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럭스타그램 | BMS '레블리미드(성분 레날리도마이드)'

Rd·VRd 등 1차 치료요법과 이식 후 유지요법 등 다양한 치료옵션
박성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부교수 미니 인터뷰

한 눈에 보는 레블리미드 / 그래픽=황재선 기자
한 눈에 보는 레블리미드 / 그래픽=황재선 기자

'3대 혈액암'으로 꼽히는 질환이 있다. 바로 급성 백혈병, 림프종 그리고 다발골수종(Multiple myelomaㆍMM)이다. 이 중에서도 다발골수종은 매우 높은 재발률로 환자들을 고통받게 하는 악명 높은 암이다. 다발골수종은 사람의 면역과 관련된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증식돼 발생하는 혈액암이다.

정상적인 형질세포는 인체 내 면역체계에서 항체를 생산하는 등 필수적인 존재다. 하지만 '골수종세포'라는 비정상적인 세포로 분화되는 경우 뼈를 녹여 통증을 유발하고, 골절이 쉽게 일어나도록 한다. 골수를 침범할 시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의 수치를 감소시켜 빈혈, 감염 및 출혈의 위험도를 증가시킨다. 또 골수종세포는 'M 단백(M protein)'이라는 비정상 면역 단백질을 만들어 내는데, 이로 인해 혈액이 끈적해지는 '혈액과점도증후군'을 초래하거나 신장 손상을 유발하기도 한다.

2022년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의 암 발생 총 24만7952건 중, 다발골수종은 1747건(0.7%)로 보고됐다. 인구 10만명당 조발생률(해당 관찰 기간 동안 특정 인구집단에서 새롭게 발생한 암환자 수)은 3.4명으로 나타났다.

다발골수종은 아직 원인은 구체적으로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희귀암이다. 특히 남성과 65세 이상의 노인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의료계는 최근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심화됨에 따라 다발골수종 환자의 수 또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발골수종이 무서운 이유는 완치율이 14.3%로 매우 낮다는 점이다. 대다수의 환자가 1차 치료 후 일정 시점에서는 재발을 경험하게 된다.

다발골수종의 치료는 골수종세포를 제거하는 직접적인 방법인 항암화학요법과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한 보존적 치료로 나뉜다. 담당 주치의는 항암화학요법을 실시하기 전 환자의 나이, 활동도, 동반 질환 유무 등을 고려해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여부를 결정한 후, 가장 치료에 적합한 의약품을 선택하게 된다.

다발골수종 환자의 항암화학요법에 고려되는 대표적인 의약품으로는 2014년 국내에 출시된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레블리미드(성분 레날리도마이드)'가 있다. 레블리미드는 면역조절(immunomodulatory), 종양살해(tumoricidal) 및 항혈관신생(antiangiogenic)의 특성을 갖는 면역조절제제(immunomodulatory drugㆍIMiD) 화합물이다.

<히트뉴스>는 다발골수종, 외투세포림프종, 소포림프종 등 다양한 혈액암 치료에 사용되는 '레블리미드'가 가진 국내 허가 사항부터 그 근거가 되는 주요 임상 결과 그리고 임상 현장의 목소리까지 '드럭스타그램(Drug-stagram)'으로 담아봤다.
 

레블리미드,

다발골수종 1차 치료부터 이식 후 관리 위한 유지요법까지 

 레블리미드 국내 허가 적응증 

1. 다발골수종
1) 이전에 한 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환자의 치료에 덱사메타손과 병용요법 
(허가 2009.12.28, 급여 2014.03.04)
2) 새롭게 진단된 이식이 불가능한 환자의 치료에 덱사메타손과 병용요법, 또는 멜팔란 및 프레드니솔론과 병용요법 
(허가 2015.09.23, 급여 2017.12.01(덱사메타손 병용))
3) 새롭게 진단된 환자의 치료에 보르테조밉 및 덱사메타손과 병용요법
(허가 2019.12.17, 급여 2022.04.01)
4) 새롭게 진단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의 유지요법
 (허가 2019.12.17, 급여 2023.01.01)

2. 5q 세포유전자 결손을 동반한 International Prognostic Scoring System(IPSS) 분류에 따른 저위험 또는 중등도-1-위험 골수형성이상증후군에서 수혈 의존적인 빈혈이 있는 환자의 치료
(허가 2018.06.07, 급여 2019.05.01)

3. 이전에 한가지 이상의 치료를 받은 외투세포림프종 (허가 2018.06.07)

4. 이전에 치료를 받은 소포림프종(1-3a 등급) 환자의 치료에 리툭시맙(항CD20항체)과 병용요법
(허가2020.06.18, 급여 2022.04.01)

레블리미드는 2024년 1월 기준 국내에 △다발골수종 △골수형성이상증후군의 수혈 의존적 빈혈 △외투세포림프종 △소포림프종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돼 있다. 높은 재발률을 보이는 다발골수종 환자에게 있어 자가조혈모세포 이식 후 좋은 예후를 유지하기 위한 유지요법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은 그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치료법이다.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와 유럽종양학회(ESMO)는 치료 가이드라인을 통해 많은 해외 의료진들이 레블리미드를 유지요법에 사용하도록 가장 높은 수준(Preffered category 1)으로 권고해 왔다. 우리나라에서는 2023년 1월부터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안정병변 이상의 반응을 보이고 이식 종료 후 6개월 이내에 유지요법을 시작한 환자'를 대상으로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돼 국내 의료진들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레블리미드는 유지요법 외에도 VRd(보르테조밉+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Rd(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DRd(다라투무맙+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등 다양한 병용 치료요법으로 다발골수종의 1차 치료에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레블리미드가 이렇듯 다양하게 적응증을 확대할 수 있었던 이유는 △CALGB 100104(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환자 유지요법) △SWOG S0777(이식 불가능 환자 VRd 병용요법) △IFM 2009 및 GEM2012(이식 가능 환자 VRd 병용요법) 등 연구의 긍정적인 데이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중 레블리미드 유지요법에 핵심 역할을 한 임상으로 CALGB 100104 연구가 있다. 이 연구는 다발골수종 치료를 시작한 지 1년 이내 환자 460명(레블리미드 유지요법군 231명, 위약군 22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91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유지요법군의 '종양이 진행하기까지의 시간 중앙값(Median Time To ProgressionㆍmTTP)'은 레날리도마이드 투여군이 57.3개월(95% CI : 44.2-73.7), 위약군이 28.9개월(95% CI : 23.0-36.3)로 약 2배 연장을 보였다. 특히, 유도요법과 유지요법 모두 레블리미드를 사용한 환자군(n=84)의 mTTP는 71.6개월(95% CI : 57.3-97.8)로 가장 연장된 결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유지요법을 시행한 모든 하위그룹 분석군에서 일관된 TTP 개선을 보였다.

CALGB 100104 연구 72.4개월간 추적 관찰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비교
CALGB 100104 연구 72.4개월간 추적 관찰 결과,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 비교

또 해당 기간 이식 후 질병 진행 및 사망 위험은 위약군 대비 4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HR 0.57, 95% CI : 0.46-0.71, p<0.0001). 이는 72.4개월간 추적 관찰 결과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Progression Free SurvivalㆍmPFS)이 유지요법군 68.6개월(95% CI : 52.8-NE), 위약군 22.5개월(95% CI : 18.8-30.0)로 확인된 것과 비교해 여전히 유의성을 나타냄을 입증한 것이다.

아울러 3개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CALGB 100104, IFM 2005-02, GIMEMA RVMM-PI-209)을 메타분석한 총 1208명 환자 대상 연구에서도 레블리미드 단독 유지요법군의 PFS는 52.8개월로, 위약군의 PFS인 23.5개월에 비해 2배 이상 연장하며 재발 및 사망의 위험을 52% 낮췄다(HR 0.48, 95% CI 0.41-0.55).

88.8개월간 연장 추적 관찰 결과에서도 유지요법군의 전체 생존기간 중앙값(Median Overall SurvivalㆍmOS)는 약 111개월, 위약군은 86.9개월로 25개월가량 생존기간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p=0.002). 사망 위험률은 위약군 대비 23% 감소시킨 것으로 분석됐다(HR 0.77, P=0.002).

레블리미드 투여와 관련된 3~4등급 이상의 주요 이상반응(Adverse EventㆍAE)으로는 폐렴, 빈혈, 호중구 감소증 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니 인터뷰  박성수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부교수 

"2세대 면역조절제 '레블리미드' 개발로 치료 성적 눈에 띄게 개선"

 

주요 경력사항

現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부교수

2019년 제24차 APBMT ICBMT 및 대한조혈모세포이식학회 공동 학술대회 우수 구연상

2002~2008년 가톨릭대 의학 박사 
 

 

다발골수종은 재발률이 높고, 완치도 어려운 질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다발골수종은 존재하지 않던 세포가 새롭게 생긴 것이 아니라, 본래 존재하던 면역세포에 이상이 생기면서 발생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완치라는 개념이 적용되기 어렵습니다.

물론 일부 혈액암 중에 완치가 가능한 질환도 있습니다만, 다발골수종의 경우 형질세포(Plasma Cell)가 비정상적으로 분화하며 증식하기 때문에 치료약에 대한 회피 또는 내성을 상대적으로 잘 획득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의료진 입장에서 다발골수종은 완치보다는 치료를 통해 이 질환을 잘 조절하는 것에 더 방점을 두는 편입니다. 치료를 Cure(치유)와 Care(관리)로 구분한다면, 다른 고형암들이 Cure를 목표로 한다면 혈액암은 Care를 목표에 두고 치료에 임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레날리도마이드를 활용한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여러 치료제 중에서도 레날리도마이드 성분 제제는 국내외에서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후 유지요법 외에도 다발골수종 1차 치료에서도 권고되고 있습니다. 치료요법으로는 VRd(레날리도마이드+보르테조밉+덱사메타손) 3제 요법 및 Rd(레날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 2제 요법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부 환자를 제외하고, 새롭게 진단된 대다수의 다발골수종 환자들은 레날리도마이드 치료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 가능 여부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은 현재 개발된 신약들과는 달리 고위험 부작용에 대한 위험 부담이 존재하는 고전적인 항암 치료법입니다. 면역 치료가 아니기 때문에 독성이 강하고 그런 독성을 견딜 수 있는 분들만 적용 가능합니다. 그 기준이 되는 직관적인 지표는 나이가 될 수 있고, 더불어 동반 질환 및 개인이 가진 건강 상태 전반 등을 고려하게 됩니다.

이식은 못하지만 중간 강도의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을 만한 상황이라면 우리나라 기준에서는 VRd요법을 고려할 수 있고, 그 조차도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Rd요법을 고려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듯 다양한 다발골수종 치료에서 레날리도마이드가 사용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아무래도 괄목할 만한 치료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약제이기 때문이겠죠. 과거 경험을 소개해드리면, 15년 전에만 해도 다발골수종은 처음 진단받고 진료실에 온 환자분을 잠시 내보내고 보호자만 모신 다음, 2년 남았다고 말씀드릴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질환이었습니다.

신약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다발골수종 치료 성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기 시작했습니다. 1세대 면역조절제인 '탈리도마이드'에 이어 2세대 '레날리도마이드'가 출시된 것도 그 일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임상 연구들을 통해 다발골수종 신약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장기간의 추적은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이 과정에서 의약품의 효과를 입증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가 생존기간인데,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의 경우 거의 유일하게 연구를 통해 생존기간이 증가했다는 보고를 보여준 약제입니다.

또 안전성면에 있어서도 입증됐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허가 및 급여화가 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환자의 케이스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과거와 달리 환자들의 체력이 뒷받침해준다면 평균 10~15년 이상 살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레날리도마이드의 경우 호중구감소증, 빈혈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지만 이 부분은 의료진과의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영역입니다."

 

최근 치료 과정에서의 얼마나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시켰는지도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으로 환자가 유지요법 단계에 들어갔을 시점에는 약에 의해 '삶의 질(Quality of LifeㆍQoL)'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지요법 단계에서 QoL을 유지시키면서, 전체 생존기간까지 늘릴 수 있었던 연구 발표가 있었다는 점이 레날리도마이드의 큰 강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환자분들에게 QoL 측면에서 조언을 드리고 싶은 부분은, 항암제를 먹는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마치 만성질환을 조절하고 있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고혈압 환자처럼 꾸준히 약을 먹어 그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는 약제와 치료법이 생겼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를 갖고 있는지 생각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치료 효율을 올리는 것은 결국 약뿐만 아니라 스스로 하는 운동과 식단, 그리고 긍정적 마음가짐 등이 중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내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 개선을 위한 제언과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우선 환자분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은 건 마음가짐입니다. 행복해지기 위한 치료들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유지요법을 받고 계신 환자분들이라면 이미 앞선 치료 단계에서 좋은 예후를 보여주신 것이기 때문에 생존에 대한 걱정보다는 '행복해지기 위한 치료 중'이라는 생각을 하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추가적으로 다발골수종 치료 환경이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미충족 수요(Unmet Needs)가 존재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정부에서도 새로운 약제들의 도입에 대해 더 신경 써주시면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들의 치료 환경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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