것은 자명하다. 민관 비전의 공유, 민관 선순환 협력시스템은 더많은 가치 창출을 위해 작동될 것이다. 

최근 경향은 이채롭다. 모험을 감수하는 자본의 증가에 힘입은 바이오텍들이 혁신신약 개발에 올인하고 있는데 비해 이들과 견줘 업력이 훨씬 길고 자본 축적에 성공한 적잖은 전통 제약사들은 관성에 젖어 '제네릭 근간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있다. 대단한 아이러니다. 그런데 정부의 속내를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 한편에는 산업 체질개선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아마도 앞으로 산업정책은 혁신기업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전개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다행인 것은 생명의 기운이 솟는 K제약바이오산업 생태계의 문이 누구에게나 열려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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