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개발 기술이전 선택지 점점 다양해져
향후 인수합병 형태도 등장예상

“SK바이오팜은 얀센 등 글로벌 빅파마로부터 기술반환을 겪으며, 결과적으로 독자적으로 미국에 신약판매허가신청(NDA)을 낼 수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에 주류를 이루고 있는 라이선스 아웃 모델과 독자적 개발 영역 중 어느 모델이 좋을지는 SK바이오팜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정규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 대표는 17일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성공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 및 사업개발 전략 수립’ 세션에서 이같이 말했다.

히트뉴스는 이정규 대표,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채제욱 레코켐바이오 전무의 발표 내용을 토대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기술이전 방향성에 대해 정리했다.

◆아직까진 기술이전 전략을 취할 수 밖에…

이상훈 대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임상 3상과 상업화 단계를 모두 이끌어가는 건 아직은 중과부적이다. 그래서 택한 전략이 글로벌 제약사 혹은 자금력이 풍부한 바이오텍에 기술 이전이었다. 이상훈 대표는 기술을 이전할 때 회사의 상황을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상훈 대표는 의약품 제조와 상업화 과정은 아직까지 에이비엘바이오가 할 수 없는 영역임을 분명히 인지하고, 이를 잘 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데 주력한다고 했다. 또 상대적으로 연구 영역에서 인력이 부족한 분야는 다른 회사 기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우리는 SK바이오팜이나 LG화학 등과 입장이 많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제조는 과감히 포기했다”며 “결론적으로 여러 기술이전 등을 통해서 자금을 확보하는 것과 동시에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 파트너를 고른 것”이라고 했다.

채제욱 전무

또 “우시의 비대칭 이중항체 플랫폼을 도입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공동연구 및 플랫폼 도입은 단순히 라이선스 인 개념을 넘어 우시 쪽의 항체 연구인력을 활용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기술이전을 통해 파트너사와 자금 외에도 연구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에는 채제욱 전무도 같은 의견을 냈다.

그는 “표면적으로 기술이전을 통해 다케다의 항체와 우리의 플랫폼이 결합하는 걸로 보였을 것이다. 그러나 다케다의 여러 데이터를 통해 우리 플랫폼이 검증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기술이 가진 실제 실험 데이터를 얻은 건 자본의 유입 외에 큰 소득이었다”고 했다.

◆기술이전 형태도 진화 중…이후 공동연구도 가능

과거 기술이전이 글로벌 제약사에 모든 권리를 양도하는 것이었다면 현재는 기술이전 이후에도 협력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이정규 대표

이정규 대표는 “날이 갈수록 업프론트피, 마일스톤을 비롯한 기술이전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기술이전 이후에도 협력할 수 있는 여러가지 선택지가 있다. 기술이전을 통한 일회성 협력이 아니라 장기적 협력관계가 가능하다”고 했다.

이상훈 대표는 에이비엘바이오의 다양한 기술이전 모델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진화되고 있는 국내 기술이전 모델을 구체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었다.

그는 “지난해 트리거테라퓨틱스에 기술이전한 ABL001은 임상 1a상 이후에 기술 이전했다. 향후 임상 1b상 결과가 잘나오면 배타적 2상에 대해서 에이비엘이 30%, 트리거테라퓨틱스가 70% 정도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라며 “상업화 과정은 트리거테라퓨틱스가 전적으로 맡지만 이후, 마일스톤과 함께 상업화로 인한 이익도 별도로 배분하기로 했다”고 했다.

◆기술이전을 넘어 M&A까지 가능할 것

기술이전을 넘어 국내 제약바이오 회사가 인수되거나, 반대로 합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정규 대표는 신라젠의 사례를 소개하며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도 인수합병의 주체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신라젠은 미국 바이오텍을 인수해, 그 회사의 개발팀을 직접 이끌고 의약품 개발에 매진 중”이라며 “향후 우리나라 제약바이오 회사들이 미국, 유럽, 중국 기업을 인수하는 움직임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미국 바이오텍의 마지막 단계는 (글로벌 빅파마 등에 의해) M&A가 되는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외국 투자가들이 보기에 한국 제약바이오 회사는 시가총액이 너무 높게 책정돼 있다는 인식이 있어서 M&A가 될 기회가 적은 편”이라고 했다.

이상훈 대표 역시 향후 5~10년 이후 자금력이 충분한 회사를 중심으로 M&A가 활발히 일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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