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활용하는 제약바이오 기업 수 5년 만에 8배 증가
AI 신약 개발 기업 성장 지속… 파이프라인 100개 돌파

국내 제약사들이 인공지능(AI)을 적극 활용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제약과 AI의 융합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이며, 한국도 이 같은 기조를 따라갈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지난해 8월 AI 신약 개발팀을 신설하고, AI 기업과 협력 연구를 진행하는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수가 2019년 5개에서 2023년 40개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보면 유한양행부터 한미약품, 대웅제약, 동화약품, 삼진제약, JW중외제약 등의 제약사가 AI를 통해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

먼저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의 AI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신약 연구개발(R&D)에 나서고 있다. 아이젠사이언스는 전사체 데이터 기반 AI 신약 개발 플랫폼인 '아이젠 디스커버리(AIGEN Discovery)'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이용해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 및 제안한다. 유한양행과 한미약품은 각각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하게 된다.

대웅제약은 이전부터 AI를 적극 활용해 온 기업이다. 지난 2020년 미국 바이오기업 A2A파마와 파트너십을 맺고 항암신약 공동 R&D를 진행해 왔으며, 2021년 3월에는 AI 기반 신약 개발 전문기업 온코크로스와도 협약을 체결했다. 그 이후 독일 머크라이프사이언스의 '신시아'부터 에이조스바이오까지 신약 후보물질 발굴 및 검증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동화약품과 온코크로스, 삼진제약과 아론티어, JW중외제약과 온코크로스, JW중외제약의 자회사 C&C신약연구소와 미국 AI 신약 개발기업 크리스탈파이가 MOU를 체결하는 등 여러 제약사들이 AI를 사용하고 있다.

신약 개발에 있어 AI를 활용하는 이유는 기간과 비용을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AI는 후보물질 도출 단계부터 임상시험까지 모두 활용 가능하다"며 "후보물질 도출 단계의 경우 다량의 논문 탐색이 가능해 개발 주기가 기존 15년에서 7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상호작용 예측을 통해 임상시험 설계 단계의 시행착오도 줄일 수 있으며, 의약품 제조 단계 및 인허가 등 임상 진행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AI 신약 개발 기업 자체의 규모도 커진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인공지능신약개발지원센터가 15개 AI 신약 개발기업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자체적으로 수요 조사한 결과, 2023년 4월까지 총 파이프라인 개수는 104건으로 조사됐다. 여기서 개발이 71건을 차지해 가장 많았으며, 전임상 26건, 임상(암, 뇌질환, 심장질환 등) 7건이 뒤를 이었다.

센터 관계자는 "2022년 기준 29개 AI 신약 개발기업 투자 유치 현황에서 누적 투자금액이 6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AI 신약 개발기업 생태계도 성장하고 있다"며 "AI가 신약 개발에 있어서 끼치는 영향은 앞으로도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최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2019년 설립한 AI신약개발지원센터를 확대 개편해 'AI신약융합연구원'으로 격상시키는 등 AI와 제약 기술 융합을 위한 업계의 노력도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히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