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한국임상개발연구회 임윤희 8대 회장
한국 로슈 임상운영 포트폴리오 리더

임윤희 한국임상개발연구회 8대 회장
임윤희 한국임상개발연구회 8대 회장

1999년. 한국이 본격적으로 글로벌 임상시험을 시작한 해다. 약 25년 만에 급격히 성장해 온 한국의 임상시험 중심에는 바로 '한국임상개발연구회'가 있다. 사적인 모임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 산하 사단법인으로 변화해 온 한국임상개발연구회. <히트뉴스>는 임윤희 한국임상개발연구회장을 만나 한국임상개발연구회의 역사와 향후 미래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임 회장은 한국로슈 임상운영 포트폴리오 리더(Clinical Operations Portfolio Leader)를 맡고 있다.

 

한국임상개발연구회(이하 임연회)는 어떤 곳이죠?

"처음 시작은 1989년에 임상시험에 종사하는 사람들 몇 명이 모여서 사적인 모임으로 시작됐습니다. 이 당시에 한국에서 임상시험이라는 것 자체가 처음 시작되던 시기였는데, 외국은 GCP 등 임상시험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는 상황이었거든요. 그래서 서로의 지식과 정보를 교류하는 목적에서 시작했습니다.

임연회가 본격적으로 커지게 된 건 2000년대 초반입니다. 1999년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할 수 있게 됐는데, 신약품목허가신청(NDA)과 임상시험계획승인신청(IND) 제도가 분리되면서 허가 받지 않은 약도 IND 제도를 통해 임상시험을 할 수 있게 됐거든요. 또 1987년에 제정된 KGCP도 1995년에 본격 시행됐어요. 이렇게 '임상시험'이 한국에서 늘어나게 되며 단체의 역할도 분명해지고, 국내 회사의 참여도 늘어나면서 규모와 활동 범위도 확대됐습니다. 그후 2011년에 '한국임상개발연구회'라는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됐고, 보건복지부 산하 사단법인을 거쳐 2013년 식약처 산하 사단법인으로 자리를 잡게 됐습니다."

한국임상개발연구회 연말 학술대회 / 사진 = 한국임상개발연구회
한국임상개발연구회 연말 학술대회 / 사진 = 한국임상개발연구회

 

한국의 임상시험 역사와 함께 성장한 셈인데요. 임연회에는 어떤 기업들이 가입해 활동하나요?

"네, 맞습니다. 사실 임상과 신약 개발에 있어서 관련 단체를 보면 보통은 제약기업만 대변을 한다거나 임상시험수탁기관(CRO)만 대표하는 단체가 많은데, 저희는 국내외 모든 업계를 다 아우르고 있는 '유일한 단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또 임상 활동뿐만 아니라 관련된 약물감시(PV) 활동이나 DM 통계 활동, QM 활동 이외 대관, 대외, 교육 등 다루고 있는 영역도 광범위합니다.

기업들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처음에는 외국계 제약사가 제일 많았는데, 지금은 국내 제약사부터 CRO, 바이오 벤처 등 여러 기업들이 가입한 상태입니다. 올해 현재 가입한 회사가 125개인데요. 국내 제약사가 49개, 외국계 제약사가 27개, 국내 CRO가 25개, 외국계 CRO가 11개, 병원 2곳, 임상 관련 솔루션 기업 등이 11곳 가입돼 있습니다."

한국임상개발연구회 연말 학술대회 / 사진=한국임상개발연구회
한국임상개발연구회 연말 학술대회 / 사진=한국임상개발연구회

 

가입 기업이 많습니다. 가입하는데 조건이 따로 있을까요? 가입하면 혜택은 무엇일가요?

"가입 조건은 따로 없습니다. 연초에 등록비만 내면 가입되는 형태입니다. 가입을 하게 되면 업계 동향부터 규정 변화, 관련 단체 정보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뉴스레터를 받아볼 수 있습니다. 저희 임연회가 임상시험 종사자 교육기관이라 임상 개발과 운영을 위한 실무 교육부터 DM, 통계, PV 등의 주제를 포함한 전문적인 교육과 최신 트렌드에 대한 교육 및 세미나에도 할인된 금액으로 참여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런치 세미나라고 큰 콘퍼런스에서 다루지는 못하지만, 중요한 토픽들을 무료 강의를 통해 회원사에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 통계 같은 경우는 식약처와 공동 주최로 콘퍼런스를 여는 경우도 있고요. 매년 말 한 해의 주요 이슈를 정리해 발표하는 연말 학술대회에도 참석이 가능합니다."

 

회장님은 한국로슈에서 임상운영 포트폴리오 리더(Clinical Operations Portfolio Leader)를 맡고 있고, 올해 1월 제8대 임연회 회장이 되셨어요. 소감과 임연회 회장으로서 추진하게 될 사업은 어떤 것인가요?

"급변하는 대내외적 상황에서 임연회가 해야 하는 역할이 무엇인지를 찾아 임연회의 목표를 재설정하는 것을 우선 과제로 삼고 있습니다. 그만큼 책임감도 크게 느낍니다.  한국이 임상시험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근간은 '우수한 인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임상시험담당자(CRA)부터 프로젝트 매니저까지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교육에 힘을 많이 썼습니다. 그러나 다양한 교육기관들이 많이 늘어나면서 중복되는 교육은 줄여야겠다고 느꼈고요.

코로나19 이후에 분산형 임상시험(DCT)이 대두되고 인공지능(AI) 기술도 발전되고 있고, 전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아 업계에서는 효율이나 생산성 강화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임상시험 경쟁력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에 뒤쳐지고 있지는 않는지, 뒤쳐질 수 있는 위험 요소는 없는지 등을 고민하며 임연회가 여러 변화를 어떻게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준비를 해야 할지에 대해 논의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즉 유지할 부분은 유지하고, 변화시켜 나가야 할 부분을 적극적으로 찾아 변화시키는 게 이번 임기 회장으로서 해야 하는 미션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임상운영 포트폴리오 리더 경험이 임연회 회장 업무 수행을 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측면에서 도움이 될까요?

"사실 저뿐만 아니라 회장단, 임원진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회사 대표이거나 임원 등 중요한 위치에 있거든요. 그래서 저만의 노하우라고 말하기보다는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이 같이 모여서 나는 시너지가 큰 것 같아요. 글로벌 동향이나 규제 등에 대해 많은 정보들을 갖고 있다는 점, 외국에서 어떤 임상을 하고 있고 어떻게 수행하는지 등이요. 그래서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식약처나 다른 기관과 협업할 때도 정보 등을 발 빠르게 가져와 제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 같습니다."

 

한국의 규제 측면에서 임연회장 자격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을까요?

"한국이 임상 강국이 될 수 있었던 요인 중의 하나는 발 빠른 규제 개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식약처에서 열린 자세로 업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함께 개선점을 찾아가는 방식이 큰 원동력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다른 국가들이 워낙 빠르게 뒤쫓아오니 위기감이 느껴집니다. 아시아 중 대만을 예시로 들자면, 더 많은 임상시험 유치를 위해 임상시험 환경을 개선하는 등 정부가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요. 중국도 과거와 달리 임상 승인 속도가 한국을 포함한 다른 국가와 거의 유사하게 빨라져 환자 등록을 같이 시작하면 그 등록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고요. 이러한 다른 국가 규제기관들의 노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한국도 지속적으로 규제 측면의 경쟁력을 가져가야 할 때라고 봅니다."

 

코로나19 이후에 CRO도 그렇고 바이오업계가 요새 전반적으로 많이 어렵다는 말씀을 합니다. 임연회 차원에서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이 있을까요?

"한국의 임상시험 환경을 강화하고 전문가를 양육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 업계가 어려워지면서 효율성이 매우 강조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임상 운영 방법은 DCT와 AI 활용으로 모니터링 방식도 '기관 방문'에서 '원격 모니터링' 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새로운 시도에 따라갈 수 있게 역량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중입니다. 한국의 임상 환경이 이 변화들을 수용할 수 있도록 식약처 정기 간담회 등을 통해 업계의 목소리를 계속 전달하고, 다양한 정부 협의체 활동에도 참여하는 단계라고 설명 드리고 싶어요."

 

다른 기관이나 법인과도 협업을 할 것 같은데, 주로 어떤 기관과 어떤 협업을 진행하고 있나요?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과 협업하고 있습니다. 임연회 회장이 KoNECT 이사회 이사로 참석해 있어 긴밀한 협력이 가능하고요. 또 'KAIRB'라고 병원 IRB 협의체가 있는데, 업계의 애로사항 개선을 위해 이 단체와도 정기적인 만남을 가지며 협업하고 있습니다. CRC 협의체 같은 경우도 필요한 안건이 있을 때마다 만나고 있고, 그 외 약학대학이나 병원, 약사회 등에서 식약처 과제를 수행할 때 임연회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싶다는 연락도 자주 옵니다. 아마 저희가 넓은 네트워킹과 다양한 회원사를 가지고 있는 전문가 단체라서 적합한 파트너라고 생각하고 계신 것 같아요. 올해는 한국규제과학센터와도 인재 양성 등 협업 가능한 영역에 대해 함께 해 보려고 합니다.

해외의 경우 'TransCelerate'이라고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단체가 있거든요. 여러 다국가 제약사들이 가입돼 있는 단체인데,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어 전 세계 동향을 따라가기 위해 이 단체와도 교류를 시작했습니다. 올해에는 해외 임상시험 관련 단체와 교류나 협력을 더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임연회 회장으로서 앞에서 언급되지 않은 사업 목표가 있다면 설명해 주세요.

"회원사 확대를 통해 기업들 역량 강화에 도움을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바이오 벤처들이 임상할 때 대부분 CRO와 협업하기는 하지만, 더 필요한 정보나 지식 그리고 네트워킹 등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임연회라는 존재를 모를 수도 있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잘 알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식약처를 비롯한 정부 부처에 큰 회사들 중심의 애로사항을 전달했는데요. 바이오 벤처들의 목소리도 전한다면 다양한 협의체와 더 협력할 수 있는 대표성을 띄는 단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한국임상개발연구회라는 이름에 맞게 한국에서 임상 개발 관련 업무를 하고 있는 여러 사람들을 돕는 것이 저희의 최종 목표입니다."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