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EGFR-TKI 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1/2상 임상시험계획 승인
TRX-221, 타그리소 내성 시 빈번히 발생하는 'EGFR C797S' 변이 타깃

난치성 종양 치료를 위한 표적항암제 개발 전문기업 테라펙스가 타그리소(성분 오시머티닙) 등 3세대 EGFR-TKI(표피성장인자 수용체-티로신 인산화효소 억제제) 내성 환자에 효과적일 수 있는 항암제 개발 위한 본격적인 임상시험에 돌입한다.

그래디언트의 자회사인 테라펙스는 2017년 인터파크 사내 바이오융합연구소로 출발해 2020년 7월 법인으로 설립된 기업이다. '인터파크바이오컨버전스'라는 사명에서 2022년 그래디언트바이오컨버전스와 물적ㆍ인적분할을 하면서 회사 이름을 현재의 사명으로 변경했다.

테라펙스는 지난 2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표적항암제인 'TRX-221(개발코드명)'의 1/2상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았다. 이번 1/2상 임상은 EGFR-TKI를 사용한 이전 요법을 받은 후 질병이 진행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TRX-221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 및 항종양 활성을 탐색하는 라벨 공개, 다기관 연구다.

임상은 내달부터 본격적인 환자 투여가 시작되며, 목표 환자수는 국내 77명(글로벌 115명)이다. 임상은 △충북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등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임상시험계획을 살펴보면, 약물의 유효성을 본격적으로 확인하는 임상 2상 단계의 1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ORR(객관적 반응률), 2차 유효성 평가변수는 △DOR(반응 기간) △DCR(질병 조절 비율) △PFS(무진행 생존율) △OS(전체 생존율) △NCI-CTCAE v5.0에 따라 등급을 분류한 AE의 발생률 및 중증도 △TEAE(투여 후 이상반응) 및 SAE(중대한 이상반응)를 경험한 환자의 수 및 비율 △임상시험실 검사 데이터, 활력징후, 신체검사 및 12-유도 ECG에 기반한 안전성 및 내약성 등이다. 이는 작년 8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된 임상시험계획과 동일한 디자인이다.

테라펙스 측에 따르면, TRX-221은 비소세포폐암의 20%를 차지하는 EGFR 변이를 선택적으로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다. EGFR 변이의 티로신 인산화효소 영역(tyrosine kinase domain)만을 선택적으로 강력하게 결합함으로써 하위 신호전달물질들의 발현을 저해해 세포사멸을 유도하는 기전의 EGFR-TKI다.

이 신약 후보물질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표준 치료요법으로 사용되고 있는 타그리소 약물 내성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EGFR C797S' 변이를 보유하고 있는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타깃으로 해 4세대 EGFR-TKI로 불리기도 한다.

테라펙스 관계자는 히트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에 진행하는 1/2상 임상 중 1상은 용량 증량 단계를 거쳐 용량 탐구 단계까지 진행한다. 단계적 약물 증량을 통한 약물 안전성(safety) 및 내약성(tolerability)을 평가하고, 약물의 최대 내약 용량 또는 2상 시험용 추천 용량(RP2D)을 확인하는 것이 목표"라며 "임상을 속도감 있게 진행하기 위해 용량 증량 단계는 국내에서만, 용량 탐구 단계부터는 환자 확대를 위해 글로벌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TRX-221은 우선 타그리소 투여 환자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EGFR C797S 변이 진행성 비소세포폐암을 타깃 적응증으로 임상을 진행하려 한다"며 "TRX-221은 이미 비임상연구에서 실제 C797S 변이를 보유한 폐암 환자의 종양과 매우 유사한 동물모델인 다양한 PDX 마우스 모델에서 우수한 항암 효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번 임상 1상에서 TRX-221의 안전성이 입증된다면, 추후 EGFR 변이(엑손19 결손, 엑손21(L858R) 치환) 및 이레사, 타세바 등 1세대 표적치료제 내성 돌연변이(T790M)까지 적응증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회사는 타그리소 약물 내성으로 알려진 MET 유전자 증폭(amplification)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선 관계자는 "테라펙스는 TRX-221을 중심으로 다양한 의료 미충족 수요(Medical Unmet Needs)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하고자 MET  유전자 증폭을 타깃하는 약물과의 병용 요법도 고려 중에 있다"며 "현재 전임상 수준에서 연구를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회사는 내달 첫 환자 투여(FPI)를 시작으로, 임상 1a상 진행과 함께 기술이전(license-outㆍL/O)을 계획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과거 유한양행의 렉라자(성분 레이저티닙)의 사례를 보면 임상 1상 안전성 결과가 나올 때쯤 얀센과의 접촉을 통해 물질이전계약을 이끌어 낸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TRX-221 전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회사 내부에서 예상하기로는 임상 유효 용량까지 큰 무리 없이 용량 증량 시험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TRX-221의 가치 극대화를 위해 임상 병용요법에 대한 과학적 해석(scientific rationale)  및 파트너십 모색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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