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터뷰 | 김수 브렉소젠 대표

지난 2019년 브렉소젠 창업…'BG-Platform' 활용해 신약 개발 나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상반기 美 임상 1상 투여 완료…글로벌 L/O 추진"
작년 9월 120억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심근경색증 치료제 임상 진입 목표

엑소좀은 지난 1983년 필립 스탈(Philip Stahl)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교수팀과 로즈 존스톤(Rose Johnstone) 캐나다 맥길대 교수팀이 발견한 기술이다. 세포에서 유래된 지름 50~200nm의 '세포외 소포(Extracellular vesicleㆍEV)'의 일종이다.

엑소좀은 단백질, 지질, 핵산 등 다양한 생체활성물질을 포함하고 세포 간 신호 전달을 위한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다. 엑소좀은 살아있는 세포 자체를 직접 이용하는 기존의 세포치료제보다 보관 및 관리에 용이하고, 조직 특이적 전달 및 유효성 증대 등의 장점이 있어 신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엑소좀 개발 방향은 '엑소좀을 분비하는 세포의 특성을 엑소좀이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을 이용해 ①엑소좀 자체를 의약품으로 개발하는 방향과 부작용 없이 원하는 부위에 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장점을 이용해 ②약물전달시스템(Drug Delivery SystemㆍDDS)으로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뉜다. 지난 몇 년간 국내에서도 엑소좀 신약 개발에 나서는 바이오텍들이 등장했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엑소좀 기반의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 중인 신약 개발 바이오텍의 움직임이 눈에 띈다. 바로 브렉소젠이다. 이 회사는 'BG-Platform'을 기반으로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BRE-AD01(개발코드명)'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히트뉴스>는 최근 김수 브렉소젠 대표를 만나 엑소좀 신약 개발에 나선 이유와 회사의 청사진을 들어봤다.

김수 브렉소젠 대표 / 사진=브렉소젠
김수 브렉소젠 대표 / 사진=브렉소젠

 

'BG-Platform' 품은 브렉소젠…엑소좀 대량생산 가능한 기술 확보

김수 대표는 "2000년대 초반부터 배아줄기세포, 유도만능줄기세포, 중간엽줄기세포 등 다양한 줄기세포 연구를 진행했다. 미국에서 연구교수를 맡으면서 엑소좀 기업의 임상 프로토콜 개발 과정을 살펴봤다"며 "귀국 후 서울아산병원 줄기세포센터 부센터장을 맡으면서 엑소좀 치료제 임상 개발에 대한 꿈을 키워왔고, 2019년 3월 브렉소젠을 설립했다"고 창업 배경을 밝혔다.

브렉소젠은 △엑소좀 생산에 특화된 줄기세포주 기술인 'BxC' △천연 생체거대분자 카고(Natural Biomacromolecule Cargo) 조절 기술인 '카고 제어 엑소좀(Cargo Controlled Exosome)' △엑소좀 대량 생산 기술인 임상 단계의 '제조공정(CMC) 데이터' 등으로 구성된 'BG-Platform' 기술을 활용해 엑소좀 치료제 개발에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BG-Platform은 3가지 기술로 구성돼 있다. 우선 유도만능줄기세포(iPSC)에서 균질한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를 구축해야 한다"며 "또 엑소좀을 생산하는 세포가 굉장히 중요한데, iPSC에서 중간엽줄기세포로 분화시킨 세포주를 'BxC'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고 제어 엑소좀 기술은 줄기세포 활성화 기술로 구축된 프라이밍 라이브러리를 활용해 세포와 엑소좀 간 상관관계를 분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며 "자사의 파이프라인 개발 및 확장에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엑소좀 치료제 개발 및 상용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대량 생산 및 분리 정제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브렉소젠은 시험관 내(In vitro), 생체 내(In vivo) 실험을 위한 10리터(ℓ) 스케일업(Scale-up) 규모부터 초기 1~2상 임상 단계를 위한 100리터 규모의 스케일업이 가능한 제조 및 분석 기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향후 진행될 후기 임상 및 제품화가 가능한 단계를 위해 500리터 이상 규모로 스케일업이 가능하게끔 관련 기술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제조 품질관리(QC)를 비롯한 생산 및 품질관리 분야의 표준작업지침서(SOP)를 구축해 현재 GMP(우수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기준)에서 대량 생산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BRE-AD01'에 대한 임상을 승인받았습니다."

현재 브렉소젠은 BG-Platform 기술 기반의 △아토피 피부염(BRE-AD01) △심근경색증(BRE-MI01) △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BRE-NA01) 등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또 지난해 6월 병ㆍ의원용 화장품 브랜드인 '브렉스템(BREXTEM)'을 출범하며, 스킨(BREXTEM-S)과 헤어(BREXTEM-H) 제품 2종을 출시한 바 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올해 상반기 미국 임상 1상 투여 완료 예정

브렉소젠 연구원 / 사진=브렉소젠
브렉소젠 연구원 / 사진=브렉소젠

브렉소젠은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중증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로 개발 중인 엑소좀 카고 단백질 조절 기술에 의해 제조된 줄기세포 유래 기능강화 엑소좀 치료제인 'BRE-AD01'의 첫 환자 투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수 대표는 "중증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임상 1상이기 때문에 3개의 농도별로 코호트(Cohort)가 구성돼 있다. 현재 2번째 코호트가 거의 끝나가고 있다. 고농도 환자군에 대한 코호트만 남아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상반기 미국 임상 1상 투여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이후 안전성과 유효성의 데이터를 취합해 임상시험결과보고서(CSR)를 수령하는 시기는 빠르면 올해 4분기, 늦으면 내년 1분기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회사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에 대한 미국 임상 1상의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에 대한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현재 차별화된 작용기전(MoA)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과 기술이전(L/O) 및 공동 연구 등의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향후 미국 임상 1상을 마친 후 본격적인 글로벌 기술이전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심근경색증 치료제(BRE-MI01)는 비임상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올해 하반기 임상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다.

탄탄한 엑소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브렉소젠은 신약 개발 바이오텍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지난해 9월 120억원 규모의 시리즈 C 투자를 유치했다. 당시 라운드에는 한국콜마홀딩스가 전략적 투자자(SI)로 신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KDB산업은행 △한국투자파트너스 △UTC인베스트먼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이 시리즈 B에 이어 후속 투자를 집행했다.

브렉소젠은 엑소좀 신약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24명(2월 기준)의 직원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여러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14명의 연구 인력과 경영지원팀, 신사업팀, 임상팀 등 10명의 직원들이 신약 개발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수 대표는 "브렉소젠은 구성원 간 소통이 잘 되는 조직문화를 보유하고 있다. 수평적인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엑소좀 모달리티(Modalityㆍ치료 접근법)가 사람의 중증 및 난치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분야로 자리매김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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