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동제약 이후 알보젠 수탁생산 품목까지 '자진 회수' 시작
물량 부족에 회수 폐기까지… "제네릭시장 식을 수도" 우려

오리지널 의약품으로부터 시작된 당뇨병 치료제 '시타글립틴' 성분의 NTTP 불순물 문제가 국내 제네릭 자진 회수로 번지는 분위기다. 이달 들어 경동제약을 필두로 알보젠코리아의 수탁생산 품목까지 회수에 돌입한 가운데 업계는 불순물 문제가 최근 출시 물량과 맞물리며 제네릭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알보젠코리아는 최근 자사 당뇨병 치료제 '젠시가에스정 10/100㎎(성분 다파글리플로진/시타글립틴)'의 1개 제조번호 제품을 회수한다고 밝혔다. 알보젠코리아 측은 장기 및 가속 안정성시험 결과 불순물(NTTP)이 초과 검출돼 사전 예방적 조치로 시중 유통품을 자진 회수한다고 덧붙였다.

이 날 함께 제품을 회수한 곳은 한국휴텍스제약의 '나누당시가정' 및 경보제약의 '자누스틴듀오정' 등 2곳이다. 모두 알보젠코리아가 수탁생산을 맡은 곳의 제품이다. 현재 알보젠코리아에 같은 제제의 생산을 위탁한 곳은 앞선 두 곳 외 안국약품과 유영제약 등을 포함해 총 4곳이다.

앞서 동일한 제품을 회수한 곳은 또 있다. 경동제약은 지난 2월 1일 동일한 성분의 '다파진에스듀오정'의 2개 제조번호를 각각 자진 회수한 바 있다. 경동제약 역시 회수 이유는 같았다.

2월 이어진 이들의 회수는 지난해 5월 시작된 시타글립틴의 오리지널 품목인 한국MSD의 '자누비아'에서 니트로사민류 불순물인 NTTP(7-Nitroso-3-(trif luoromethyl)-5,6,7,8-tetrahydro[1,2,4]triazolo-[4,3-a]pyrazine)가 검출되면서 시작됐다. 첨가제 중 니트로화제로 인해 완제약 제조공정 및 보관과정에서 불순물이 생겨난 것이다.

당시 MSD 측은 회수 조치 이외 유통 샘플에서 문제가 없고, 2022년 7월 NTTP 검사를 통과한 제품만 출하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식약당국은 불순물 시험검사를 시행해 일일섭취허용량(37마이크로그램) 이내 제품을 출하하고, 기준을 초과할 경우 허가 변경과 함께 회수를 진행해달라고 공지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에서 하나둘씩 출시되는 시타글립틴 성분 제네릭 중 제품 회수 사례가 등장한 것이다. 특히 이들 제품의 경우 허가를 위한 제조 물량이 아닌 2023년 6월과 7월 즉, 자누비아의 불순물 이슈가 터진 후 생산된 제품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타글립틴 제네릭은 지난해 9월부터 오리지널 품목과 경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시타글립틴 원료의약품의 가격 인상 등으로 제품 공급이 어려웠기에 출시 2~3달 전 생산 제품은 경쟁을 위해 빠르게 찍어낸 물량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시타글립틴 제제를 만들어 줄 수 있는 수탁사가 거의 없다시피한 상황이지만, 불순문 이슈로 인해 비록 일부 라인업이지만 제품 판매를 사실상 중단할 수밖에 없게 됐다. 시타글립틴 및 복합제를 포함해 최대 9개에 달하는 제품을 적은 수의 제약사가 맡는다는 점은 회사들에게는 아쉬울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업계에서는 수탁 제품 납기 시점을 유예한 제약사들이 나오는 시점에서 제품을 어렵사리 내놓은 곳마저 회수를 진행할 경우 사실상 시타글립틴을 둘러싼 제네릭 경쟁은 더욱 차갑게 식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실제 지난해 11월만 해도 10여개 회사에 시타글립틴 성분 제제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모 제약사가 2024년 제품을 제공할 수 있다는 공지를 올리면서 많은 회사가 복합제를 개점 휴업하기도 했다. 이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이 때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오리지널 및 일부 자체 생산 제약사뿐일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2월 들어 시작된 시타글립틴 성분 제제의 자진 회수 사태가 향후 차츰 다른 회사로 번져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3개월 동안 불과 오리지널 품목의 1.5%를 차지하는데 그친 제네릭 시장이 이들 제제의 경쟁을 어떻게 이어나갈지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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